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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애드 아스트라 늦은 리뷰(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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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12 23:27:18

1. 제임스 그레이는 독특한 위치의 감독입니다. 미국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북미가 아닌 프랑스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감독이라는 점부터 동세대의 감독들과 달리 자신의 출신(핏줄)을 신경쓰는 예술가라는 점이 그렇지요.
그레이의 영화에서는 늘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이 중심이였습니다. 그런데 잃어버린 도시 z 부터는 서서히 벗어나더니 이번의 애드 아스트라에서는 확실히 그런 색깔이 없어진 듯 합니다. 저한테 그레이는 호감과 감탄의 감독이였는데 이 작품으로 제가 좀 더 애정을 가지게 될 듯 싶네요.
2. 브래드 피트는 가장 독특한 할리우드 스타입니다. 그는 작은 규모의 작가주의 영화에도 등장하며 주조연을 넘나들며 뛰어난 배우임을 입증해오는 동시에 플랜비의 제작자로 활동하며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느낌이 강하게 생기군요. 그는 로이 역을 훌륭화게 소화해낼 뛰어난 연기력과 그 투자금을 이끌어낼 스타성,그리고 예술가적인 자아를 가진 유일한 배우이고 너무나도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3. 이 영화는 도입부에서 떠나는 리브 타일러의 모습을 희미하게 처리합니다. 이는 아마도 로이 심리의 표현인 동시에 후반부의 어떤 장면과의 대비를 통해 영화의 주제를 드러나게 만드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로이는 지구와 우주의 경계에 해당하는 장소서 일하다고 사고를 당해 추락합니다. 이 장면은 저한테 전체 영화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결국 로이의 마음 아래로 내려가는 이야기인 동시에 지상과 우주의 경계에서 지상으로 귀환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초반부의 내래이션에서 보여지듯 로이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자신 안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고 생존해있지만 살아있지는 않은 상태로 보여집니다. 그랬던 로이가 자신의 마음 깊숙이 떠나고 그의 감정을 회복하고 상처를 극복하는 내용을 우주를 배경삼아 표현한 영화고 결국에는 무의미한 생에서의 구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를 찾아 떠난 후반부 그는 아버지와 대면하게 되고 구조하려던 순간 로이의 손을 놓고 아버지는 해왕성 너머로 사라집니다. 이 장면서 인상적인 것은 우주복을 입은 로이와 아버지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잡았을 때 보이는 것입니다. 저에게 크게 느껴지는 것은 화면을 가득채운 인물의 열망, 삶의 의미입니다. 하지만 로이와의 몸싸움을 롱숏으로 잡을 때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이 넖은 우주에서)작은 것인지를 깨닫습니다. 그 때문에 제게는 이 영화의 롱숏들이 우주의 시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후에 로이가 내래이션서 아버지가 찾아나선 지적생명체(삶의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에서 느껴지는 것은 삶의 무의미함일 것입니다. 그에 대한 구원을 그레이는 로이의 독백과 초반에 포커스아웃로 희미하게 처리한 리브 타일러를 선명히 잡아내면서 보여줍니다. 그 구원의 열쇠는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의 문제였지요.
로이가 화성을 떠나는 로켓을 타기 전 물을 유영하는 것은 어머니의 양수에 대한 은유로 보입니다. 두번째 탄생을 맞은 로이는 그의 내면을 마주하고 처음으로 자신의 외로움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꿉니다. 이 장면들은 독백과 회상씬들, 우주선에서의 모습들이 뒤섞여 그의 내면을 담아냅니다. 특히 고개를 흔드는 로이를 뒤에서 잡아낸 장면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 과정을 지나 아버지를 만난 로이는 버림받은 아이의 상처를 인지하고 아버지와 마주하며 치유해나갑니다. 그리고 그의 감정을 회복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삶은 무의미하며 빛나는 밤하늘의 별이 아닌 사소해보여서 포커스아웃했던 것들과 인간의 감정에 구원이 있다고 말하는 영화입니다. (여러 행동을 통해 비슷해보였던)로이와 아버지의 차이는 그것을 깨달았는냐의 차이처럼 보이네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우주표현법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보일 때는 아름다운 띠가 결국에는 돌들의 집합이였다는 점도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네요.
쓰고 싶은 게 많았는데 시간이 없네요. ㅠㅠ 나중에 시간내서 수정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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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Updated at 2019-12-13 01:36:53

잘 읽었습니다.
이런 템포의 영화가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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