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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영화골동품점 (11) - 슬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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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7-22 23:13:00

주의) 이 글에는 공포영화라는 특성상, 일부 혐오스런 이미지와 동영상이 포함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감상에 주의 바랍니다.

 

알콜중독 아버지에 가난한 현실이 싫었던 소녀 '스탈라'는, 이 조그만 촌동네를 떠나 꿈의 공장 헐리웃으로 가출을 결심 합니다.

동네 아는 오빠 '빌 파디'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려 하는데, '빌'이 가출을 알리는 바람에 '스탈라'는 가족에게 잡혀서 불행한 생활을 이어 나갑니다.

'스탈라'(엘리자베스 뱅크스)는 자라서 선생님이 되고, 연상의 마을 갑부 '그랜트'(마이클 루커)와 결혼 합니다.

돈에 팔려 시집 갔다는 동네 사람들의 수근거림 속에, '스탈라'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숨기고 있던 ''(나단 필리언)은 마을의 보안관이 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우주에서 운석 하나가 이 마을로 떨어집니다.

아내 '스탈라'의 잠자리 거부로 마음이 상한 '그랜트'가 유부녀 '브랜다'(브랜다 제임스)와 외도를 잠시 생각했다 정신을 차린 사이, 운석과 같이 지구에 온 우주생명체는 '그랜트'의 몸을 공격하여 '그랜트'를 숙주로 삼아 조종하게 됩니다.

('그랜트'를 공격하는 외계 생명체. 침 같이 생긴 것이 외계 생명체 입니다.)

 

자신의 분신을 늘리며 몸을 키워서 다른 행성을 이미 초토화 시켰던 이 우주생명체는 지구에서 자신의 번식을 계획 합니다.

 

(외계 생명체가 '그랜트'의 뇌를 점령한 장면)

 

그 첫 제물은 '스탈라'가 될뻔 하지만,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마음 속 깊이 깔려있는 '그랜트'의 의지에 따라 '브랜다'로 타겟이 바뀝니다.

 

('그랜트'의 정체를 알게 되어 신고하는 '스탈라'를 바라보고 있는 '그랜트')

 

점차 괴상한 형태로 몸이 바뀌는 '그랜트'는 '브랜다'를 씨받이로 사용하여 다량의 애벌레들을 만들어내고, 이 애벌레들은 마을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 마을 사람들을 독을 뱉어내는 좀비로 만들어 버립니다.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 뇌를 점령하는 외계 생명체의 애벌레들. '카일리'는 애벌레에게 점령된 잠시동안 외계 생명체와 하나가 되어 외계 생명체의 과거를 보게 됩니다.)

 

원 우주생명체와 정신적으로 하나로 연결된 좀비들은 '그랜트'와 몸을 합치며 덩치를 키워 나갑니다.

 

이들에게서 살아남은 '스탈라'와 보안관 '빌', 그리고 마을소녀 '카일리'(타니야 사울니어)는 힘을 합쳐서 이 괴물을 없애고 마을을 구해야 합니다.

 

('슬리더' 예고편)


2006년 만들어진 영화 '슬리더'(Slither)는 그가 어릴적 재밌게 봐왔던 B급 공포영화들에 대한 '제임스 건'의 화답입니다.

1966년생인 '제임스 건'은 변호사인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저예산 공포영화들에 큰 감명을 받고, 12살때 이미 형제들과 8mm 좀비영화를 만들었습니다.

1989년 'The Icons'란 밴드의 리드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던 '제임스 건'은, '로이드 카우프먼'의 지도 아래 1995년 '트로마 엔터테인먼트'에서 '트로미오와 줄리엣'(Tromeo and Juliet)의 시나리오를 쓰며 영화 경력을 쌓아갑니다.

 

('트로미오와 줄리엣' 예고편)

2000년에는 슈퍼히어로 그룹에 대한 코메디 'The Specials'의 시나리오와 '트로마 엔터테인먼트'의 인기시리즈 '톡식 어벤저' 4편 'Citizen Toxie: The Toxic Avenger 4'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합니다.

 

('The Specials' 예고편, 각본을 쓴 '제임스 건'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톡식 어벤져4' 예고편)

 

('스쿠비 두'의 한장면)

2002년 '한나 바버라'의 만화영화가 원작인 '스쿠비 두'의 영화버젼 '스쿠비 두'(Scooby-Doo)의 시나리오를 통해 주류 영화계로 진출 합니다.

 

('스쿠비 두' 예고편)

 

('새벽의 저주'의 한장면)

 

('새벽의 저주' 예고편)

2004년 '잭 스나이더'감독의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 시나리오를 통해 주목받고, 2006년 '슬리더'의 감독과 시나리오를 맡게 됩니다.

 

('슈퍼'의 한장면)

이후 2010년작 '슈퍼'(Super)를 통해 색다른 슈퍼히어로 영화를 감독하기도 한 '제임스 건'은, 2014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를 통해 주류 감독으로 발돋음하게 됩니다.

 

('슈퍼' 예고편)

 

하지만, 앞으로 꽃길만 열린듯한 '제임스 건'의 행보는 과거에 쓴 트위터 글에 발목을 잡힙니다.

음모 이론가이자 작가인 '마이크 세노비치'가 '제임스 건'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트위터에 쓴 농담들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제임스 건'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었지만, 강간이나 소아성애, 아동 학대 등을 농담에 사용한 '제임스 건'의 과거 트위터 글은 마블의 새로운 소유주가 된 디즈니를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마블의 수장인 '케빈 파이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는 즉시 '제임스 건'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편'의 감독에서 해임 합니다.

