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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영화골동품점 (3) - 사랑의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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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07 17:27:36

주의) 이글에는 본 영화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에게 다시 돌아와요"

1972년, 젊은 극작가 '리차드 콜리어'(크리스토퍼 리브)는 난생 처음 보는 할머니에게서 이말을 듣습니다.

어리둥절한 그를 두고 할머니는 회중시계를 건네고선 자리를 떠납니다.

8년이 지난 후, '리차드 콜리어'는 충동적으로 미시건의 매키나 섬에 있는 그랜드 호텔에 묵게 됩니다.

그리고 이 호텔의 박물관에서 미모의 젊은 여성의 사진을 보게 됩니다.

'엘리스 맥캐나'(제인 세이무어)라는 이 여인이 8년전 자신을 찾아왔던 그 할머니임을 알게 된 '리차드'는 그녀를 만나러 갈 방법을 찾게 됩니다.

 

('사랑의 은하수' 예고편)


1980년 만들어진 시간여행 로맨스 '사랑의 은하수'(Somewhere in Time) 입니다.

'리처드 매터슨'의 소설 'Bid Time Return'을 영화한 이 작품은 '리처드 매터슨'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시공간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연인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느날 모르는 사람이 찾아와 당신과 사랑을 나누었다고 한다면 다들 어떤 기분이 들까요?

십중팔구 미친 사람이라고 치부할 겁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 진짜였고, 나에게는 앞으로 일어날 사랑이지만, 과거에 이미 일어났던 일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복잡해 집니다.


시간여행과 함께 시간여행의 패러독스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일견,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시간여행을 하는 방법이 단순히 자기 암시를 통해 이루어지니까요.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그런 설정상의 부족한 점을 잊게 만드는 마법을 가진 영화 입니다.

젊은 시절의 두 선남선녀, '크리스토퍼 리브'와 '제인 세이무어'가 서로 사랑에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그런 단점들이 덮혀 버립니다.

두 배우의 행복한 모습 너머로 들려오는 '존 베리'가 작곡한 메인테마는 가슴을 울리는 달콤함을 선사합니다.

 

('존 베리'가 작곡한 '사랑의 은하수' 테마, 이 겨울에 듣기 좋은 음악입니다.)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이라면 급작스런 마무리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사소한 실수로 인해 현재로 돌아와 버린 주인공이 결국 죽음으로서 사랑을 다시 이룬다는 부분은 일견 너무 안일한 결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리처드 매터슨'의 오리지널 소설과 영화는 큰 차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소설에선 주인공 '리차드'가 뇌종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됩니다.

시간여행의 패러독스를 일으키는 과거의 연인이 찾아와 회중시계를 건네는 장면도 없다고 합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1980년에서 1912년으로 시간여행을 하지만 소설에선 1971년에서 1896년으로 시간여행을 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주인공의 시간여행이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니라, 뇌종양에 의한 단순한 환상일 수도 있다는 여지도 열어 놓았다고 하네요.


이 영화는 시사회에서의 호평과 달리 비평가들은 이 영화에 짠 점수를 주었고 흥행도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유선방송과 비디오의 보급으로 인해 대중들이 쉽게 이 영화에 접근하면서 이 영화는 많은 팬들을 양산했고 컬트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아무래도 이야기의 헐거운 부분에 비평가들이 집중한 사이, 대중들은 이 영화가 주는 감성의 영역에 빠져버렸기 때문일 겁니다.


'사랑의 은하수'의 감독은 1937년생인 '자노 슈와크'입니다.

우리에겐 1978년작 '죠스2'(Jaws 2), 1984년작 '슈퍼걸'(Supergirl)의 감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스2' 예고편)

최초의 블록버스터인 '죠스'(Jaws)의 대성공 이후, 제작진은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속편의 감독도 제안합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죠스'를 찍으며 엄청난 고생을 한데다,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한 '스티븐 스필버그'는 속편 감독을 거절 합니다.

이에 '존 D 핸콕'이 감독으로 선임되어 작업을 시작하지만 곧 짤려버리고, 1975년작 영화 '독충'(Bug)을 감독하고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TV옴니버스 작 '심야의 화랑'(Night Gallery)을 작업했던 '자노 슈와크'가 선택 됩니다.

