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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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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17... 이유 있는 기술적 과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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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2-22 22:04:06

존 키건의 1차대전사를 2회독 하고
드디어 1917을 보러 갔습니다.
다만 영화는 그렇게 역사적 배경지식을
알고 가지 않아도 감상에 전혀 지장은
없을 것 같더군요.
영화는 전장의 전체적인 상황을
개괄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평범한
개인의 시점으로 전장을 체험하도록
하는 데 철저하게 중점을 둡니다.
영화 전개의 거의 대부분이 컷의
나눔 없이 실제 물리적인 시간을
따라가는 만큼 시간적 배경은
타이틀에 나오는 특정일로 거의
제한되어 있죠.
그래서 이 영화는 제한된 시간적
배경을 횡단면적으로 접근하는
공간적인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에피소드는
극단적으로 말해서 시시하며
진부한 수준입니다.
그놈의 적의 사격에 쫓겨
강으로 뛰어드는 장면은
몇백 개 영화에서 봤는지
모르겠군요. 다만 그 공간을
묘사하는 '결'이 보통 수준이
아닙니다. 디테일하며 현장감이
넘치면서 회화적이기까지 합니다.
이미 원더우먼에서도 보여줬던
무인지대를 주인공들이 통과할 때
자연적인 배수 시스템까지
파괴되어 진구렁이가 된 그 처참한
환경의 모습은 당시까지 눈부신 번영을 누렸던 유럽 문명이 당한 참화를
비장한 고전 미술 작품 속에 들어가
직접 체험하는 듯합니다.
영화의 공간 표현의 탁월함은
그뿐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공간상의
물리적 거리를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데 바로 이 부분에 이 영화의
기술적 성취와 주제의 전달이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롱테이크 영화는 이미 많이
나와 있죠. 레버넌트라든지 버드맨
이라든지. 그래서 저는 영화를 보기 전
롱테이크라는 점에는 심드렁했습니다.
보통 롱테이크라는 것도 영화 본 지
얼마 안 돼서 거의 신경 쓰지
않게 되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롱테이크라는 점이... 그래서
주인공이 이동하는 물리적 거리가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1차대전의
비극적인 부분을 직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병사들이 쉬고 있는 숲...
거기서 주인공이 이동합니다.
얼마 안 가 급조된 듯한 교통호로
들어 갑니다.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최전선이랍니다. 그리고 죽음의
영역으로의 대기실이 곧 눈앞에
펼쳐집니다... 물리적인 실시간을
따라가는 카메라가 이 잔인한 간격을
체험하게 해줍니다...
돌격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시계로
확인하는 사병의(스쳐지나가는 엑스트라
였지만...) 모습과 함께 1차대전의
처참함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 그런 1차대전이 끝난 지 겨우
20년이 지나 2차대전이 또 다른
형태로의 처참함으로 인류 역사에
펼쳐졌다는 점이 역사의 비극적이면서
흥미로운 부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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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0-02-22 23:52:34

용아맥에서 봤는데 스토리나 에피소드는 새로울 것이 없으나 기막힌 촬영과 편집으로 몰입하게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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