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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영화골동품점 (14) - 용감한 변호사 (a.k.a. 모두에게 정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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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2 19:07:51

주의) 이 글에는 영화 '용감한 변호사'에 대한 약한 스포일러성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는 알고 보셔도 영화를 재밌게 보시리라 생각 합니다.

 

소송 등을 통해 법정을 직접 체감하신 분들이라면, 법이 곧 정의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 것을 아실겁니다.

법을 통해 정의가 실현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돈과 권력이 법정의 권위를 물들이고 변질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판단을 내리는 법관도 사람인지라 잘못된 판단이 나오기도 하구요.

 

1979년 만들어진 영화 '용감한 변호사'(...And Justice For All, DVD 출시명: 모두에게 정의를)는 법정의 그러한 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용감한 변호사' 예고편)

 

영화는 충성의 맹세(Pledge of Allegiance)를 읊는 아이의 목소리로 시작합니다.

"나는 미합중국의 국기에 대해 맹세합니다. 신의 가호 아래서 하나의 국가는 나누어 질 수 없습니다. 모두를 위한 자유와 정의를 통해." 

(I pledge allegiance to the flag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o the republic for which it stands: one nation, under God, indivisible, with liberty and justice for all)

영화의 제목인 '...and Justice For All'은 이 마지막 문구에서 따왔습니다.

 

 

(영화 'The Red Pony'에서 충성의 맹세를 하는 장면)


변호사 '아서 커크랜드'(알 파치노)는 자신의 직업을 통해 약자를 도와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유일한 혈육인 할아버지의 소원이었던 변호사가 되었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부유한 삶과는 거리가 멉니다.

'아서'는 정의를 실현시키는 것이 변호사의 덕목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증거 제출이 3일 늦었다고 무고한 의뢰인이 감옥에 들어가게 되자, '아서'는 깐깐한 판사인 '플레밍'(존 포사이스)에게 바로 덤벼들었고 그 덕에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합니다.

'아서'가 있는 이곳 법정의 사람들은 제정신인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기껏 무죄로 석방시킨 의뢰인이 아이들을 살해해서 미쳐버린 변호사 친구, 법정에 질려버려 자살을 늘 생각하는 판사, 정의보다는 돈이 우선인 변호사 친구 등등...

그런 와중에 원수같던 '플레밍'판사가 강간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플레밍'판사는 자신의 변호사로 '아서'를 선택합니다.

자신과 척을 진 '아서'가 변호할 정도라면 강간 혐의가 약해질거라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이죠.

과거 의뢰인의 범죄 행위를 경찰에 알려줬던 것이 약점이 된 '아서'는 변호사 직을 유지하기 위해 '플레밍'판사의 변호인이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법은 정의의 편이 아님을 체감하게 되고, 약자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바라보며 '아서'는 흔들리게 됩니다.

법봉을 마음대로 사용하던 '플레밍'판사의 진면목을 대면하면서 '아서'는 자신의 미래와 정의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플레밍'판사가 자신을 변호사로 지목한 것을 친구들에게 듣는 장면)

 

'노만 주이슨'이 감독한 이 영화는 그냥 재밌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분노하게 되고, 법정의 천태만상에 색다른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이후 감독으로 더 알려진 '베리 레빈슨'과 그의 아내 '발레리 커틴'이 썼습니다.

두사람은 이 영화 '용감한 변호사'로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알 파치노'라는 걸출한 배우를 통해 강렬한 원동력을 얻습니다.

자그마한 키지만, 그가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액션 영화의 근육 뿜뿜 거인들마저 압도합니다.

특히 마지막 법정 장면은 왜 다들 '알 파치노, 알 파치노'하는지 느끼게 해줍니다. 

 

 ('용감한 변호사'의 명장면)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의 주인공으로 고려 되기도 했던 '알 파치노'는 이 영화 '용감한 변호사'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는데, 아쉽게도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의 주연을 따낸 '더스틴 호프만'이 남우주연상을 획득하게 됩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장면, 후보자들의 과거 작품들을 함께 소개하는 점이 색다르네요.)

 

국내에선 '모두에게 정의를'이란 제목으로 DVD가 정식 출시 되었습니다.

번역이 좀 아쉽긴 하지만, 영화에 빠져들게 되면 이게 DVD인지 블루레이인지, UHD인지를 잊게 만들어 줍니다.


-사용된 이미지와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그 권리는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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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9-02-12 20:51:11

본적 없는 작품이지만, 예고편과 영화 장면들을 보니 꼭 보고 싶네요~





ps. 그리고 훗날 '알 파치노'는 가장 좋아하는 기호품인 '허영'을 채우기 위해 로펌을 차리고

'선택된 자 (The One)'를 신임 변호사로 고용 하는 거죠?

https://youtu.be/45qfWMkGxn8





청출어람 인가요?

변호사가 의뢰인을 싫어 하는 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성공적인 변론을...

https://youtu.be/DEX-5gM0P8I

WR
2019-02-13 09:31:28

악마의 변호사로 거듭나게 된다는게 왠지 현실에서 자주 접하는 일 같아서 납득이 되면서도 씁쓸해지네요.
좋은 연관성 지적이십니다.

2019-02-14 14:46:41

70년대는 미국 영화사 가장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용감한 변호사, 잃어버린 협주곡, 컨버세이션 등등

WR
2019-02-14 14:54:58

지금보다 더 참신하고 힘있는 영화들이 많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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