비록 '죠스'의 절반의 흥행을 하지만 그 당시 최고의 속편 수익을 기록하며 '죠스2'는 흥행에 성공 합니다.

 

('슈퍼걸' 예고편)

이후 실망스런 '슈퍼걸'등을 감독한 후, 극영화보다는 'JAG', '스몰빌'등의 TV드라마에서 맹활약을 보입니다.


각본을 쓴 '리차드 매터슨'은 SF소설가로도 유명합니다.

1926년생인 그는 TV드라마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 에피소드 다수를 집필하고, 1954년 소설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를 통해 좀비-뱀파이어 장르의 원형을 제시 합니다.

'나는 전설이다'는 1964년 '지구 최후의 사나이'(The Last Man on Earth), 1971년 '오메가 맨'(The Omega Man), 2007년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로 세차례 영화화 되기도 합니다.

('지구 최후의 사나이' 예고편)

 

('오메가 맨' 예고편, 주말의 명화 방영시 제목만 보고 슈퍼맨 같은 슈퍼 히어로가 나오는 줄 알고 기대하며 봤었는데, 그런 영화가 아니라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의 천재성을 처음 과시한 1971년작 '결투'(Duel)의 원작이 되는 단편소설과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합니다.

 

('리차드 매터슨'이 트럭에 쫓겼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결투' 예고편, 높은 완성도로 TV영화 였지만 미국 외 지역에서 극장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1956년 출간한 'The Shrinking Man'을 직접 각색해 영화화한 1957년작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The Incredible Shrinking Man), 1971년 집필한 'Hell house'를 직접 각색 후 영화화한 1973년작 영화 '레전드 오브 헬 하우스'(The Legend of Hell House), 1978년 집필한 'What Dreams May Come'을 직접 각색 후 영화화한 1998년작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What Dreams May Come), 1958년 출간한 'A Stir of Echoes'를 영화화한 1999년작 '스터 오브 에코'(Stir of Echoes), 그의 단편소설 'Steel'을 영화화한 2011년작 '리얼 스틸'(Real Steel) 등등 그의 이야기들이 속속 영화화 되었습니다.

그의 '환상특급' 에피소드 중 '2만피트의 악몽'이 특히 인상적인데, 이 에피소드는 1963년 10월 처음 방송을 탑니다.

37세의 '로버트 윌슨'(윌리엄 새트너)은 비행기 창문을 통해 항공기들을 고장낸다는 괴물 '그렘린'을 목격합니다.

다른 이들이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사이, 그는 비행기를 구하기 위해 잠든 보안관에게서 권총을 훔쳐 창밖의 그렘린을 향해 총을 쏩니다.

 

(괴물 분장이 좀 괴상하긴 하지만, 깊은 인상을 주었던 '환상특급 - 2만피트의 악몽' 축약본)

(SNL에서 '1963년 환상특급-2만피트의 악몽'을 패러디한 콩트) 

이 기막힌 이야기는 이후 극장판으로 제작된 1983년작 옴니버스 영화 '환상특급 극장판'(The Twilight Zone: The Movie)에서 '조지 밀러'가 감독한 동명의 에피소드로 다시 만들어 집니다.

여기선 '존 리스고'가 '존 발렌타인'이란 이름의 승객이 되어 창 밖의 그렘린을 물리치려 악전고투를 합니다.

 

(옴니버스 영화 '환상특급 극장판'에서 해당 에피소드의 한장면)

이 에피소드의 높은 완성도는 같이 참여한 '스티븐 스필버그', '존 랜디스', '조 단테'등을 우습게 만듭니다.(여기서도 '리차드 매터슨이 시나리오 작업을 했습니다.)

 

(1963년판과 1983년판의 비교 영상, 영상 초반 시트콤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3rd Rock From The Sun)에 특별 출연한 '윌리엄 새트너'가 "비행기 창 밖에서 뭔가를 봤었다"라고 하자, '존 리스고'가 "나도 봤는데"라며 이 에피소드를 통한 유머를 보여줍니다.)

'리차드 매터슨'은 수많은 공포, SF상을 휩쓸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13년 87세의 나이로 집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주연인 '크리스토퍼 리브'는 1952년생입니다.