이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편'의 시나리오를 거의 완성한 '제임스 건'에 대한 구명운동이 벌어졌지만, 디즈니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주제를 농담으로 사용한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한편으로 독한 내용을 다루는게 당연시되는 미국 코메디들을 보면 '제임스 건'에게 유독 과한 비난이 가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때다 싶어 DC에서 '제임스 건'을 냉큼 모셔갔다고 하니, '제임스 건'의 다음 작품을 걱정하진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앞서 밝혔듯, '슬리더'는 과거의 B급 공포영화들을 다양하게 오마쥬하는 영화 입니다.

공포영화 광팬인 '제임스 건'이기에 이 영화는 허접한 모작이 아닌 과거 작품들을 존중하는 종합판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부부가 험난한 현실에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플라이'처럼 괴상하게 외모가 바뀐 남편 '그랜트'를 마주한 '스탈라')  

 

기본적으로는 '프레드 데커'감독의 1986년작 '나이트 크리프스'(Night of the Creeps)의 뼈대 아래,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1975년작 '데이 컴 프럼 위딘'(They Came From Within 또는 Shivers 또는 The Parasite Murders 또는 Frissons로 제목이 다양 합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1986년작 '플라이'(The Fly), 1988년작 '슬러그의 저주'(Slugs)등이 인용 됩니다.

또한 일본의 촉수물도 큰 역할을 합니다.

(마치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치는 듯한 이 장면은 1975년작 '데이 컴 프럼 위딘'의 장면을 가지고 왔습니다.)

https://youtu.be/YqRnYf2cyI0

('슬리더'에서 외계 애벌레들이 인간을 공격하는 장면)

 

 

('나이트 크리프스' 예고편)

 

 

('데이 컴 프롬 위딘' 예고편)

 

https://youtu.be/Z-V3X963DRI

('플라이' 예고편)

 

 

('슬러그의 저주' 예고편)

 

'슬리더'는 기존 공포영화들의 재활용 이외에도 '빌'과 '스탈라', 그리고 '그랜트' 3인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영화이기도 합니다.

(괴물로 변한 남편' 그랜트'를 향해 이름을 부르는 아내 '스탈라')

돈에 팔려 결혼한 금발의 미녀, 그녀를 사랑하는 나이 많은 갑부,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유부녀인 과거의 사랑에 구애하는 남자.

이런 설정이 이 영화를 그저 그런 공포영화가 아니라 관객의 감정이입을 시키게 만드는 훌륭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외계 생명체가 처음 '그랜트'를 공격하려고 입을 여는 모양이 여성의 성기를 닮은 것이나, 촉수로 새끼들을 옮기는 묘사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부분은 3인의 러브 스토리로 영화를 봤을 때 색다른 분석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주제가처럼 사용되는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의 감미로운 노래 'Every Woman in The World'는 극 중에서 '스탈라'와 '그랜트' 두사람만의 사랑 노래이기도 합니다.

영화 후반부, 이 노래가 깔리는 가운데 비참한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 입니다.

 

영화 초반 '스탈라'의 동료 교사로 감독인 '제임스 건'이 직접 출연하고, 그의 정신적 스승인 '로이드 카우프먼'이 경찰서 장면에서 카메오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맨 좌측이 카메오로 출연한 '로이드 카우프먼')

('로이드 카우프먼'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도 카메오 출연 합니다.)

 

'제임스 건'은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영화 '슬리더'에 출연한 '마이클 루커'를 이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욘두'로 출연시켜 제2의 전성기를 선물해 줍니다.

 

(씬 스틸러인 '그렉 헨리')

고약한 시장 '잭 맥레디'로 출연한 '그렉 헨리'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소년 '스타로드'의 외할아버지로 출연했습니다.

 

'나단 필리언'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우주 죄수 목소리 출연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에선 '원더맨 / 사이먼 윌리엄스'로 출연하였으나 이 부분은 편집 되었다고 합니다.

(삭제된 '나단 필리언' 장면)

 

트위터 파동으로 디즈니에서 짤렸을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출연 배우들이 앞다투어 '제임스 건'을 두둔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도 그의 실생활 성품이 나쁘지 않다는 증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슬리더'는 비평가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하였지만, 이후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컬트 영화가 되었습니다.

(공포영화의 뻔한 법칙이긴 한데, '슬리더' 영화 엔딩 크레딧 이후 추가 장면이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슬리더'는 DVD로 국내 출시되었고,  한글자막 있는 블루레이는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젬스'님 정보 감사합니다.)

코드1번 블루레이를 소장 중인데 볼륨이 좀 작게 제작 되었습니다.


- 사용된 이미지와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그 권리는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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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9-01-12 19:38:16

이거 디브디 출시됏을걸요
집어디 구석에 있을텐데
무척이나 재미있는 영화지요

WR
2019-01-12 19:41:06

그러네요. 찾아보니 DVD 출시 되었었군요.

수정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01-13 14:58:01

 트로마 출신 답게 영화가 꽤 엽기적이죠. 완성도가 살짝 미묘한데 그래도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제임스 건 감독은 확실히 능력은 있는 감독이에요. 과거 쓰레기 같은 트윗 날린건 그 시절 뒤틀린 유머 감성이 투영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용서받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본인이 뉘우치고 있다면 이후 잘 활동해 주었음 합니다. 

슈어사이드 스쿼드 2가 그래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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