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스포유] 살아있다 를 보았습니다
[스포 있습니다]
주말에 살아있다를 보았습니다.
부산행 이후 한국형 좀비 영화가 언제부턴가 또 하나의 대세 장르가 되어가는 거 같아서 반갑기도 하고 또 그저그런 영화들이 쏟아지다 사그러드는 건 아닐지 걱정도 되는 상황에서 영화를 봤는데
일단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은데?' 였습니다.
여기저기 어설픈 부분도 보이고 스케일이나 스토리 자체가 좀 좁다는 느낌은 있더군요 (저자본 독립영화인가 싶은 기분도 들었어요)
이 영화는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원인이나 배경을 일체 설명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방구석에 틀어박혀 사는 요즘의 20대의 모습을 철저히 파고 들어가는데 꽤 흥미로운 장치들은 있었어요
- 좀비가 되기 전 습관들을 좀비가 된 후에도 보여주는 씬들은 좋았습니다. 로메로 영화 속 좀비들이 본능에 이끌려 쇼핑몰로 향하는 장면을 지금 시대에 맞게 꽤 잘 풀어낸 거 같아요. 다만 이 부분은 좀 더 파고들어갔다면 꽤 괜찮은 철학적 담론들을 던져놓을 수 있었을텐데 살짝 아쉽네요
- 히키코모리 설정의 주인공과 또 다른 여주인공과의 스토리는 좀 더 잘 풀어냈으면 훨씬 좋았을 거 같습니다. '김씨 표류기'에서의 독특한 위치의 두 주인공이 서로 교감하고 힐링을 해 나가는 것처럼 상황이 가진 재미요소가 있는데 이걸 좀 안이하게 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종반부에 등장하는 남자(좀비 아내를 두고 있는)는 역시 좀 더 파고들어갔으면 좋았을텐데 좀 성의없이 캐릭터를 풀어낸 거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좀비가 된 가족들을 바라보는 연민과 공포의 양가감정들은 꽤 괜찮은 소재가 될 수 있었는데,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너무 뜬금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긴 했어요
쓰고나니 안좋은 쪽으로 글이 작성된 거 같긴 한데,
잘만 풀었다면 꽤 신선한 좀비영화 한 편이 나왔을 거 같은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그래도 재미가 아예 없진 않았고 그냥 범작 수준 정도는 되는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한국 좀비영화들의 좀비 연기들은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너무 정형화된 형태로 가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스럽긴 합니다.
월드워 Z의 좀비의 움직임과 가장 유사한 모습이긴 한데, 모든 좀비가 열심히 뛰어다니고 각기춤을 추듯 관절을 꺾는 모습을 가진 건 아니어서요. 이 부분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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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저예산 b급 좀비 영화였고 돈을 벌어야하니 한국상황등을 좀 더 넣은듯한데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별로 였어요. 아예 김씨표류기는 상당히 진지하게 웃기는 - 그리고 마지막은 역대급으로 한국에서만 나올수 있는 엔딩이- 영화라서 전혀 다른 장르가 아닐까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