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후기] 아쿠아맨 돌비시네마

어제 집
LG SIGNATURE OLED TV
FOCAL ASTRAL16
FOCAL SOPRA 3
에서 아쿠아맨을 미리 예습하고 갔습니다.

기대가 너무 커서일까요.
아님 OLED TV의 돌비비전이 월등한 탓일까요.

일단 코엑스 메가박스 20년 VVIP로서(그것도 계정 두개를 만들어 둘다) 1관->M관 ->M2관->MX관->돌비시네마의 진화를 누구보다도 자세히 느낀 사람일 것입니다.

이번 돌비시네마에 기대가 컸던 사람으로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차이는 밝은 화면에서 선예도가 매우 나빠졌습니다. 극장에서 돌비비전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자세한 기술적인 것은 모르지만 뒤를 돌아 영사기 쪽을 보니 두개로 쏘는 것 같은데 한개는 레이저로 일반 영상을 또 한개는 하일라이트만 따로 비추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코엑스 메가박스가 MX관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처음 상영한 베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잊지 못합니다.
화질이 좋아서가 아니라 full HD에도 못미칠 만큼 화질이 다 뭉개져서 악몽과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보다가 나와서 극장 매니저에게 ‘이거 많이 이상하다. 화질이 저번보다 많이 뭉개져 보인다.’라고 클래임을 걸어 확인해 보니 두 영사기의 싱크가 안맞아서 그랬다고 사과를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돌비시네마에서는 밝은 장면에서 유난히 선예도가 훅 떨어지는 것이 그때처럼 영사기간 싱크가 안맞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뜩이나 저번보다 스크린이 작아졌는데 화질까지 뭉개지니 화가났습니다.

두번째로는 영화 전체가 톤 다운이 됐습니다.
HDR특성상 어두운 장면은 더 어둡게 나오는건 맞는데 이번에는 LG OLED가 아닌 LED TV에서 돌비비전을 실행하면 전체적으로 어두워지고 하일라이트만 조금 튀는 정도의 밝기를 나타내는, 바로 그런 느낌의 명암비였습니다.
처음 돌비시네마 데모영상의 찐 블랙을 설명하는 장면만 두드러지게 명암비가 확연히 느껴졌지만 정작 영화에서는 어두운 사물과 밝은 사물이 동시에 나올 때는 HDR다운 명암비라기보단 일반적인 MX관 명암비보단 더 어두우면서 약간 더 좋은 정도로 밖에 안느껴졌습니다.
마치 프로젝터의 아이리스 기능처럼 전체적인 밝기가 어두울땐 더 어둡고 밝을 땐 더 밝지만 그것이 골고루 섞여있을땐 그 명암비를 살리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화나고 깨는 것은
이거 캐이블 방송 재방영이야?
비트레이트가 낮아 깨지는 듯한 뭉개짐-첫번째 실망과도 일맥상통하는 빠른 장면에서의 화질 뭉개짐이 심합니다. 특히 가장 기대를 모았던 폭풍우 속에서 조명탄을 들고 바다로 뛰어들어 붉은 빛이 해저 심연으로 내려가면서 괴물들이 몰리는 아쿠아맨의 시그니처 장면이 !!!!

배신이야!!

무슨 OCN 캐이블 방송 같은 즈질 화질로 깨져 나오는 ...

만정이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
지금까지 밝은 부분의 비네팅 현상은 거의 안보일 정도로 개선됐고 어두운 장면은 확실히 어둡게 뿌옇게 들뜬 블랙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밝은 장면또한 대낮처럼 밝은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밝음과 어두움이 섞여있는 장면은 그저그랬습니다.


사운드.

이전보다 양감이 줄고 극장 특유의 저음과 부밍이 개선됐습니다. 그래서 저역의 해상도가 올라가고 저역이 무턱대고 커서 굵은 여배우 음성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MX관은 전면 스피커에 초몰빵해서 사이드와 백서라운드 스피커가 상대적으로 심하게 작아 오브젝트가 회전하는 소리는 전면과 서라운드 소리가 격하게 달라 심한 이질감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 격차가 없어지진 않았지만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이드와 백 서라운드의 볼륨이 이전보다 커진 것 까지는 좋았는데

고역이 저번보다 더 뭉툭해졌네요.
지나친 흡음때문인지 아직 튜닝중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번보다 전체적인 사운드의 정보량이 확연이 줄었습니다.
섬세한 맛이 사라졌습니다.
돌비시네마 관람을 마치고 11관에서 다른 영화를 봤는데 오히려그 영화의 밸런스가 더 좋았습니다. 돌비시네마는 바삭한(크리스피한) 고역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좌석은 이전보다 허리받침이 더 좋아졌고 배치도 둥글게 배려하고... 저는 전후좌우 완전 중앙에서 관람해서인지 단차의 문제점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돌비시네마 좌석은 팔걸이가 메가박스처럼 두사람사이에 하나로 공유하는 식이 아니라 각자 하나씩 (위의 사진처럼) 따로있고 앞에 테이블처럼 간격이 충분한 것과는 좀 달랐습니다. 그건 극장의 매출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융통성있게 최대한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타협한 것처럼 보입니다.


오늘 그첫 인상은 매우 실망스러웠지만 입바른 칭찬없이 느낀 그대로 적었습니다.
그만큼 이제 홈시어터 수준이 이미 극장을 뛰어넘었다고 볼수 있고 아니면 코엑스가 아직 세팅중이거나 오늘만 상태가 나쁜 다른 이유가 있어서 다음엔 완벽하게 기대에 부응하는 화질로 나오길 바랍니다.
그래도 개선이 되질 않으면
맞은편 현대자동차 신사옥이 생길때 초대형 IMAX를 무기로하는 CGV가 들어서고 나서야 제정신을 차릴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코엑스 메가박스를 애정하는 맘에서
그리고 수준높은 DP인의 눈높이에 맞춰 깐깐하게 후기를 남겼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주 주말에 저희집에서 시청회를 여는데 이렇게 돌비시네마를 혹평해 놓고 얼마나 좋은지 벼르고 오셔도 됩니다.

P.S. 아이러니하게도 메가박스의 진정한 초 고화질 스크린은 극장외부의 사이니지 디스플레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뛰어난 픽셀단위 명암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