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PW 찾기 회원가입
폰조, 저는 꽤 괜찮게 봤네요.
 
  511
2020-10-24 00:16:45

보기 전에 쏟아지는 악평을 보고 기대감 없이 봐서 그런지 저는 그럭저럭 괜찮게 봤습니다. 감독의 전력을 생각할 때, 딱 조쉬 트랭크 다운 영화가 나온게 아닐까 생각해요. 좀 더 자세한 감상평은 아래 적어두었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긁어와 평어체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조쉬 트랭크는 데인 드한을 주연으로 내새운 영화, 『크로니클』을 성공시켜 호평을 받고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마일즈 텔러와 함께 한 『판타스틱4』 리부트를 거하게 말아먹은 후, 더 이상 기회를 받기 힘들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러나 『판타스틱4』의 실패를 온전히 그에게만 돌리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그는 이 마블의 밝디밝은 분위기의 코믹스를 『크로니클』과 마찬가지로 암울한 분위기의 반영웅 드라마로 만들 생각을 했으나, 이는 최대한 대중적인 블록버스터를 만들고 싶어하는 마블 스튜디오의 계획과 많은 괴리가 있었다. 결국 제작사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간 편집은 영화를 최악의 혼란으로 만들어버렸고, 설상가상으로 개봉 전에 공개적으로 제작사를 비난한 트랭크의 행동으로 영화는 관객들에게 선 보이기도 전에 기대감이 확 내려간 상태에서 망해버렸다. 


 이렇게 조쉬 트랭크는 매우 강한 주관과 작가주의적 태도를 가진, 비 대중적 감독이다. 때문에 트랭크의 영화를 볼 때, 이런 점은 감수해야 한다. 그는 절대로 관객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극적 구성과 명료한 스토리 라인을 위해, 자신이 담고 싶은 주제를 더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포기할 감독이 아니다.    


 이 영화에서도 그러한 고집이 보인다. 알 카포네가 매독으로 인해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보낸 말년을 묘사하는데 공을 들인 이 영화는, 관객들의 피로감에 아랑곳 하지 않고, 시중일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을 내장한 채, 느릿느릿 진행된다. 결국 관객들은 알 카포네의 심리상태에 동화되어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환상인지 구분하기 힘든 지점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주제가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감독은 알카포네의 마피아로서의 일생- 평생 속이고, 습격하고, 위태로우며 가족들마저도 신뢰할 수 없는 삶-의 모습을 편집증적 착란에 빠진 말년의 모습을 통해 압축적이고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그가 평생을 헌신하고 지키고 싶어했던 가족 마저도, 그의 사후 뿔뿔이 흩어지는 아이러니를 강조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이 영화가 현재의 부정적인 평가만큼 그렇게 실패한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톰 하디가 연기한 알 카포네는, 로버트 드니로나, 앤써니 라파글리아가 연기한 알 카포네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말년의 병색이 완연한 모습을 너무 실감나게 표현해서 영화 내내 그 모습을 편히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러닝 타임 내내 흐르는 날카로운 긴장감을 감수하고 퇴락하고 오해받은 조직폭력배의 내면을 체험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추천할만하다. 작가주의의 난해함에 대한 관용이 있는 관객도 그럭저럭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 편히 피로를 풀기 위해 여흥을 즐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필히 피해야 할 영화다. 



*폰조(Fonzo)는 제작사에서 정한 이름으로 알 카포네의 본명인 알폰소 카포네(Alfonso Capone)의 애칭이다. 그를 아는 지인들은 알 카포네를 폰즈(Fons)라는 미국식 애칭으로 불렀다. 그런데 영화가 그의 죽음 이후 카포네 일가가 뿔뿔히 흩어져 이름을 바꾸고 몰락한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자의적 이름이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카포네(Capone)'라는 원제가 알 카포네의 일생에 드리워진 아이러니를 더욱 잘 설명하는 게 아닐까?   

2
Comments
2020-10-24 02:34:35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카페이스가 그리워 지더군요 ㅎ

WR
2020-10-24 13:12:47

드 팔마의 갱스터 영화들은 이미 고전들이죠.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