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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영화골동품점 (15) - 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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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3-15 13:00:27

'레모'(Remo Williams : The Adventure Begins)는 1985년 만들어진 야심찬 액션물입니다.

제목에서 나타나듯, 제작진은 이 작품을 007같은 시리즈물의 시작점으로 기획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험의 시작'이라는 부제가 무색하게 이후 시리즈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베트남 참전용사이기도 한 뉴욕경찰 '샘 맥킨'(프레드 워드)은 정부의 비밀조직 'CURE'에 발탁됩니다.

이를 통해 그는 죽은 것으로 처리되며 얼굴과 지문 등 신분이 모두 세탁되고, '레모 윌리엄스'라는 새 신분을 얻게 됩니다.

CURE는 대통령의 직속 기구로 비밀스런 임무 수행을 위해 발각시 즉각 자살을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CURE의 수장인 '해롤드 스미스'(윌포드 브림리)는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을 가지고 명령을 내리고, 그의 수하 '콘 맥클러리'(J.A.프레스턴)를 두고 있습니다.

(CURE의 멤버들, '해롤드 스미스', '레모 윌리엄스', '콘 맥클러리')

'레모 윌리엄즈'라는 이름은 '콘 맥클러리'가 병원의 소변통 제작사 이름을 보고 즉석에서 만들어준 것입니다.

CURE는 한국인 '치운'(조엘 그레이)에게 '레모'의 훈련을 맡기고, '치운'은 한국의 고대무술 '신안주'를 전수하며 '레모'를 훈련 시킵니다.

모든 무술의 뿌리이기도 한 '신안주'는 총알을 피하는 것은 물론, 경공술을 통해 물 위를 걸을 수도 있습니다.

(총알을 피하시는 사부님)

 

한편, 미국방성에 무기를 납품하는 '조지 그로브'(찰스 치오피)는 군 장성을 매수하여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신형 소총의 불량으로 병사들이 사망하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가운데, CURE는 '조지 그로브'의 뒤를 조사하게되고, '레모'가 활약하게 됩니다.

 

('레모' 예고편)

 

'레모'는 '워렌 머피'와 '리차드 사피어'가 공동으로 만든 소설 '디스트로이어'(The Destroyer)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80년대 국내에 이 원작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작가를 바꿔가며 150여편 이상의 작품이 만들어진 '디스트로이어'는 영화 버젼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고대무술을 배운 '레모'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쉽게 이야기해서, 서양판 무협지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무술 '신안주'는 소설에서 묘사했듯 평안남도 안주시의 지명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아마도 한국전을 통해 알려진 지명을 작가가 선택한듯 싶습니다.

고대 무술 '신안주'를 연마한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다른 나라의 용병이 되어 암살 작전을 펼쳐 왔습니다.

징기스칸, 나폴레옹 등의 암살도 모두 이들의 작품입니다.

이들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암살 목표의 죽음이 후대에 자연사로 알려질 정도였습니다.  

'신안주'를 익히면 혈을 짚어서 몸을 움직이지 않게 만든다거나, 총알을 피하고, 여성의 성감대를 공략하는 잠자리 기술 등 무협지에서 익히 봐왔던 기술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신안주'라는 이름은 이후 '기동전사 건담 UC'에 등장하는 모빌슈트 MSN-06의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작가가 '레모'에서 들은 '신안주'라는 이름에 필이 꽂혀서 붙여졌다는 것이 정설 입니다.

이 기체는 '시난주'라고도 표기 됩니다.

 

'디스트로이어'는 마블의 만화책으로도 만들어졌는데, 이름의 소유권 때문에 영화로 만들어질때는 '디스트로이어'라는 제목을 사용하지 못했다고도 합니다.

공동 작가중 한명인 '워렌 머피'는 1933년생으로 영화 '아이거 빙벽'(The Eiger Sanction)의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하였고, '쉐인 블랙'과 함께 '리썰웨폰2'(Leathal Weapon2)의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총알을 피하는 '레모'. 탄창에서 총알을 빼는 장면은 스승을 따라한 멋진 포즈이긴 한데, 약실에 총알 하나 들어있지 않나요?)

 

영화 '레모'의 감독은 제작진이 007같은 시리즈물을 염두에 두고 4편의 007영화를 만들었던 '가이 해밀턴'이 선택 되었습니다.

('007 골드핑거',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007 죽느냐 사느냐',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를 감독했던 '가이 해밀턴')

 

시나리오 역시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와 '007 문레이커'(Moonraker)의 시나리오를 쓴 '크리스토퍼 우드'가 선택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예산 문제 때문인지 제작진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액션 장면들도 예산 때문에 대폭 축소 되었었다고 하네요.

만족스런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한 이 작품은 같은 제작자 '레리 스피겔'을 통해 TV시리즈 물로 기획되어 'Remo Williams : The Prophecy'라는 제목으로 파일럿이 만들어 집니다.

