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1
못웃기면맞는다
ID/PW 찾기 회원가입

[영화리뷰]  맹크 (노 스포)

 
3
  1914
2020-12-04 20:57:24

(스포일러 없습니다)

데이비드 핀처의 신작 <맹크>를 보았습니다. <시민케인>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작품이고 저는 십수년 전 시민케인을 봐서 별 기억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 <맹크>는 재미있는 영화네요.

기술적으로는 당시 30-40년대 흑백영화를 지향합니다. 사운드도 그때의 그 수준을 복원한 것 같습니다. 약간 답답하게 들리는 체험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게리 올드만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순전히 게리 올드만 때문에 이 영화가 컬러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정말 예쁘고 매력적이며 똑똑하게 연기합니다. 아마도 그녀 인생의 최고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에서 의외로 안정적이고 사랑스러운 배우는 릴리 콜린스인데, 대단한 역할이 아님에도 영화에 꼭 필요한 인물입니다.

<시민케인>을 잘 기억하지 못해도 <맹크>의 감상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당시 시대배경(특히 미국)을 이해하지 못하면 러닝타임 상당구간에서 어리둥절 할 수 있겠습니다. ‘어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비슷한 소재의 영화 <트럼보>를 떠올리게 합니다. <맹크>에 비하면 <트럼보>의 배경은 매우 친절하고 다정한 편입니다.

핀처의 최고작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영화는 <시민케인>의 비하인드를 다루는 매우 사적인 영화이며, 또한 핀처의 부친이 시나리오 작가라는 면에서 감독 개인에게는 더더욱 사적인 영화이니 그냥 입 다물고 보았습니다. 핀처의 최근작 중에는 꽤 평범한 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핀처의 개성을 찾기 힘들더군요.

p.s 흑백영화라는 아쉬움이 큽니다. 어쩔 수 없는 컨셉이었겠지만 흑백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체감은 러닝타임인 2시간을 훌쩍 뛰어 넘는 느낌이었고, 핀처 특유의 아름다운 색감의 촬영본이 존재할 거라는 생각에 컬러본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옛날영화인 척 하는 촬영과 편집 기법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흑백영화로서의 장점이 잘 느껴지지 않네요. 물론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5
Comments
3
Updated at 2020-12-05 00:55:03

맹크가 간부들과 정치인들과 논쟁하는 장면에서의 빠르게 지나가는 편집들을 보면서 ‘아 내가 핀쳐 영화를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전체적으로도 현재와 과거를 오고가면서 옛날영화(?)답지 않게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요.
흑백 촬영, 필름 튀는 효과, 모노 사운드는 어디까지나 고전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선택한 것 같고요.

맹크 보기 바로 직전에 시민 케인을 예습하고 영화를 봤는데, 게리 올드만이 곯아 떨어져서 들고 있던 술병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시민 케인 도입부랑 이미지가 겹치는 것 말고는 시민 케인의 어떤 부분을 오마쥬 했는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몇몇 대사들에서 시민 케인이 떠오르긴 하더군요. 시민 케인을 더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려나요.

WR
2020-12-06 01:11:23

맞아요, 그 저택 장면은 영화에서도 매우 튈 정도로 박력있고 스피디한 컷이라 순간 놀랐습니다. <로마>와는 결이 다르긴하지만, <로마>의 사운드 디자인이 정말 호강할 정도여서 약간의 아쉬움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대로가 여러모로 맞긴 하죠.

3
2020-12-04 23:05:24

애초에 촬영 자체를 RED "Monstrochrome" 8K cameras로 해서 컬러본은 아예 존재하질 않습니다.

WR
2020-12-06 01:07:59

아이고 그랬군요, 게리 올드먼의 표정을 컬러로 보고 싶었는데....

2
2020-12-05 11:09:57

시민케인보다 오히려 당시 미국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을 알아야 이해가 가능한 영화였네요.

완성도는 대단했습니다 :-)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