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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반도>후기( <부산행>과 비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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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5 14:04:31

<부산행>의 결말에 관한 언급이 있습니다.

<반도> 결말의 신파 정도(?)에 관한 언급이 있습니다.

 

 

 

 

 

 

 

 

<부산행>보다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 나름의 미덕은 있습니다.

 

<부산행>과 1대1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주연배우 공유와 강동원

두 배우의 연기력과 별개로 공유는 <부산행>의 원톱 주인공으로서 어쨌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가는 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도>의 강동원은... 과연 최근 한국영화 중 이렇게 주인공의 존재감이 없는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역할이 미약합니다. 공유가 갑작스레 들이닥친 재앙에 "리액션"하는 게 대부분인 반면 강동원은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어떤 거대한 사건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비중도 매우 낮아서 러닝타임 중간쯤 가선 주인공이 누구였나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아역

사실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인데, <부산행>에선 김수안이라는 초특급 아역이 있었습니다. 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성인배우들을 압도하는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줬었는데요. 이 영화의 아역은 제가 한국영화에서 가장 보고싶지 않은 "애어른" 캐릭터입니다. 범죄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 선수입장!" 따위의 대사들을 천연덕스럽게 내뱉는데...  2020년에 이런 대사는 나와선 안되는 거 아닌가요, 그것도 애한테 ㅜㅜ 

 

조연

<부산행>에선 스테레오 타입의 악역이었지만 그걸 또 기막히게 연기한 김의성, 영화 하나로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마동석 같은 멋진 조연들이 있었습니다. 

 

<반도>에선 이레 배우와 구교환 배우가 눈에 쏙 들어오더군요. 몇 년 사이에 몰라보게 성장한 이레 배우는 이 영화에서 멋지게 배역을 소화해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자칫 오글거릴 수도 있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담백하게 연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몸에 맞지 않는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정현보다도 오히려 훌륭한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영화판의 스타인 구교환 배우는 <반도>에서 가장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캐릭터 자체도 독특했구요. 이 배우가 200억짜리 대작영화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걸 보니 참 신기하더라구요. 특유의 하이톤 보이스와 묘한 마스크 때문에 이 배우를 처음 보는 관객들은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끼실 것 같습니다.

 

이외에 김민재씨는 언제나처럼 맛깔나게 악당을 연기했습니다. 다만 캐릭터 자체는 납작하게 만들어졌다는 게 흠입니다. 

 

볼거리

의외로 이 부분은 그닥 인상깊지 않았어요. <부산행>은 최초의 대작 좀비영화라는 어드밴티지도 있긴합니다만, 좀비배우들의 생동감 넘치는 몸 연기가 정말 압도적으로 다가왔는데, <반도>의 좀비는 별로 무섭지도 않고 워낙 CG로 점철되어 있어서 그냥 게임 컷씬 보는 것 같더라구요.  CG를 아낌없이 때려부은 "폐허가 된 서울"의 모습은 마치 <신과 함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림만 보면 뭔가 엄청 대작 같고, 스케일도 어마어마한데 너무 인공적인 느낌이 강해 공허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섭지 않은 좀비가 등장한다는 점은 좀비 영화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결말 (스포 X)

<부산행>은 마지막 신파 때문에 개봉 당시 욕을 많이 먹었지요. 많은 분들이 분유 광고 아니냐고... 저도 개봉 때는 갑자기 찬물을 끼얹는 것 같은 그 장면이 맘에 안 들었는데, 이후 2번 3번 다시 보면서 그 장면이 이해가 되더군요. 굳이 회상 장면을 그렇게 강력하게 넣었어야 했나 싶긴 하지만, <부산행>의 신파는 어찌 보면 필연적인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최근 볼 땐 심지어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반도>의 신파는 <부산행>의 신파보다 조악하고, 정도는 약하지만 3배 정도 길게 나옵니다. 하지만 그 신파 이후 나오는 이 영화의 결말에서는 고개가 끄덕였습니다. 아마 연상호 감독은 그 장면 하나만 생각하며 이 영화의 각본을 쓴 게 아닐까 싶더군요. 전 이 영화의 앞 90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가득하지만 마지막 10분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네요. 저 개인적으로는 상식을 뒤집는 결말이었고, 어찌보면 이 영화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마무리였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 영화가 <부산행>의 속편인 걸 생각해보면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비유하자면 90분 동안 이리저리 헤맸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쨌든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느낌입니다.

 

 

 

결론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수많은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자연스러웠던 <부산행>의 플롯에 비해 이 영화의 플롯은 굉장히 엉망입니다. 인물들은 합당한 동기도 없이 무모하게 행동하며 종종 생각없이 폭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이 영화가 <부산행>보다 못 만들었고, 당연히 현 시국 하에선 흥행도 반토막이 날 겁니다. 

 

그치만 나름 재밌게 보았고, 이 영화가 여름 극장가가 되살아나는 신호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DP 회원님들께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결말이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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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7-15 14:27:49

개인적으로 구교환 배우가 상업영화에서 어떻게 쓰일까 궁금해서라도 보고싶은 영화입니다. 다른 분들도 말씀하셨지만 신파가 걸리기는 하지만요;;

WR
Updated at 2020-07-16 03:14:51

신파 있구나,, 하고 보면 별 문제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엔 영화의 핵심 단점이 신파는 아닌 것 같아요 ㅎㅎ

구교환 배우는 기대하고 보셔도 좋습니다. 아주 재미지게 써먹습니다.

2020-07-15 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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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20-07-15 16: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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