 

('레모' TV 파일럿 오프닝, 영화 장면들을 섞어 넣었네요.)

'제프리 믹'이 '레모'를 연기하고 '로디 맥도웰'이 '치운'사부를 연기한 이 파일럿은 아쉽게도 정식 시리즈로 이어지지 못하고 파일럿으로 그 생명을 다합니다.

 

주인공 '레모'를 연기한 '프레드 워드'는 1942년생으로 선굵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입니다.

1979년작 '알카트레즈 탈출'(Escape from alcatraz)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1983년작 '필사의 도전'(The Right Stuff), 1990년작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Henry & June), 1990년작 '불가사리'(Tremors) 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레모' 배역은 '에드 해리스'와 당시 무명이었던 '브루스 윌리스'등이 고려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연기 잘하는 '프레드 워드'이지만, 시리즈로 이어질 액션영화의 원톱 주연으로서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대신 '프레드 워드'는 '레모'에서 꽤 많은 장면의 스턴트를 직접 하는 용맹함을 보여 줍니다.)

 

한국인 스승 '치운'을 연기한 '조엘 그레이'는 1932년생 입니다.

이미 흑인, 인디언, 동양인, 외계인 등을 백인이 분장하고 연기하는게 낯설지 않은 헐리웃이었기에, 이 한국인 배역은 백인인 '조엘 그레이'가 맡게 됩니다.

동양인 배역에 시큰둥 했던 '조엘 그레이'였지만 분장을 통해 변한 모습에 만족감을 느끼고 '치운'역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더티 댄싱'(Dirty Dancing)의 여주인공' 제니퍼 그레이'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배우 이외에도 가수, 댄서, 감독 등으로 다재다능했던 '조엘 그레이'는 1972년 출연한 영화 '카바레'(Cabaret)를 통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 합니다.

 

(영화 '카바레'의 한장면)

'레모'에서의 연기를 통해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합니다.

 

 

('레모'와 스승의 첫 만남 장면)

 

영화 '레모'는 사실 썩 잘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라기보다 TV드라마의 파일럿을 보는 듯한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국내 개봉 당시 냉장고에 밥을 보관하는 장면 등을 통해 한국인에 대한 고증에 대해 문제 제기도 있었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보니, 냉장고 밥을 그대로 먹는 장면은 없네요. 밥을 많이 해서 냉장고에 보관했다 전자렌지에 해동해 먹는게 이제는 살림 팁이 되기도 했으니...)

그당시 헐리웃 영화로서는 드물게 아리랑을 편곡해 사용하고, 한국의 전통악기를 들을 수 있는 점은 한국인으로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원톱 액션물로 보기보다는, 대체 아버지가 되는 동양인 노인과 그런 그를 수용해가는 서양인 제자의 버디 무비로 본다면 나름 즐길만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쓰레기 미국음식을 야단치는 사부님. 그러나 사부님은 미국 드라마의 광팬이기도 합니다.)

 

 

(자애로운 사부님의 훈련법)

 

자유의 여신상에서 펼쳐지는 고공액션도 그 당시 기준으로는 꽤 볼만한 장면입니다.

 

 

 

 

 

 

똑똑한 개들의 활약상도 신선한 면이 있었구요.

 

개보다 못한 허약한 악당들이 영화적 재미를 깎아 먹은 점은 참 아쉽습니다.

자고로 악당이 강력해야 영화가 더 재밌는 법인데 말입니다.

 

 

(다이아몬드를 이에 박아 넣은 악당의 훌륭한 활용법)

 

 

('레모' TV예고편)

 

이 작품은 'The Adventure Begins'라는 부제 외에도 'Unarmed and Dangerous'라는 부제가 달리기도 합니다.

국내에선 DVD로 정식 출시 되었었습니다.

-사용된 이미지와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그 권리는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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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9-03-15 13:02:13

중학교 1학년 때 단체 관람으로 본 기억이 분명히 나는데....
1985년 영화군요.
2년이나 차이가 나다니. 기억의 오류인가?
이거 내용중에 물위를 걷는거 없나요? 갑자기 제목이 맞는지 가물가물;;

WR
Updated at 2019-03-15 13:03:02

찾아보니 국내엔 1986년 개봉 했었네요.

마지막에 사부님이 물위를 걸어 다니십니다.

Updated at 2019-03-15 13:06:04

본문 중에 해당 내용도 쓰신걸 댓글 먼저 쓰고 정독 하면서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그럼 제 기억이 맞네요. 87년도에 봤는데 개봉일과 차이가 좀 나는걸 봐서는 그냥 학교에서 선택해 틀어줬나 봅니다 ㅎㅎ

2019-03-15 13:00:41

 토요명화였나 TV에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월요일에 학교가니 1년위 선배가 신안주 타령을 하더라구요.

