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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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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8-09 12: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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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원래 미성년자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작품이었다. 코로나로 개봉이 연기되지만 않았다면 우리는 51초 더 붙은 108분 40초짜리 미성년자관람불가 등급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너무 불규칙적으로 흐르다 보니 개봉일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당초 염두해 둔 7월 초 개봉에서 한 달 가량 연기돼 8월 초로 옮겨졌고 그 사이 재편집해서 재심의를 넣어 15세 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7월 초 개봉을 준비하며 5월에 미성년자관람불가를 받았다가 8월 초로 개봉일을 옮기고 재편집해서 6월 18일에 51초 걸러낸 판본으로 15세 등급을 받는데 성공(?)했다. 홍원찬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원래는 미성년자관람불가 등급이었다가 15세 등급으로 변경된 것에 전혀 아쉬움이 없다며 거듭 입장을 밝혔고 애초에 15세를 목표로 제작했다고 한다. 감독 본인은 잔혹한 묘사를 좋아하지 않아서 직접적인 묘사는 자제했으며 찍어 놓은 것도 없단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하드보일드 느와르물을 표방한 작품이라 감독 말대로 너무 직접적인 묘사로 잔혹하게 가면 작품의 성격이 불분명해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처음엔 미성년자관람불가였다가 15세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봐서 그런가 사람을 고문하고 째고 꿰고 가르고 찌르고 자르고 뽑는 등의 가혹 행위에서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15세용 편집 흔적이 묻어난게 아닌가 싶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영화가 대사도 최소화 하고 건조하게 가기 때문에 하드보일드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직접적인 묘사는 자제한 것 같았다.

 

51초 편집한 15세용인데도 정서적으로는 미성년자관람불가 느와르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이 정도만으로도 영등위가 코로나 동정표를 얹어 많이 봐준게 아닐까 싶었다. 묘사의 절제를 떠나 유아 납치와 감금, 장기 적출이 주 소재로 쓰여서 미성년자관람불가 받은 10년 전 [아저씨]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폭력성과 잔혹함의 체감은 지금 봐도 미성년자관람불가가 적합해 보이는 [아저씨]처럼 섬뜩했기 때문에 영등위 판단이 관대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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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전 참고 삼아 찾아본 평이 씨네21 20자 평 밖에 없어서 거의 백지 상태로 감상했는데 나는 정말 별로였다. [반도]보다도 무료했고 식상했으며 지루했다. 느와르물 성격은 지루하다 못해 지겨웠다. 아동 납치, 감금, 학대, 장기 적출을 다루는 식상한 화법, 지치는 기시감, 지겨운 배우들. 씨네21 20자 평에서 평균 별 셋 정도의 전문가 평가를 받았길래 올 여름 텐트폴이니 오락성 면에서 기대치가 있었는데 오락적인 요소에서도 너무 속도가 안 나서 호평 받은 홍경표 촬영의 때깔도 만족감을 채워주지 못했다.   

 

별로였고 아주 별로였는데 작품에 불만족 상태에서 20자 별점 평가를 넘어선 평론과 관객 후기를 찾아보니 호평 중심이라 거리감을 느꼈다. 내가 잘못 본 것일까, 너무 부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닐까 싶은 뒷북 감정들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영화를 두 번 보면 다른 감정을 느끼려나? 호평을 얻고 있는 감각적 요소들, 남성 느와르물에 다가가는 선굵은 설정과 배경과 인물을 조합시킨 연출력, 대립 구도의 긴장감, 공들여 찍은 방콕 카체이싱 묘사 등의 쾌감, 꽉 채운 이정재의 연기, 비워낸 황정민의 절제, 예상 밖 박정민 활용력이 달리 보이려나?

 

다시 보면 개봉 후 얻은 찬사의 영향으로 처음 봤을 때보다 좋은 감정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차 관람을 하게 되는건 나중 일이고 처음 봤을 때의 감상도 중요하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개봉날 보면서 짜증났고 지루했던 이유를 열거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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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아저씨][레옹]같은 느와르물 계보에 놓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기시감을 일으키는 작품들처럼 단순하고 과격한 설정에 과감하고 과장된 액션과 폼으로 도배시킨 액션물이다. 시청각적으로 감각적이고 현란하다. 여운을 자아내는 감상주의를 절제된 시선으로 무자비한 세계에 녹여냈다.

 

주인공이나 악당 무리나 다들 머릿속에 네비게이션이라도 장착됐는지 동네에서 맴도는 집나간 똥개 찾듯 물리 법칙을 무시하고 척척 표적물을 찾아내는 능력이나 아무렇게나 갈겨대도 정확히 관통하는 사격 실력 등 이런 류의 느와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장된 액션 묘사가 수시로 그려진다. 대부분의 사건이 벌어지는 태국 방콕 로케이션도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시각적인 요소에서 제작비의 흔적이 느껴진다. 한국 느와르 컬트가 된 [신세계] 이후 7년만에 조우한 황정민, 이정재의 대립 구도도 절묘한 흥미를 자아낸다.    