6살때 처음 무대에 오른 '크리스토퍼 리브'는 학생때 '사이언톨로지'교를 접하기도 했지만 이 종교와의 만남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무대연기를 통해 연기자의 꿈을 키우던 그는 1978년 영화 '슈퍼맨'에 캐스팅 되면서 세계적인 스타가 됩니다.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던 그는 '슈퍼맨'이 되기 위해 몸을 키웠고, '스타워즈'에서 '다스베이더'를 연기한 '데이빗 프로우스'의 지도아래 마침내 몸짱으로 거듭납니다.

훤칠한 키와 잘생긴 마스크는 그가 '슈퍼맨'이라는 것에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슈퍼맨'이라는 배역은 그에게 명성을 준만큼 그 벽을 넘기힘든 과제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의욕적으로 '슈퍼맨'영화를 부활시키고자 노력했던 '슈퍼맨4'(Superman4: The Quest for Peace)마저 완성도와 흥행 모두 실패하면서 그의 연기인생은 주춤 거립니다.

1985년 영화 '안나 카레리나'(Anna Karenina)촬영을 위해 배운 승마를 즐기던 중, 1995년 승마 사고로 척추가 손상되는 큰 사고를 당합니다.

식물인간이나 다름 없었던 그였지만 부단한 노력을 통해 왼손 검지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을 시작으로 팔 다리를 어느 정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등 다른 환자들에게 모범이 되는 활동을 하던 그는 2003년 슈퍼맨의 청년기를 다룬 TV드라마 '스몰빌'(Smallville)에 닥터'스완'으로 출연하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던 '크리스토퍼 리브'는 2004년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신세대 슈퍼맨에게 슈퍼맨임을 각성시키는 전세대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 '스몰빌'의 한장면)


(2000년 '사랑의 은하수' 뉴욕 상영회장에서 '크리스토퍼 리브'와 '제인 세이무어')


'제인 세이무어'는 이전 '추억의 외화 2.0'에서 다루어 생략합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1916224


'사랑의 은하수'는 토요명화와 비디오를 통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용된 이미지와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고, 그 권리는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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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12-07 17:17:56

 저 어렸을때 mbc 특선 영화로 본 "환상의 여인"이 떠오르는 스토리네요.

 

아마 그때 과거의 것인줄 알고 준비했던 동전들 속에서 시간대가 다른 동전이 섞여있어서 남주가 현재로 돌아와버리는 장면이 인상깊었는데요.

 

추억의 영화 씨리즈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WR
2018-12-07 17:19:11

그 영화가 이 영화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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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7 17:46:35

이 영화는 제목만 봐도 사진 한 장만 봐도

머리속에는 음악이 연주되고 가슴이 베어지듯 아파옵니다.  나이 50이 넘도록요

저에게는 마법같은 음악이지요.

 

故 존 배리는 히사이시 조와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입니다.

둘에게는 뭔가 공통점이 있는데... 잘 설명하기는 어렵네요.

 

항상 재밌는 포스팅에 감사드립니다.

WR
2018-12-07 18:11:48

사랑과 낭만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의 감성을 그냥 보내시지 않으리라 봅니다.

Updated at 2018-12-18 23:26:28

이럴 수가...저도 똑같습니다.  Somewhere in time 제목, 사진, 존 배리의 주제음악만 들어도 가슴이 메어오고 아파지면서 숨이 답답해집니다.  

80년대 초 영화를 처음 볼 때 그랬고, 그 후에 다시 보거나 상기만 되어도 그렇습니다. 

본 첫 날은 잠도 안오더라구요.  

 

제 인생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영화를 따지면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는 예외입니다.  머리로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가슴은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Updated at 2018-12-07 18:40:19

 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던데 함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Updated at 2018-12-08 00:35:09

질풍노도의 시기에 한 일주일 넘게 가슴 앓이를 하게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그나저나 이번 골동품점 리뷰는 하나같이 취향 저격이로군요...

잊을 래야 잊을 수 없는 제인의 침대 속 촉촉한 눈빛과...망할 놈의 동전을 추억하며...일단 추천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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