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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스포] 1917 중간에 장르가 바뀐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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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2-19 14:57:13

 

일단 예고편 포함 어떤 사전 정보도 모르는 상태에서 감상한 후기입니다.

 

초중반까지는 매우 좋았습니다. 가급적 스포를 피하려 했지만

다만 제목에서 롱테이크가 인상적이다란 말은 얼핏 접했기에

어떤 특징적으로 쓰인 씬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그런 스타일로 쭈욱 밀고 나가더군요. 마치 주인공과 함께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이 있었습니다. 얼핏 라이언 일병 구하기 비슷한 플롯인데 상황상 훨씬 절박하고

비장하게 느껴졌습니다.

 

초중반엔 일단 올해 본 외화 중에 최고가 아닌가 생각하며

이걸 아이맥스로 보지 못한 게 후회된다 절실히 느꼈습니다.

3D는 있을까 아마 없겠지 그래도 한 번 찾아보고 싶다..

이렇게 2회차를 어디서 달릴까 생각하고 있더랬습니다.

 

그런데 초반엔 주인공인 줄 알았던 이가 갑자기 죽어나가는 뜻밖의 전개가 펼쳐지더니

이제 홀로 남은 이의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 펼쳐지면서 느낌이 좀 쌔하더군요.

 

사실 초반부터 전조는 있었습니다. 스코필드가 철조망을 잘못 잡아 피가 철철 날 때만 해도

저거 파상풍으로 위험하지 않을까..? 뭐 하지만 일단 먼 훗날의 일이니 지금은 상관없겠군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술 더떠 썩어가는 시체의 복부 안에 손을 잘못 디디게 할 때는

 약간 악취미스럽다고도 생각했지만 이때까진 별 생각없었죠.

 

그런데 이건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해 이후 주인공이 겪게 될 갖은 고초에

비하면 정말이지 약과더군요.

 

하나같이 위급한 상황들인데 주인공의 운빨과 생명력이 사기적인 데다

개연성에 ?을 갖게 하는 상황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이제 긴장감도 하나도

안 들고 점차 몰입이 안되더군요. 어차피 뭘 해도 살아날 거

 

제가 중간에 장르가 바뀌는 줄 알았다고 쓴 건

수퍼히어로물 아니 좀더 심하게 말해 코미디를 염두에 두고 한 멘트입니다.

 

아니 정말로 나중에 중령이 공격 중단을 지시한 뒤 스코필드에게

가서 치료 잘 하라고 한 순간에는 피식피식 실소가 나왔네요.

트롤 뺨치는 회복력을 지닌 불사신이라  하나도 쓸데없는 걱정이라구요.

 

제가 개연성 크게 안 따지고 보통 영화 속 웬만한 전개에 그러려니 잘 넘어가 주는 편인데도

1917은 주인공 보정이 너무 심하더군요.

 

말미에 얼핏 실화인가 느껴지게 하는 자막이 나왔지만 당사자가 진짜로 슈퍼맨이 아닌

이상 엄청나게 각색이 되었겠구나 생각되더군요.

 

분위기를 살리는 음악이며 그림이 되는 화면 등 소위 미장센은 상당히 좋았지만

오히려 그걸 보여주려는데만 제일의 목적으로 두고 만들어진 작품이 아닌가 느껴지니

그것마저 쉽사리 좋게좋게만 보아 넘기지 않게 되더군요.

 

그래도 이런 작품을 공들였다는 면에서 노작이라고 표현할 순 있겠네요.

 

제 점수는 7.5/10점 입니다.  

 

님의 서명
et vitam venturi saeculi

해석: 이생망
17
Comments
Updated at 2020-02-19 17:14:50

전쟁영화를 좋아해서 완전 마이너한 러시아나 핀란드의 전쟁영화도 극장에서 하면 즐겨 보러가는 편이라 1917 엄청나게 기대했는데..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더군요 (물론 기술적 완성도는 정말 최고입니다!)

 

영화 한편를 통채로 원컷처럼 만든다는 시도 자체가 엄청나고 또 그것을 실현한것도 참 대단하지만.. 기술이 뛰어나다고 반드시 영화가 재밌으라는 법도 없다는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극장을 자주 가서인지 영화의 하일라이트를 예고편에서 미리다 본 느낌이라 아... 이 타이밍에서 비행기 꼬라 박겠네.. 2층에 올라가서 저격병 쏘겠네.. 밤중에 독일군에게 쫒기겠네.. 강에 빠지겠네.. 마지막에 포탄이 쏟아지는 전선을 가로지르겠구나 하는게 머리에 떠오르니 영화적 재미가 반감되더군요ㅜ

 

안좋은 얘기도 적었지만 이런쪽 영화 좋아하면 꼭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WR
2020-02-19 15:29:56

정말로 그림이 될 만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주인공을 차례로 몰아넣고

카메라를 갖다댄 게 한번에 느껴지더군요.