WR
2019-03-15 13:05:24

저도 토요명화를 통해 처음 접했었네요. ^^

2019-03-15 13:03:27

우리나라에 소설로 출간되었던 적이 있지요. 제 기억으로는 10권까지 나왔었어요. 그중에는 사부에게 여자를 뿅가게하는 비법도 전수받았다는 뭐 그런 내용도 기억나네요. 집에 전부 있었는데 긴 세월중에 전부 사라지고 지금 딱 한권이 살아남아있긴 합니다. 

WR
2019-03-15 13:06:31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야한 거라며 원작 소설을 돌려보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2019-03-15 13:11:02

사부가 손목의 혈맥을 터치해서 여주인공을 뿅가게(?)해서 기절시키는 장면이 있었죠.

2019-03-15 13:13:13

자유의 여신상 장면은 정말 흥미로운 장면이죠.

건립 도중 촬영한 영상은 어떻게 보면 정말 귀한 장면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도 봤지만 가끔씩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WR
2019-03-15 13:55:24

영화 촬영시기와 자유의 여신상 유지 보수 시기가 맞아떨어져서 나올 수 있었던 장면인거 같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상반신과 발 부분만 따로 만들어 배우 장면을 찍었다고도 하네요.

2019-03-15 14:45:01

규모가 좀 작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부분에 세트 제작비가 제법 쓰이기도 했군요.

2019-03-15 13:28:28

원작소설은 리모라고 번역되었는데 영화는 레모라고 나왔죠. KBS에서 방송할 때는 제목은 레모라고 해서 방송하고 더빙은 리모라고 해서 보는 사람들 헷갈리게 했습니다ㅎㅎ


소재 없다고 별 요상한 거 다 리메이크하던데 이 시리즈를 리메이크하면 좋을텐데요. 무술도 좀 본격적으로 넣고, 지금이면 서양사람 분장시켜서 한국인 사부로 만들 필요도 없고요.

WR
2019-03-15 13:57:12

지금 만든다면 꽤 괜찮은 영화가 나올만도 한거 같습니다.
매트릭스를 통해 총알 피하기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테구요.

2019-03-15 13:33:37

짝퉁 중국인같네요, 어딜 봐서 한국인??

WR
2019-03-15 13:58:44

그래도 나름 배우가 극중에 아리랑도 부르고, 아카데미 분장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2019-03-15 13:52:28

치운이 패스트 푸드에 대해 왜 패스트 푸드인줄 알어? 빨리먹고 빨리 죽어서 패스트 푸드라고 하는 대사가 기억나네요.

WR
2019-03-15 13:59:35

사부님이 건강식 홍보대사 시더군요.

2019-03-15 14:34:19

건담에 나오는 시난주가 신안주였다니... 새로운 사실 알아가네요.

2019-03-15 14:48:15

중고생 중간고사 후 단체관람으로 국내 흥행도 상당히 잘됐고 TV 방영도 고루 성공했습니다.

분장상은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기 충분했네요. 

당시 어설픈 의상 고증 때문에 중국계 배우가 연기했다는 비판 기사가 국내에서 나올 정도였거든요.

모빌슈트 시난주는 진짜 놀랐네요. 우연히 비슷하겠거니 했었는데요.ㅎㅎ

2019-03-15 15:11:16

사부님이 제니퍼 그레이의 아버지셨군요.

극장에서 볼 때 친구들끼리는 고 서영춘씨를 닮았다고 했었던 기억 납니다.

정성이 가득한 글 감사합니다

2019-03-15 15:17:33

 요상한 오리엔탈리즘으로 도배된 유치한 영화인데, 꽤 재밌더라구요. ㅡㅡ

2019-03-15 16:25:27

 ㅋㅋ 생각지도 못한 추억소환...

2019-03-15 18:48:30

모빌수트 시난주 볼 때마다 레모 생각했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2019-03-15 21:59:04

영화에 나오는 사부님 건강식론: "빵을 먹지 말고 쌀을 먹어라".

개봉 당시에는 한국을 다루었고 신비의 무술이 등장한다고 관심을 끌었었는데, 다른 영화에 비하면 타격감도 별로였었고 등장인물이 적으니 스케일도 작고 스토리도 스테레오 타입이라서 별로 재미없었습니다. 흙더미에 다이빙했다가 솟구치는 모습은 지금 보아도 '제작진은 저걸 왜 재미있다고 생각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9-03-15 23:17:37

원래 치운의 임무가 CURE라는 조직이 발각되거나 혹은 레모의 정체가 드러나거나

레모가 배신하거나 등등을 대비해서 그때가 되면 레모를 죽이는것 이었습니다.

그런데 레모가 그걸 눈치채고 치운에게 물어봅니다. 정말 그런거냐고...

치운은 대답을 회피하다가 이윽고 대답해주지요. 맞다...

그래서 레모는 방황을 하기 시작하며 더이상 CURE의 일을 하지 않겠다며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둘은 재회를 하게되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지속하게 됩니다...

이 부분이 기억에 남는군요 

2019-05-11 09:23:07

원작소설 디스트로이어를 예전에 매우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네요. 다시 읽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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