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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라스트 레터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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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1 11:22:12

 어제 낮에 롯데시네마에 가서 영화 <라스트 레터> 보고 왔습니다.

 썩 그렇게 상영관 크기 자체가 크지도 않았지만 그 와중에 관객도 저까지 해서 딱 4명 뿐이더군요.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작품들을 사랑하는 편이긴 하지만 정작 극장에서 그의 작품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제목이 제목이니 만큼 <러브레터>가 가진 여운의 연장선이라는 이미지를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러브레터가 가지고 있던 일종의 추리형 미스테리 구조가 이 작품에도 부분적으로 등장하고 있고 애틋한 멜로적 감성 또한 듬뿍 담겨 있죠.

 

 긍정적으로 보고자 하는 시선에서는 애틋하고 따스한 멜로의 확장이라 할 수 있겠지만

부정적으로 보고자 하는 시선에서는 이와이 슌지의 자가복제라는 평가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라스트 레터를 좋게 본 제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전자의 편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단순히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의 주요 인물들을 출연시켰다는 뻔한 이유가 아니라 캐릭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히로세 스즈와 모리 나나가 풋풋한 싱그러움을 머금은 매력을 보여 줍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통해 처음 히로세 스즈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연함과 매혹성을 동시에 가진 묘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드네요.

 모리 나나는 극 중 배역에 맞는 캐릭터를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게 알맞은 선으로 연기를 해낸다는 게 보입니다. 저는 히로세 스즈보다 오히려 모리 나나가 맡은 배역에 더 애정과 동정심이 가더군요.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도 앞으로 자주 볼 수 있으면 바랍니다.

 

 어린 시절을 담당한 위에 언급한 두 여배우와는 다른 면으로 마츠 다카코는 순수함과 원숙미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4월 이야기에서 이제 막 성인이 되어 대학 신입생의 서투르고 어설프지만 활기찬 순수함의 매력을 발산했던 그 배우가 세월이 흘러 젊은 여배우들의 엄마로 나오는 모습을 보니 삶이라는 시간의 변화를 새삼 체감하게 되었네요.

 그 때 그 시절을 지나쳐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고백>에서 보여준 처연하고도 차분한 연기톤이 부담스러웠는데 이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은 따뜻하고 귀여운 아주머니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던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본인이 일본 내에서 지니고 있는 남성적 매력의 이미지를 스스로 덜어내고 캐릭터에 맞추고자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게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질꼬질한 분장을 했어도 정우성은 정우성인 것처럼 역시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였다라고 보여지네요.

 사랑이라는 맥락 안에서 상승과 추락을 경험한 인생을 산 듯한 태도에서 보이는 연기는 단순히 그가 외적인 매력으로만 승부해낸 배우가 아니라는 게 증명이 됩니다.

 

 상당히 의외였던 점은 애니메이션<에반게리온> 시리즈의 아버지인 안노 히데아키가 배우로서도 썩 나쁘지 않은 기대 이상의 호연을 해냈다는 겁니다. 국어책을 읽는 듯한 어색함과 자연스러움이 같이 섞인 듯한 희한한 연기를 해내서 은근히 재미있더군요.

 

 토요카와 에츠시, 나카야마 미호 두 배우는 생각 못한 지점에 잠시 등장해 본인들 씬에서 주요 배역들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그 외에도 여러 조연 배우들이 극의 활력을 돋우는 역할을 하는데 그 이미지가 풍경화 사진으로 쓴다 해도 좋을 듯 싶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스토리로 접근을 하게 되면 스포일러를 발설하게 되어 버릴까봐 이 이상은 보고자 하나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접겠습니다.

  블루레이가 출시되면 꼭 사야겠네요. 

 

 저의 네이버 별점과 한줄 감상평입니다.

라스트 레터
별점 - 총 10점 중8

- <러브레터>라는 부모가 낳은 예쁘고 애처로운 아이를 보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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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3-01 11:28:25

 릴리슈슈 이후의 이야기(?)

립반윙클


하나와 앨리스 프리퀄 이야기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러브레터 이후 이야기(?)

라스트레터 


어느순간 후속편으로 작품 활동하죠.


제경우 립반윙클이 

너무 좋았었네요. 


 

2021-03-01 11:30:57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정말 남자가 봐도 멋있더군요. 

영화 속에서 가볍게 입고 다니는데 정말 섹시하다고 느껴졌습니다.

2021-03-01 11:45:27

이와이 슌지 감독영화 좋아했는데 한번 봐야겠네요.

나이든다는 것을 느끼는 게

예전에 봤던 영화나 그런 영화에 연장선에 있는 영화들이 더 친근하고 편하게 다가오네요.

2021-03-01 11:54:06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 주인공 안노 감독등 나와서 놀랬습니다 ㅎㅎ
전 시어머니 관련 에피소드를 줄이고 나머지 주인공 비중을 늘렸으면 더 애틋함 농도가 올라가지 않았을까 아쉽더군요

2021-03-02 00:27:05

영화가 끝난 후에도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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