 

근데 예고편엔 그 장면들이 모두 나왔나 보네요 한 번 확인해야겠지만

알고 보면 확실히 감흥이 떨어질 듯

1
Updated at 2020-02-19 15:29:55

마지막 자막에 나온 분이 샘 멘더스감독의 할아버지구요. 샘이 어려서부터 들었던 1차대전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낸 허구입니다.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가 허구란걸 알고 보면 영회가 너무 작위적이지요. 기술적 완성도나 성취에 비하면 시나리오는 솔직히 너무 평범한 수준이긴합니다.
전 오스카 시상식 전에 봤는데 이 정도면 기생충 충분히 작품상 받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WR
2020-02-19 15:32:31

제가 사실 평소 국뽕과는 거리가 좀 멀고 한 기계적 중립(..)하는 스타일인데

최소한 아카데미에서는 납득이 가는 결과가 나와 다행입니다.

1
2020-02-19 15:44:37

작위적인 요소가 너무 많은 영화라 그걸 눈치 채는 순간부터는 몰입하기가 힘들죠. 저는 명배우들이 차례대로 나와서 NPC마냥 명대사 읊고 퇴장하는 걸 보며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최악의 카메오 활용 사례였어요.

WR
2020-02-19 16:31:40

뇌진탕을 몇 번은 겪었을 법한데 전력질주로 잘만 달리는 스코필드의 모습을 보니

제 뒷골이 다 땅기더라고요.

2
2020-02-19 16:00:39

저도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개성있다거나.. 특별한이야기라고 느끼진 못했던 듯..

WR
2020-02-19 16:33:08

오히려 초반처럼 서로 돕고 티격태격 밀고 당기며 버디무비처럼 가다가

굳이 죽음을 활용하려면 마지막에 썼으면 더 흥미로운 전개였을 것 같습니다.

2020-02-19 16: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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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0-02-19 16:19:22

저는 래버넌트 1차대전편 이라고 생각

WR
2020-02-19 16:34:23

아 제가 레버넌트를 안 봐서 어떤 의미인지 잘 파악이 안되네요

그냥 산전수전 다 겪는다는 의미로 이해하겠습니다.

2020-02-19 16:36:54

레버넌트에서 디카프리오가  온갖 고생하며 귀환 하죠 

 

2020-02-19 19:37:38

예 저도 딱 레버넌트 생각나더군요

2020-02-19 17:34:43

저는 굉장히 감명깊게 봤는데요.

아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콜오브듀티 깨고나면 마지막에 엔딩크레딧 올라가면서 나오는 동영상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 배경인 1인칭 FPS 게임인데요, 엔딩 동영상이 병사 하나가 전진하면서 그동안 클리어했던 미션들을 3인칭 롱테이크로 쭉 보여주는 것이죠.

이야기 자체야 머 별건 없지만...

비슷한 영화로 버드맨이 언급되는거 같던데 한번 봐야겠습니다

WR
2020-02-19 22:16:43

저도 초반에 엎친데 덮치는 상황이 연속될 땐

아 정말 저럴 땐 하늘이 무너지는 듯 막막하겠구나

그야말로 전시 속 주인공의 절망과 절박함에 공명했는데

이게 너무 반복되니 좀...

영화를 어떻게 보았든 간에 1인칭 게임하는 것 같았다는 말은 많이들 하시더군요.  

2020-02-19 20:42:46

저도 오늘 보고 왔는데... 저는 반대로 초중반은 몰입은 되는데 지루한 지점이 순간순간 느껴지는 느낌이었다면 (쫌..긴데..? 느낌?)

뒤로 갈수록 그러한 지점들이 짧아지면서 클라이막스로 잘 치닫았다고 느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저는 예고편을 보고 간지라.. 도대체 그 장면은 어디 나오지? 초반에 생각하다가...아... 시간상... 이 지점이겠구나 나 예측이 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다큐는 아니고 영화 자체가 주인공의 불사신화는 피할 수 없는 지점이기에 저는 그런 개연성을 좀 내려놓고 봐서

그런지... 각 장면마다 나오는 미장센과 배치와 구도는 정말 고민 많이 했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많이 감탄을 했구요~

우선 기존 전쟁 영화에서 많이 보지 못 했던 디테일들이.. 저를 더 몰입하게 만들었구요~

기생충처럼 시간 순삭느낌은 아니고 2시간10분 영화 같은 느낌은 있었습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강추합니다. 단 예고편은 보지 않고 갈 것!


WR
2020-02-19 22:19:26

초반에 참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인지경의 황량한 전장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의 여정과 함께 차츰 펼쳐지면서 보여주는 생생함은 기존 전쟁영화들에서 보지 못한

디테일이 살아 있었던 건 확실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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