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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ㅡ시간의 독해가 지나간 뒤에 남겨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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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26 09:28:58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작

<테넷>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스포 有 ''

 

 

 

 

 

TENET (2020)

 

 

 

 

 인과율(因果律)에 따라 모든 시간은 정방향을 향해 그만의 고유한 궤도를 그리며 

순행(順行) 한다.

과거라는 시간이 있었기에 현재가 있게 된것이고, 미래도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역행(逆行) 한다면?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테넷>은 위 질문을 정면으로 관통하지만

그만큼 기존의 영화들과는 다른 해석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이미 30대 후반의 나이에 고담시의 카오스 (chaos)를 완성한 <다크 나이트>의 성과로 인해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된 감독이 되었기에 점차 가중되는 관객의 기대감은

이젠 온전히 그의 몫이 되었다.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테넷 TENET (2020)>은

코로나 (COVID-19)로 인해 경쟁작은 물론 여타 신작들마저 개봉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속에서

극장 문을 공고히 열어 보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 영화를 가장 먼저 찾은 관객들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했다.

 

<테넷>은 시간의 역행(逆行) 이라는 물리적 표현의 한계를 구현해 냈지만

동시에 그로인한 피로감과 마주해야 했다.

 

 영화는 스토리상 과거로 가기 위해서는 시간의 역행(逆行) 이라는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순행이 되어지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역행이라는

3가지 상황이 스크린 안에 공존하게 되면서 영화 <테넷>은 복잡한 구조를

스스로에게 겹겹이 쌓고 말았다.

 

 크리스토퍼 놀란도 다분히 이점을 의식해서인지 영화의 중반, 사토르와 대치되며 

인버전 (inversion)이 직접적으로 목격되는

심문 장면에서는 극단적으로 빨강(Red)과 파랑(Blue)이라는 2가지 색만을 강조하며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자 전략적인 배치를 한다.

 

 

 그렇치만

 영화는 이후부터 시간의 역행을 본격적으로 되풀이 하면서

마치 떨어져 나간 파편들을 찾아야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의 순서는 조각이 난 퍼즐처럼 

재편 된다.

 

여기에 인물들에 대한 감정 변화와 행동에 있어서도 비록 크리스토퍼 놀란의 각본이었지만 

만족할만큼 입체적이지 못하면서 또 다른 아쉬움을 남겨주었다. 

 

엔트로피와 열역학 법칙등을 설정에 대입하고

물리학자 킵 손의 이론에서도 영감을 받은

(ps. 테드 창의 SF 소설 단편집 <숨>에서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이 킵 손의 이론에 영감을 받았듯이) 

놀란의 상상력은 분명 흥미로웠지만

극을 이끄는 인물들의 질감과 공감력에서는 감독의 전작들보다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주인공(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자신이 속한 미스터리한 단체에 대해서도, 처음 만나는 낯선 인물들에 대해서도

경계심이나 의문을 크게 품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모든 의문을 생략한 체 조각난 퍼즐만을 맞추기 위해 급급한 모습이기도 하였다.

 

영화의 악인 캐릭터였던 사토르와의 마지막 대결이 

교차 편집으로 이루어지는 스탈스크 작전 씬에서도 긴장감을 이어가지 못하고

통화상으로 사토르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설명조의 대사들과 

캣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되는 과정은 다소 안일해 보였다.

주요 여성 캐릭터였던 사토르의 아내 캣의 모성애를 강조하는 방식에서 놀란의 각본은 진부 했으며 

주인공(존 데이비드 워싱턴)과의 관계에서 <테넷>은 건조했다.

 

 

반면 미래에서 과거로 넘어와 주인공 (존 데이비드 워싱턴)을 돕는것은 물론 주인공과의 동선에 

(로버트 패틴슨)은 영화에 숨겨놓은 퍼즐의 일부로서 역할을 하였지만

그외 인물들은 존재감이 미비했다.

 

 

비록 첩보 장르를 지향하고 있었지만 <테넷>속 주요 인물들의 모습은 

각종 물리학 속 난해한 용어와 법칙을 논하기가 무색하게 

조금은 단조롭기까지 하였다.

 


<테넷 (2020)>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작

 메멘토 Memento (2001)처럼 영화상 지나간 과거를 관객들이 기억하며 해석을 유도하는 작품이었지만

 시간의 독해가 지나간 뒤 

나에게 두 영화가 남긴 자리는 같지 않았다.

 

전작은 아직도 깊은 여운으로 체워져 있던 반면 

<테넷 (2020)>은 

차갑게 식어버린 흔적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메멘토 Memento (2001)  

 

 

하지만

그럼에도 <테넷>은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와는 별개로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한명의 감독이 품은 야심을 더욱 확고히 각인시켜 주었다.

 여전히 그가 활성화시키는 영화 속 시간 (時間)은 점차 장르를 넘어 이동 중이며

그만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감독의 시간에 대한 주시(注視)와 새로운 무대를 다시한번 기다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넷 TENET (2020)

 

 

Directer

 Christopher No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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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0-09-25 22:59:22

동감합니다. 그래도 다음 영화가 기대됩니다!

Updated at 2020-09-25 23:50:16

덩케르크때도 그렇고 인물들의 감정선을 적당히 배제한듯 보였습니다. 오히려 시니컬해보여서 더 세련되고 덜 감성적으로 느껴졌어요.. 다소 느슨해졌던 놀란의 최근작에 비해 이번 영화는 빠르고 리듬이 좋아서 몰입도가 좋더군요.. 조각의 흔적들을 급급하게 찾는 방식 탓에 호불호가 좀 갈리지만 놀란의 의도가 저에겐 먹혔들었네요. 다음작도 기대가 됩니다.

2020-09-26 10:45:27

로튼토마토 평이 놀란의 역대 영화 중 가장 낮은 걸로 봤는데요.. 아이디어 자체는 좋은데 줄거리도 비주얼도 기대치에는 못 미쳐서 아쉽더군요. 시간역행이라는게 cg없이 구현하기는 너무 어려운 개념이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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