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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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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4-22 15:07:34

 

 

이동진 평론가의 인터뷰 중에서

영화에 대한 복기와 한줄평에 대한 답변 및 종교학적인 분석과 좋은 감독에 대한 이동진 평론가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같은 영화를 2번 볼 때가 거의 없다고 하셨어요. 

평론을 쓸 때, 영화를 어떻게 복기하시나요?

 

(이동진)

영화는 생각보다 언어가 구조화되어 있고, 처음 5분을 보면 짐작하는 수준을 대부분 맞출 수 있어요. 

그건 제가 천재여서 보이는 게 아니라, 영화에 쏟아부은 시간이 많기 때문이에요. 

영화 언어에 상대적으로 익숙할 수밖에 없죠. 

 

다른 쪽으로는 어제저녁, 오늘 점심에 뭐 먹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아요. 

평생 시간을 그렇게 썼으니까요. 

 

아버지가 밤마다 형과 함께 내기 바둑을 두곤 하셨어요. 

옆에서 보면 우리 아버지와 형이 천재 같은 거예요. 

바둑 한판을 두고 순서대로 다시 보면서 복기한단 말이죠. 

확률 문제로 계산하면 어마하게 복잡한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바둑을 만 판 둬서 그렇더라고요. 

 

당연히 2번 보면 물론 좋겠죠.

 하지만 인간의 삶은 항상 유한하고 최선은 없어요. 

순간순간을 타협하는 거죠.

 

 

제까지 독자들이 가장 많이 본 이동진의 평은한줄평이라고 생각해요. 

분량에 따라 글 쓰는 방법이 달라지나요?


한줄평이 가진 강력한 효용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특징을 가장 제한된 언어로 쓰는 게 한줄평일 거예요.

 쓰는 사람 입장에서도 지루하지 않게 이전하고 다른 한 줄을 쓰면서 각 영화의 특성을 반영해야 해요. 

 

사람들은 쉽게 쓴다고 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셈이죠.

 반면 <버닝>처럼 80매 원고를 쓴다면 훨씬 분석적이면서도 파고 들어가는 스타일의 

언어를 구사해야 하잖아요. 

80매 평론이 한줄평보다 반드시 모든 면에서 위대하고 우수한 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한줄평이 가장 상업적인 글인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글이 있어야 할 이유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글의 형식과 글을 누가 읽는가에 맞춰 쓰는 게 맞죠.

 

 

 

-이동진은 영화를 ‘종교학적’으로 분석하기를 좋아하고 

종교영화를 유독 더 좋아한다는 식의 편견 섞인 반응이 있다.

 

Antichrist (2009)

안티크라이스트

★★★★★ (100점)

  '창의적 예문으로 가득한 영화상징사전 '

 

 

(이동진) 

세상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있고, 

 뇌가 이것을 모두 수용하면 터져버릴 테니 뇌는 뇌 나름대로 정보를 거르고 저장하는 방식이 있다. 

가장 많이 적용되는 게 편견이고 그중 가장 쉬운 게 ‘귀인의 오류’다. 

원래 사람이 그렇다고 보는 거다. 

이동진은 종교학과를 졸업했으니 종교 전문가일 거 같고 종교 얘기만 나오면 좋아할 거 같다고 한다.

 내가 종교영화가 아닌 작품을 호평한 게 더 많은데도 말이다. 

 

어떤 사람의 글을 평가하려면 글이 나올 때마다 매번 제대로 읽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우니까

사람을 판단하는 거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많은 평론가들이 좋은 감독이 좋은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반대라고 본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좋은 감독이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동안에만 그 사람은 좋은 감독이다. 

때문에 너무 좋은 데뷔작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 작품은 형편없는 경우도 있다. 

 

 覇王別姬 (Farewell My Concubine)

<패왕별희>

 

 

첸카이거는 <패왕별희>(1993) 당시 훌륭한 감독이었지만

지금은 한심한 수준이 됐다. 

마티외 카소비츠의 데뷔작 <증오>(1995)는 굉장한 영화였지만 이후에는 엉망진창이다. 

왜 그럴까, 

그냥 두 사람은 특정 작품을 잘 만든 거고 지금은 좋은 감독이 아닌 거다. 

근데 그걸 사람으로 놓고 보면 좋은 감독이 좋은 데뷔작을 만들었으니 그다음에도 좋은 영화를 만들 거라 

 생각하게 되고 거기에서 논리적 문제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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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4-22 15:17:35

저랑 비슷한 생각이라 공감이 되는군요. 잘 봤습니다.

2021-04-22 15:34:34

 첸카이거는 정말.....공감합니다.

2021-04-22 16:02:08

 그러게요 첸카이거에게 머선일이 있었을까요 .... 

2021-04-22 16:35:39

마티유카소비츠도 정말 대실망
같은해에 비교를 많이했던 대니보일의 트래인 스포팅도 좋았지만 증오를 더 좋아했던 저는 이후 카소비츠의 행보에 정말 실망을 금치 못했어요.

2021-04-22 17:30:52

정말 증오 내놨을 당시에는 차세대 유망주 감독으로 기대받았는데 그 후로는 정말 뭐 없네요.

 

차라리 배우로서 커리어가 더 나을 지경

2021-04-22 22:37:44

데뷔 이후 폭망한 케이스가 꽤 있죠.
최근작만 보더라도 '닐 블롬캄프', '니콜라스 윈딩 레픈' 등..
저 두 감독은 특히나 기대가 컷는데.. 이후작 2편 모두 봤지만 ㅎ~ 정말 너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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