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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극장] 대기업들의 극장사업 흥망성쇠 (3)

 
  2213
2004-04-26 10:17:00

자, 다시 극장 이야기로 돌아와서, 1998년 봄, 한국 극장사를 바꾸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CGV 강변이 탄생한 거죠.

잠깐, 그러면 이전부터 있던 복합상영관인 서울극장, 씨네하우스, 명보 등은 멀티플렉스가 아닌가?

예, 답은 아니다 입니다. 복합상영관과 멀티플렉스는 다릅니다.

멀티플렉스는 우선 기본적으로 단층구조에 단일입구를 기본으로 합니다.

다층구조에 각층마다 입구가 다른 복합상영관과 다릅니다.

덧붙여, 멀티플렉스는 미국 몰(mall)문화의 산물입니다. 즉 대형 쇼핑센터와 연결되어 그냥 영화

보러 오는 사람이 아닌 쇼핑객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하죠.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극장이 기본적으로 공연장의 컨셉에서 시작한다면,

멀티플렉스는 놀이동산의 개념을 차용한 것입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를 위주로 하죠.



CGV는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첫번째 멀티플렉스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극장업계의 반응은 대단히 부정적이었습니다.

"서울 중심가도 아니고, 교통이 딱히 좋은 곳도 아닌 광진쪽에 무슨 극장이 되나?"

"배급문제가 있어서 11개 관을 다 채우기도 힘들걸?"

"임대료가 비싸서 손님좀 들어도 흑자내기 힘들거야."


그러나, 개장 다음 해인 1999년, 지난 10여년간 단 한 번도 단일극장 관객동원수 1위를 놓쳐본

적이 없던 영원한 1등극장 서울극장은 2등으로 내려앉습니다. 강변 CGV가 1등을 차지한 겁니다.

왜 전문가들이 틀렸는가? 그들은 멀티플렉스가 가진 ''신규고객 창출''의 힘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단지 새 극장은 정해진 관객을 나누어 가질 뿐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는

그 자체로 새로운 관객을 만들어 냅니다. 쇼핑하러 왔던 사람들이 극장을 찾게 되지요.

1998년까지 5년정도 거의 변동이 없던 년간 총 관객 수 (4000만명 정도) 가 그후 5년간 2배가

넘게 확장된 것은 한국영화의 힘과 더불어 멀티플렉스의 위력 덕분입니다.

호주의 영화체인과 합작해서 팝콘 튀기는 것까지 전부 외국인이 연수했던 CJ의 공이 빛을 보는

순간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영화제작 및 수입을 겸하고 있던 CJ는 충무로에 이미 상당한 지분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안정적인 영화수급이 가능했고, 충무로의 견제를 피해갈 수 있었죠.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하죠)


그러나,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미래는 밝지 않았습니다. 그건 미국에 비해 살인적으로 비싼

한국의 땅값 때문이었죠. 미국의 경우 멀티플렉스가 설치된 몰들은 보통 시골마을 서너 곳의

가운데 위치한 도로변 공터에 있습니다. 모두 차를 몰고 오기 때문에 적당히 거리가 떨어져도

물건만 많으면 장사가 됩니다. 당연히 땅값은 거의 거저라고 봐야 합니다.


그런 반면에, 우리나라 대도시에서 대형 몰을 만들고 극장을 넣으려면 무지막지한 돈이 들어가죠.

그렇다고 시골에 지으면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사람들이 영화보러 차몰고 찾아올 만큼 영화를

즐기는 것도 아니라서 금방 망합니다.

결국, 진정한 멀티플렉스가 가능한 곳은 아주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미 큰 부지가 확보되었고

어느정도 주변 수요가 있는 곳. 삼성과 대우가 정리한 케이블 영화채널들을 인수하며 문화사업

에 뛰어든 동양은 대우가 포기한 코엑스가 바로 몇 안되는 이런 요지임을 알아봅니다.

* 다음편에서 서울극장의 멀티플렉스 견제와 메가박스의 등장 중 어느쪽을 먼저 쓸 지 고민이군요.... 시간상으로는 서울극장쪽이 먼저인데, 흐름상은 메가박스가 먼저 등장해야 할 것 같구요...하여간에 두 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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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04-04-26 11:47:00

참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대형 영화관 사업이라... 그런 깊은 내막이 있을줄 몰랐네요. 멀티플렉스가 영화 관객동원에 한힘을 한건 분명한거 같습니다. PS)그때 인생역전 새옹지마를 펼치셨던 과장님편도 좀 써주시죠.^^;

WR
2004-04-26 13:49:00

기다리시라니깐요 ^^ 아니면 까페 http://cafe.naver.com/cinex.cafe 에서는 연재를 마쳤습니다. 가입하시고 보세요~

2008-06-15 20:16:58

4년전 글을 읽고 있습니다. 즐겁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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