 

궁극적으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선굵은 남성 액션 하드보일드 느와르 오락물을 따르고 있어서 복잡한 설정이나 개연성을 제거하고 가는데 문제는 단순 액션물의 쾌감을 받기엔 강한 동기부여로 가는 유아 납치, 감금, 장기 적출 등의 문제에 있어 너무 진지하고 무겁게 가서 액션의 오락성을 짓누른다는 것이다. 장르의 온도 조절 실패, 균형 감각이 전개 내내 위태롭다. 고문 방식에서의 절제는 배경 묘사에서도 필요했다. [테이큰][아저씨]류를 지향해서 드라마가 얄팍한데도 자꾸 인남이 분노를 갖게 되는 대상에 지나치게 감정을 실어 얕은 배경의 바닥을 드러내고 그러다 보니 서사의 구멍만 돌출된다.

 

황정민, 이정재, 그리고 배역 설정의 신선도를 위해 홍보물에서 인물 설명을 최소화 한 박정민까지 주요 인물을 연기한 세 배우의 모습도 지루하다. 이정재의 악역 연기는 배우의 연기폭이 좁아서인지 답답할 뿐이고 특히 성대 밑에서부터 끓여 올리는 듯한 발성은 이번 작품에서 유독 듣기 고역스럽다. 다작하다가 2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게 된 황정민도 순간순간 집중된 감정 표현으로 저력을 보이긴 하나 도식적인 연기는 여전하다. 감독의 전작 [오피스]의 인연이 이어진 듯한 박정민은 트렌스젠더를 연기해도 박정민일 뿐이다. 맡는 배역은 다양한데 연기폭은 좁은 박정민의 트랜스젠더 연기는 콩트 연기를 보는 것 같이 어설프고 어색하다.

 

황정민은 절제된 연기를, 이정재는 레이의 화려한 면모를 드러내기 위해 작품하면서 처음으로 의상과 스타일링에 참여하였다. 박정민처럼 대중적으로 친숙해진 배우가 홍보 과정에서 비밀스럽게 설정된 여장 남자 배역을 하려면 많은 각오가 필요했을 것이다. 외형적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완전히 자신을 무장해제시켜 배역에 접근한 것이 느껴진 성의있는 모습이긴 했다. 세 배우의 연기에 대한 불만과는 별개로 성실히 배역에 임했다는 것은 구석구석 느껴졌다.

 

느껴지긴 했는데도 지겨웠던건 다들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이정재, 박정민은 연기력이 너무 좁다. 이정재는 주연도 너무 오래 해먹고 있어서 상업영화 간판 배우의 세대교체 필요성이 느껴졌다. 배우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1990년대 중반부터 주연급으로 활약한 배우의 주연 연기를 2020년대에도 보고 있다. 배우가 주연 자리를 너무 오래 유지하고 있으면 정말 뭘해도 지루하구나 하는 생각이 이번 작품의 이정재 연기에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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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8-06 17:27:13

 이정재 발성은 정말... 그게 관상이나 암살같은 시대극에선 어울렸지만 현대물에선 좀 자연스러운 발성을 했으면 합니다. 일례로 태국마약두목 본거지에 쳐들어와서 "I want to talk to him"하고 외치는데 암살에서 "자네와 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 듣는 거 같아 피식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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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6 19:04:28

전 스토리가 너무 편의적(?)으로 흘러간다는 인상을 받았어요..캐릭터들도 매력이 없구요..때깔 하나는 맘에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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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6 19:08:15

 방금 아내와 보고 왔는데 무척 잼나게 보고왔습니다 ^^

2020-08-06 21:40:39

공감합니다. 두 번 보면 다를지 모르지만.. 두 번 볼 일이 없을 정도로 저에게는 영화가 별로 였습니다.

DP에서 평이 좋지 않은 반도를 훨씬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저는 박정민의 연기를 괜찮게 봤지만.. 이정재와 황정민의 연기는 극의 집중을 굉장히 방해하는 요소였습니다.

영화 자체가 정체성은 없고 겉멋만 가득한 느낌.

 

ㄱ.....거....겉..ㅁ......머...멋 (슬로우모션)

2020-08-07 00:59:55

 영화에 대한 호불호도 그렇지만 연기에 대한 호불호도 만만치 않군요

 

저는 황정민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대사 치는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정재는 그냥 관상이나 암살에 그 이정재였어요 

 

박정민은 so so

 

오히려 잠깐 나온 최희서가 인상 깊었네요.

2020-08-07 10:33:42

솔직히..이제..테이큰류는 하나의 장르져..

다만..오리지널에서..봐와서 익숙한 전개..액숀을..새롭게 보이는 부분을 어디에 둘거이냐가..관건일겁니다..

그걸..다만악은..차태식보다 나이들은 황정민을 픽했고..람로안보다..한국말 잘하고 인지도 높은 이정재를 사용한거져..그리고..소미보다 어리고..부성애를 느끼는 여자아이로..정한거구요..여기에..현지에서..도움주는 캐릭들도 박아논것은..유일한 차별점이라고..봅니다..그래도..아저씨의 참신한 액션까지는 가지 않았지만..스케일과 쾌감만큼은..이긴듯합니다..

앞으로도..주욱..나올..장르영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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