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2
OTT 이야기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영게]  (스포가득) 나는 왜 테넷이 불편했나? 2편

 
2
  1883
2020-10-23 14:59:51

 로저 에버트가 다른 선배 평론가에게 물었다고 한다.

"영화리뷰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러자 선배 평론가가 대답했다고 한다.

"영화를 더 많이 보게 하는 것이지."라고.

 

지금부터 쓰려는 이야기는 테넷에 대한 평가, 리뷰, 감상평. 그 어떤 것으로 보여질수도 있지만,

테넷을 본 한 사람의 의견, 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난 이 영화를 평가할 정도로 영화에 정통한 사람도 아니고 권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 의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한 것도 있거니와,

머리속으로 계속 이 영화가 불편한 이유가 떠올랐는데... 그걸 어딘가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영화를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

(그것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느낀 테넷이란 영화의 불편함이란, (불편함이라고 표현을 하긴 했지만)

영화를 볼때 거북하다거나, 보기힘들었다는 뜻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는 재미있고, 시각적으로 훌륭하다.

내가 이야기 하려는 것은 영화를 재밌게 다보고 나서 영화관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느껴졌던 텁텁한 뒷맛에 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집요하게도 난 그걸 1, 2편에 걸쳐서 쓰고 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쓰다보니 길어져서 과연 2편으로 끝날지 두렵긴하다.)

내가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우선, 놀란이 악당을 그려낸 방식이다.

테넷에 나오는 악당은...

악당으로서 그 어떠한 매력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영화에 나오는 악당중에 매력없는 악당은 복권의 꽝 만큼이나 차고 넘친다.

하지만 다른 영화에 나온 대부분의 악당이 매력이 없는 이유가 악당 캐릭터의 전형성을 답습했기 때문이라면

테넷에 나오는 악당은 그 전형성을 탈피하려는 시도가 처절하게 실패함으로서 오히려 보통 영화의 악당보다 매력이 더 없어져 버린 특이한 케이스다.

전형적인 악당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자.

1)지구(도시, 국가 등등)를 정복(파괴, 멸망 등등)하려한다.

2) 그 이유는 블라블라블라.

블라블라블라에 해당하는 부분이 악당 캐릭터의 매력발산 구간(캐릭터의 깊이를 만드는)이다.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1) 인류(국가, 미국 등등)는 자정능력을 잃었어! 인류는 멸망해야해. 대의를 위한거야.

2) 내가 킹 왕 짱이야 내가 돈 많아. 내가 최고야 내가 지구정복해서 다 해먹을거야.

놀란은 자신의 영화에 나오는 악당이 저런 대사를 치게 만들기 싫었음이 틀림없다.

그래서 다른 길을 간다.

3) 난 어차피 암으로 죽을거야. 그러니까 다 같이 죽는거야.

 

적어도 내가 본 영화중에서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악당치고,

저렇게 쪼잔한 마인드를 가진 악당은 보지를 못했다.

중2병 악당이라니...

전형적이진 않지만, 그냥 딱 봐도 불가능하다.

전세계에 가장 보안이 심한 곳에 흩어져 있는, 인류를 파괴할 물건을 다 찾는 정도의 스케일은

자신의 생사를 뛰어 넘는 순교의 정신이 아니라면

할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들은, 모두 정의와 신의 이름아래 자행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폭탄조끼를 입고, 비행기를 건물에 처박고,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보내는 것이다

 

내가 죽을거니까 세상이 망하던 말던 상관없다는 식의 네거티브한 마인드로는,

대한민국 중학생들을 상대로도 이길수 없을 것이다.

 

물론 진 악당이 존재하긴 한다. 미래의 어떤 조직. 그들은 대의명분을 내세운다.

환경 오염을 과거 조상들에게 죄를 묻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현시대의 서브악당이 나와야했다.

같은 사상과 의식을 공유하는 사람이 발에 채고도 넘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였을까?

다른 첩보영화와는 달라야 한다는 강박때문이었을까?

놀란은 케네스 브레너란 명 배우를 활용하지 못했다.

세익스피어의 주옥같은 대사를 읊던 그를 중2병 환자로 만들어놨다는건,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한 댓가치고는 혹독하다.

 

게다가 악당이 손목시계로 자신의 심박수를 체크하는 설정을 넣은 건..

반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더군다나, 악당은 아들도 있다.

보통, 자식이 있는 사람이 저렇게 막가지는 않는다.

인류에는 자기 자식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물론 이부분은 영화만 보고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악당이 자기 아들을 부인에게 주지않는 것이 단지 부인을 괴롭히기 위한 것인지,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라면 미래의 조직과 네고를 잘해서 내 암부터 낫게 하는 방법을 찾았을거 같다.

미래의 의학기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을까?

 

...쓰다보니 결국 여자주인공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3
Comments
2
2020-10-23 15:39:09

영화 자체가 그리 재미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한번 더볼까 생각이 들어도
상영시간이 길어서
굳이 다시 보고 싶지는 않더군요. 지루해서요

1
2020-10-23 16:40:09

테넷이 불친절하고 빠르고
CG사용 최소화하고 뭐 다 좋습니다만
저에게 테넷은 심미적 요소/매력이
부족한 영화라서 다회차가 안 끌리는
작품이었습니다.

1
2020-10-24 08:29:04

저에게는 전투씬에서 병사들의 종종거리는 뒷걸음질이 참 어설프다는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인 한줄평을 달자면 ‘놀란 감독의 자뻑만 돋보인 영화.’ 라고 하고 싶네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