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스포] 1917 중간에 장르가 바뀐 줄 알았습니다.
일단 예고편 포함 어떤 사전 정보도 모르는 상태에서 감상한 후기입니다.
초중반까지는 매우 좋았습니다. 가급적 스포를 피하려 했지만
다만 제목에서 롱테이크가 인상적이다란 말은 얼핏 접했기에
어떤 특징적으로 쓰인 씬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그런 스타일로 쭈욱 밀고 나가더군요. 마치 주인공과 함께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이 있었습니다. 얼핏 라이언 일병 구하기 비슷한 플롯인데 상황상 훨씬 절박하고
비장하게 느껴졌습니다.
초중반엔 일단 올해 본 외화 중에 최고가 아닌가 생각하며
이걸 아이맥스로 보지 못한 게 후회된다 절실히 느꼈습니다.
3D는 있을까 아마 없겠지 그래도 한 번 찾아보고 싶다..
이렇게 2회차를 어디서 달릴까 생각하고 있더랬습니다.
그런데 초반엔 주인공인 줄 알았던 이가 갑자기 죽어나가는 뜻밖의 전개가 펼쳐지더니
이제 홀로 남은 이의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 펼쳐지면서 느낌이 좀 쌔하더군요.
사실 초반부터 전조는 있었습니다. 스코필드가 철조망을 잘못 잡아 피가 철철 날 때만 해도
저거 파상풍으로 위험하지 않을까..? 뭐 하지만 일단 먼 훗날의 일이니 지금은 상관없겠군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술 더떠 썩어가는 시체의 복부 안에 손을 잘못 디디게 할 때는
약간 악취미스럽다고도 생각했지만 이때까진 별 생각없었죠.
그런데 이건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해 이후 주인공이 겪게 될 갖은 고초에
비하면 정말이지 약과더군요.
하나같이 위급한 상황들인데 주인공의 운빨과 생명력이 사기적인 데다
개연성에 ?을 갖게 하는 상황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이제 긴장감도 하나도
안 들고 점차 몰입이 안되더군요. 어차피 뭘 해도 살아날 거
제가 중간에 장르가 바뀌는 줄 알았다고 쓴 건
수퍼히어로물 아니 좀더 심하게 말해 코미디를 염두에 두고 한 멘트입니다.
아니 정말로 나중에 중령이 공격 중단을 지시한 뒤 스코필드에게
가서 치료 잘 하라고 한 순간에는 피식피식 실소가 나왔네요.
트롤 뺨치는 회복력을 지닌 불사신이라 하나도 쓸데없는 걱정이라구요.
제가 개연성 크게 안 따지고 보통 영화 속 웬만한 전개에 그러려니 잘 넘어가 주는 편인데도
1917은 주인공 보정이 너무 심하더군요.
말미에 얼핏 실화인가 느껴지게 하는 자막이 나왔지만 당사자가 진짜로 슈퍼맨이 아닌
이상 엄청나게 각색이 되었겠구나 생각되더군요.
분위기를 살리는 음악이며 그림이 되는 화면 등 소위 미장센은 상당히 좋았지만
오히려 그걸 보여주려는데만 제일의 목적으로 두고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가 느껴지니
그것마저 쉽사리 좋게좋게만 보아 넘기지 않게 되더군요.
그래도 이런 작품을 공들였다는 면에서 노작이라고 표현할 순 있겠네요.
제 점수는 7.5/10점 입니다.
해석: 이생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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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를 좋아해서 완전 마이너한 러시아나 핀란드의 전쟁영화도 극장에서 하면 즐겨 보러가는 편이라 1917 엄청나게 기대했는데..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더군요 (물론 기술적 완성도는 정말 최고입니다!)
영화 한편를 통채로 원컷처럼 만든다는 시도 자체가 엄청나고 또 그것을 실현한것도 참 대단하지만.. 기술이 뛰어나다고 반드시 영화가 재밌으라는 법도 없다는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극장을 자주 가서인지 영화의 하일라이트를 예고편에서 미리다 본 느낌이라 아... 이 타이밍에서 비행기 꼬라 박겠네.. 2층에 올라가서 저격병 쏘겠네.. 밤중에 독일군에게 쫒기겠네.. 강에 빠지겠네.. 마지막에 포탄이 쏟아지는 전선을 가로지르겠구나 하는게 머리에 떠오르니 영화적 재미가 반감되더군요ㅜ
안좋은 얘기도 적었지만 이런쪽 영화 좋아하면 꼭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