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ID/PW 찾기 회원가입

[영게]  아이리시맨 봤습니다

 
2
  1984
Updated at 2019-12-11 21:34:25

잘 만든 영화입니다.
기본적으로 로버트 드니로에 알 파치노 그리고 조 페시면 게임은 끝난 것이겠죠.
강성한 모습에서부터 쓸쓸한 황혼까지 너무 잘 표현을 하더군요.
몸짓 하나 손짓 하나로 보여지는 감정들도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런 스타일의 영화에 이 정도의 배우들에 마틴 스콜세지와 같은 감독이
이 정도의 시간으로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성공한 영화들의 흐름은 역시 볼거리가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고, 아이리시맨
은 그런 볼거리의 영화는 분명 아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아이리시맨은 의미를 갖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진짜 이제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죠.
일종의 이런 스타일의 영화에게 보내는 나름의 이별 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영화이기에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그리고 조 페시의 연기가 더욱 더 진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마치 지난 시간에 대한 장송곡 같았다고 할까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정도 길이의 영화는 힘들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요.
감독과 배우 그리고 대부 이후로 마피아와 갱스터를 보고 즐겨온 이들 모두에게 보내는 너무 멋진
이별 선물이 바로 이 아이리시맨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연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 중에 꽤나 반가운 얼굴들이 있더군요.
특히나 그 프랭크 시런의 딸 페기의 성인 연기를 한 배우 클레어 데인즈 아닌가요?
오랜만에 반가웠습니다.
안나 파킨이네요. 안나 파킨도 반갑기는 마찬가지네요.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이런 저런 평들이 있지만, 넷플릭스에서 만든 영화들 중에서 잘 만들었
다는 영화들은 결국 이야기가 좋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작비와 플랫폼의 한계는
분명히 있는 것 같더군요. 더 킹 헨리 5세도 세익스피어 극이라는 탄탄한 이야기가 큰 힘이 되었
던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세익스피어 극을 제대로 쭉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
습니다.


11
Comments
2019-12-11 21:31:23

딸연기는 안나 파킨 아니었나요?

WR
1
2019-12-11 21:33:35

그렇네요. 제가 이 두 배우 얼굴이 헷갈리나 봅니다.

1
2019-12-11 21:44:34

투자하겠다는 데가 없었다죠. 그래서 넷플릭스로 갔다고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는데, 이제 이런 영화는 더이상 안 나오겠구나 싶긴 합니다.

WR
2019-12-11 23:45:01

이야기가 좋은 영화지만 화려한 영화는 아니고 굳이 극장의 큰 화면이 필요한 영화도 아니죠

4
2019-12-11 21:48:07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주연 원로배우 3인방과 노감독남도 빠이빠이지만...갈수록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세태 속에서 이제 이런 영화를 다시 보기는 힘들지도 모를 일입니다..그나마 넷플릭스가 좀 버텨주어야 작가주의 감독들이 생존(?)할 수 있을텐데요ㅜㅜ

WR
2019-12-11 23:48:09

세상이 변하는 것이죠. TV의 대중화 속에서 극장이 찾은 생존의 방법이 이제 다시 또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제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건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이 메인인 시대는 지났으니까요.

3
2019-12-11 22:41:24

 연말 넷플은 대단하죠..;;

1
2019-12-11 23:52:19

스콜세지 감독이 느와르 장르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느와르 대표 배우들을 헌정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영화는 나올수 없겠죠

WR
1
2019-12-12 08:51:34

한시대의 마지막을 보고 있는 것이겠죠.

1
2019-12-12 08:31:27

러닝타임이 길긴하지만 지루하진 않더
군요. 노감독이 여전히 감각있으시네
싶던. 어지간한 영화들보다 잼있게
봤습니다. 스포성인거 같아 간단하게
적자면 거의 최후반부 교도소 장면이
전 계속 기억나네요. 대체 그들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산건지. 유한한
시간에 늙고 추해질 이들이 무한히 살거
처럼 그 욕심을 부렸다니... 입맛이
무지 쓰더군요ㅎ 엔딩씬도 그렇구요.
괜시리 전대갈 같은 인간도 생각나고.

WR
1
2019-12-12 08:51:02

기억에 제대로 (여러가지 의미에서) 편안하게 죽은 사람이 한 명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뭐... 우리네 아버지 세대 보는 기분이었네요.
딸에게 너희를 지키기 위해서 그랬다는 말을 하는 그 모습은 그 자체로 태극기 들고 날뛰는 광화문 노인들
의 모습 그 자체죠.
이미 지나간 세상에 대한 그리움이 옳고 그름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마비가 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나아가는 것 자체가 자신들을 부정하고 자신들의 삶을 부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가 싶네요.
결국 세상의 흐름 속에서 호흡하면서 살아오지 못한 이들의 한계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 김훈 작가를 만났을 때 들었던,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마지막 대선 유세 현장의 사람들을 보고 나의 시대는 끝났다’ 라고 느꼈다는 그 말이
생각이 납니다.
그걸 인정하는 이들은 그래도 자신의 다음 세대와 말이라도 하면서 남은 시간을 함께 호흡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백안시 당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뭐 세상의 흐름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