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당신이 아트하우스 영화를 기피했다면..
부디 이번에도 그러하길.
네 제 얘깁니다.
전 작품성 있다고 하면 왠지 지루할 거 같아 기피하는 보통 이하의
관객인데요.
그런 제가 뭔 바람이 불어 이 영화를 보러 갔을까요..
이동진 평론가가 만점을 주었다는 말을 주워 듣고 호기심이 생겨서일 수도 있고
네이버 영화란에서 시놉시스 몇 줄 읽어보고 흥미가 생긴 것도 같고
워낙 올해의 영화라는 호평이 자자해서 속물 근성을 자극했을 수도 있겠네요.
명화 같다고 하던데 딱 그렇습니다. 정물화나 초상화요.
여백과 지루함 그 중간 어디쯤인데 졸지는 않았지만 중간중간 딴생각 해도
화면전개를 따라가는데 딱히 무리가 없더군요. 이건 장점일 수도.
호평 받은 작품 중에 이스트우드 옹의 그랜 토리노는 굉장히 재밌었고
선입견을 깨는 신선한 충격이었네요. 좀더 가까운 예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들 수 있겠는데
봉감독 영화 중에 유일하게 재밌더군요. 그것도 꽤나요.
(사실 봉감독 영화 중 본 게 딱 3개,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입니다. 다 상당히 흥행한 작품들이고
이정도 쯤 되지 않으면 볼 생각도 딱히 안 든다는 거지요.)
물론 깐느 대상 작품을 찾아본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어림짐작으로도 아마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가장 재밌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이 영화를 문화적으로 거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뽕 비슷한 것도 차오를 정도니 말이죠.
기생충 얘기로 잠깐 새버렸는데 이 영화는 혹시나 그런 놀라운 예외를 기대했던
제겐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프랑스 예술영화 그 감성입니다. 이런 영화가 취향인 관객들이 주로 찾을 테니
당연히 평은 압도적으로 좋을 수 밖에요.
번지수를 잘못 찾은 어리숙한 관객인 저는 이 영화 평점을 달리 매기지 않겠습니다.
괜히 깎아먹는 우를 범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좋았던 점 두 가지만 언급하겠습니다.
- 화질이 무척 좋더군요. 근래에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대규모 블록버스터처럼
CG를 남용한다거나 요상한 색감으로 뭉개지 않은 것도 이유인 듯.
- 음악이 나오는 두 씬은 모두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이 장면들 덕분에 최소 본전은 건졌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비발디 사계를 딱히 즐겨듣지 않아서 '저거 겨울인가...' 긴가민가할 정도지만
앞으론 좀더 자주 찾아듣게 될 거 같군요. 그리고 그 때마다 이 영화를 떠올리면서요.
그게 이 영화 관람의 최대 수확이겠네요.
해석: 이생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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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계 여름 겨울 구분 못하는데 여기 와서 회원님들 글 보고 여름인 줄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