[턴테이블] [턴테이블] 테크닉스 SL-1500C 충동(?) 구매 소감
작년초인가... 평소 잘 듣지 않는 LP 음악감상을 포기하기로 하고 턴테이블을 지인에게 줘버렸습니다. 포노앰프도 장터에다 팔았고요. 음악감상은 늘 CD로 하고 있었고, 전 CD가 LP보다 조용하고 선명하고 내구성 좋고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젠) LP보다 저렴하다고 주장해오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막상 턴테이블을 처분하고 나니 남아있는 LP들이 눈에 밟혀 항상 관심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제법 모았었던 LP지만 모두 다 처분 및 기증하였음에도, 차마 남주기 싫어서 여태껏 가지고 있는 액기스 같은 LP들이 100장 가까이 남아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오늘 덜컥(!) 턴테이블을 다시 구입하고야 말았습니다. 이 제품은 얼마 전 T-rex님께서 소개한 바 있는 테크닉스 SL-1500C입니다. 이 기기는... 한마디로 LP를 (다시) 시작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악마의 유혹같은 제품입니다. 꽤 쓸만한 포노앰프가 내장되어 있고(바이패스도 됩니다), 나름 가성비 좋은 오르토폰 카트리지가 달려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을 가지고 수주간 고민해오다 엊저녁 갑자기 그래 사자(!)라고 결정한 계기는, 바로 집사람 때문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오디오 제품을 구입하면서 이번만큼은 오직 유일하게 집사람이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집사람 역시 평소 즐겨듣던 퀸의 LP를 다시 듣고 싶어하는 눈치더군요. 그래서 어제 아침 용산전자랜드 열자마자 가서 직접 사가지고 와서 세팅하였습니다.
전 턴테이블은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을 선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로) 일제 매스마켓 오디오회사 제품이라서, DJ들이 많이 사용해서, 고급스럽게 보이지 않아서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S8Md5rybRuY&t=325s
(다이렉트 드라이브와 벨트 드라이브 방식을 비교한 유튜브 동영상인데, 맨 위의 답글이 제가 쓴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n3ZX6QRo8c&t=48s
(꽤 유명한 오디오 평론가입니다. 평생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을 고수해왔고 $15,000불짜리 SME 턴테이블을 사용해오다가, $4,000짜리 신형 테크닉스 턴테이블을 리뷰하고는 다이렉트 드라이브로 돌아섰습니다.)
정식 리뷰를 할 능력은 없어서 첫날 소감만 잠깐 하자면... (거의) 모든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분리형 헤드셀때문에 세팅도 수월하고, 동작은 지극히 안정적이고 조용합니다. 좋은 얘기만 해봤자 소유자의 뿜뿌질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 재빨리 파악해본 단점만 얘기하겠습니다.
- 큰 기대를 했던 오토 리프트 기능은 쓰레기랍니다. 그루브가 내주부 안쪽까지 파인 음반에서는 곡이 끝나기도 전에 톤암이 들어올려진답니다. 다행히 뒤쪽 스위치로 이 기능을 끌 수 있어서 처음부터 끄고 사용 중입니다.
- 리프트 레버가 무척 허접합니다. 육안상 보기에는 DJ 기능이 있는 표준모델인 SL-1200mk7이나 SL-1200M7L과 똑같이 생겼는데, 비교해보면 작동감이 다소 떨어진다고 합니다. 제가 가져본 제일 flimsy한 레버입니다.
- 포함된 오르토폰 2M 레드 카트리지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전 턴테이블 음질의 50%는 카트리지에서 나온다라고 믿는 사람이라, 여분의 카트리지와 헤드셀을 장만할 예정입니다.
- 테크닉스 턴테이블은... 원래 은색 바디가 정통입니다. 그런데 왜 검정색으로 골랐느냐면, 모양 때문이었습니다. 일반 모델(SL-1200mk7)인 경우 피치 컨트롤과 더불어 플래터 가장자리에 속도관찰용 도트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얘는 그게 없으니 플래터 가장자리가 민자죠. 가뜩이나 DJ 기능들이 빠져서 심심한데, 은색 제품은 특히 더 심심하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블랙으로 골랐고 아직까지는 후회 없습니다. (아마도 먼지 쌓이게 되면 후회할 지도 모릅니다..ㅠㅠ)
결론: SL-1500C는 CD 애호가가 혹해서 구매할 정도로 매력적인 턴테이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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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1200이랑 똑같네요.. 조금 더 저렴하면 혹했을텐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