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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약스포] 1917 간단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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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9 16:36:37

 

포복 앞으로 앞으로. 유니언잭 휘날리며 형제는 용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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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그 자체보다는 기획이 돋보이고 연출적 특색보다는 기술의 전시가 눈에 띈다.
소형 드론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개울도 함께 건너고 수많은 병정 사이로도 잘도 통과하면서 인물을 놓치지 않고 따르며 끝까지 모든 것을 담아낸다.
전장은 깜빡하는 사이에 절명하는 곳이다. 자신이 총을 맞았는지 포탄에 맞았는지 아군이 오발한 탄환에 맞았는지 병기의 파편에 맞았는지도 모르는 사이 순식간에 퓨즈가 끊어진 컴퓨터 처럼 망막이 닫히고 숨이 끊어진다. 이 영화가 커트 없이 한 번에 가야 했던 이유. 원테이크로 보여지게끔 해야 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끝까지 살아남은 전령의 숨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즉 이 영화의 한 호흡은 전령의 명줄과 공명하여 그가 죽으면 씬도 같이 컷트 된다. 되돌릴 수 없는 목숨과 끊을 수 없는 장면의 끝. 이 영화는 형식으로 관객을 전장으로 끌어들이고 우군처럼 같이 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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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만 놓고 말한다면 이 영화가 크게 즐겁지 않고 마음도 동하지 않았다.
물론 기술적으로 굉장하고 평균보다 훨씬 훌륭한 영화이며 광활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신선도 측면에선 지금껏 등장한 수많은 전쟁영화를 답습하기에 새로울 것이 없으며 원테이크는 지금껏 몇 번 없었기에 나름의 신선함을 유지하지만 이 분야에선 이미 [버드맨]이 여러모로 정점을 보여줬기에 후발주자로서 배석찾기가 궁하다.
등장 인물들의 진영과 영화의 제작국가 출연진들의 국적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다분히 정치적인 부분도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등장하는 독일군들이 아무리 상대 진영이지만 지나치게 음험하고 옹졸하게 묘사된 점이나 프랑스 여인의 불어까지 자막처리를 하면서 독일군의 대사는 아예 사람의 발화로 간주하지도 않는지 그저 상상에 맡기고 있다. 영화의 태생적 한계라지만 이런 정치적 편향성은 제 3국인 입장으로선 갸우뚱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전쟁은 그저 전쟁일 뿐이다. 전쟁에서 고결한 자가 어디 있나. 역사가 승전국을 고결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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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에서 쓴 거 그대로 옮겼습니다. 

솔직히 기대보다는 많이 실망입니다. 기술적 완성도와 비쥬얼 자체는 굉장했습니다만

여러모로 많이 낡았다는 느낌을 저는 받았어요.

 

무엇보다 미국 백인 주류층들이 기생충을 견제하기 위해 이 영화를 담합해서 지지했죠

그 결과로 골든글러브와 바프타까지 따 내면서 아카데미 본날까지 전망을 어둡게 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아카데미에서 기생충이 간택된 건 탁월한 결정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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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Updated at 2020-02-19 17:49:02

골든글로브는 영어권 영화가 아니라 아에 작품상 후보가 될 수 없었고, 영국아카데미는 아무래도 자국 영화에 팔이 굽은 것이었고...
아카데미는 외국인 투표자를 늘리는 등, 로컬 색채를 타파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골든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 또한 오스카의 권위로 봐서 용납 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또 한가지, 1917이 기생충보다 낫다고 보기에는 사실 어려웠기에(득표수가 얼만큼 나왔는지 모르나) 아카데미 측에서도 이번 만큼은 기생충에 손을 들어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리고 2019년에 기생충에 버금가는 영어권 영화가 없었다는 것도 시의적절한 수상 운이 따랐다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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