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ID/PW 찾기 회원가입

[영화리뷰]  (스포X) <침입자> - 괴작 등장

 
4
  3476
Updated at 2020-06-05 15:07:53

2월 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후 3달 반만에 한국 상업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원래는 3월 말 개봉 예정이었던 <침입자>가 그 주인공입니다. 김무열-송지효 주연의 스릴러 영화입니다. 간단하게 첫느낌을 남겨봅니다. 

 

1. 굉장히 이상한 영화입니다. 소설 <아몬드>를 썼던 손원평 작가의 입봉작인데, 그 소설을 굉장히 재밌게 읽었던지라... 이렇게 못 만든 영화가 대체 어떻게 나왔을까 싶더라구요. 단순히 감독의 입봉작이라서 그렇다고 하기엔 영화 전체의 만듦새가 굉장히 허술합니다. 손익분기점이 150만 정도라고 하는데, 스타배우도 없고 장르 특성상 제작비 들어갈 데가 많았을 것 같지도 않은데 전체적으로 영화가 굉장히 값싸게 보입니다. 

 

거짓말이 아니라 독립영화보다도 영화 미술이 빈약합니다. 실내 장면에서는 쇼트마다 화면 조명이 들쑥날쑥한 게 눈에 띌 정도구요. 못 만든 한국영화들은 숱하게 있지만 기술면에서는 적어도 별 문제 없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2.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큽니다. 그나마 김무열이 (기본기는 탄탄한 배우니까요) 고군분투하면서 열심히 연기합니다만 익숙한 김무열의 모습입니다. 비슷한 느낌의 영화였던 <기억의 밤>에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송지효는 특유의 서늘한 외모 덕분에 자주 소름돋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건 무표정으로 건조하게 대사를 내뱉을 경우에만 그렇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요구하는 장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더군요.

 

그나마 제 몫을 다 해낸 두 주연배우에 비해 조연 쪽이 문제가 큽니다. 어머니 역할을 맡은 예수정 배우를 제외하곤 모두 낯선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있는데 어쩜 다들 그리 연기를 못하시는지... 아역부터 주변인물들까지 전부요. 찾아보니 주로 독립영화 쪽에서 넘어오신 분들이던데, 장르영화에 전혀 맞지 않는 터무니 없는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건, 영화의 분위기 때문에 그런 진 몰라도 (이런 말 하면 배우분들께 죄송하지만) 하나 같이 불쾌한 인상의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험악하게 생긴 게 아니라, 보고나면 힘이 축 빠지는 그런 인상의 배우들을요. 

 

3. 영화는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플래쉬백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헌데 이 영화에서의 플래쉬백은 전직 소설가인 손원평 감독이 문학과 영화라는 매체 사이에서 헤메기라도 한 것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딱 한 장면을 예로 들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될까봐 말을 못하겠네요. 

 

 

4. 10명이면 10명이 전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못 만든 영화인데, 희한하게도 굉장한 흡입력이 있습니다. 

 

못 만든 영화를 이렇게 집중해서 볼 수도 있구나 싶었네요.

 

 확실히 중반부까지는 제법 신선한 면모가 있거든요. 덜컹덜컹 하면서도 관객으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스토리의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적어도 보는 동안 지루하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대신 답답해 죽겠다는 생각은 드실 겁니다.  

 

 

5.볼까 말까 고민이시라면, 일단 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이 영화가 재밌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보단 "그래 어디까지 막 나가나 보자" 라는 생각으로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ㅎㅎ  

 

 

 

악평을 쏟아냈지만, 이 영화가 최소 50만은 넘겨줬으면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잠들었던 영화 시장이 좀 깨어날 것 같거든요.   

 

 

14
Comments
2020-06-04 21:48:48

[아몬드]를 재미있게 읽어 감독을 기대하고 조금전에 보고 나왔는데....
군데군데 이야기가 너무 비는게 같은 작가의 영상물인가 싶을 정도네요.
소설에서는 그리 몰입감있게 써놓고 영화는 왜 이리........

2020-06-04 21:48:48

음... 안봐야겠네요 ㅎㅎ
소량의 돈 아끼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Updated at 2020-06-04 22:00:55

진짜 간만에 CGV모바일 들어가 보니 오늘 그야말로 몇 달 만에 5만 이상 찍겠군요

그런데 팝콘지수가 84.. 아이고야 롱런은 기대하기 힘들겠네요

1
2020-06-04 22:00:22
- 본 게시물은 읽기 전 주의를 요하는 게시물로서 내용이 가려져 있습니다.
- 아래 주의문구를 확인하신 후 버튼을 클릭하시면 게시물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경구문구는 재열람 편의를 위해 첫 조회시에만 표시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WR
1
2020-06-04 22:06:54
- 본 게시물은 읽기 전 주의를 요하는 게시물로서 내용이 가려져 있습니다.
- 아래 주의문구를 확인하신 후 버튼을 클릭하시면 게시물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경구문구는 재열람 편의를 위해 첫 조회시에만 표시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2020-06-04 22:49:21

확실히 괴작은 괴작이란 생각이 듭니다. ㅎㅎ

2020-06-04 23:20:57 (118.*.*.46)

흠 아몬드 읽곤 도저히 감독이 영화를 할 거 같지 않던데 의외군요.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영화에서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상상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상업소설로 돌아가시길~

2020-06-04 23:39:20
https://movie.naver.com/movie/bi/pi/basic.nhn?code=62803

찾아보니 소설 이전에 영화 공부를 하신 분이더라구요. 단편 영화도 몇편 연출했었네요.

2020-06-05 05:19:16 (39.*.*.69)

넵 알고 있습니다. 아몬드 후기에서 앞서 말씀드린 글 읽곤 영화 안 할 줄 알았어요~

2020-06-04 23:48:59

오늘 보려했는데 영게평보곤 다른거 봤네요. 손학규 따님이라드만요^^

2020-06-05 00:24:33

전 재밌게 봤어요. 기대이상. 입소문 날 것 같아요.

2020-06-05 00:54:55

 B급 영화를 조아 하는 저는 제취향일거 같습니다ㅎㅎ 

2020-06-05 15:06:51

4번때문에 저도 집중해서 봤고
그럭저럭 볼만하게 봤다고 생각합니다

WR
2020-06-05 15:09:36

투박한 만듦새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제작비 조금 더 보태고, 촬영기간 2주일 정도만 늘어났어도 더 좋아질 여지가 있을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