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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재개봉 인터미션 안내와 재개봉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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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08 04:46:06

멀티플렉스에서 안내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인터미션 안내다. 5월 4일 화요일 용산cgv 17관 오후 6시 5분 상영이다. 1부 끝나자 상영관 입구에 인터미션 안내판이 세워졌다. 영화 시작 전에는 인터미션 공지가 없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절의 고전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인터미션 안내다. 시간도 정확하다. 1시간 41분 40초 이후부터 약 10분간 휴식시간이 주어진단다.


상영시간 긴 영화의 중간 인터미션은 요즘은 볼 수 없는 영화 구성이라 인터미션 구성까지 포함한 이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상영 방식은 특별한 체험이 된다. 재개봉에서 인터미션은 생략하고 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2017년 재개봉한 [사운드 오브 뮤직]과 작년 오드리 헵번 특별전으로 재개봉한 [마이 페어 레이디]는 인터미션을 생략하고 갔다. 국내 멀티플렉스의 인터미션 기준은 3시간인 것 같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인터미션과 2부 서곡(Entr' Acte)을 생략하고 가도 본편 시간이 3시간 40분이나 되다 보니 인터미션을 생략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여겼나 보다. 10년 전 cgv클래식 필름즈 기획전으로 상영할 때도 인터미션이 있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재개봉 인터미션 풍경. 인터미션이 있는 영화가 재개봉해도 상영시간이 3시간 미만이면 편의상 생략하고 상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즘은 인터미션 구성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 스크린의 인터미션 안내를 촬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반지의 제왕] 이후 상영시간이 길면 인터미션으로 끊는 게 아니라 후속편으로 끊어서 가기 때문에 인터미션 구성도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절 대작 영화들의 흔적으로 남았다. 물론 스튜디오 시절 이후에도 할리우드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인터미션 있는 영화들이 간간이 제작되긴 했다.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인터미션이 있다.


이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재개봉은 인터미션을 뒀음에도 의외로 일반가로 책정됐고 각종 할인 적용도 똑같이 허용해서 가격 부담을 덜어주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인터미션을 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같은 영화는 할인률이나 예매권 적용에도 제약이 많았고 긴 상영시간과 인터미션의 이유로 값도 더 올려 받았는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같은 방식으로 상영하면서도 바가지를 씌우지 않아 이전 사례가 폭리였다는 생각도 들고 가격 인심이 후하단 생각도 든다.


복원 상태는 최상이다. 요즘 영화에 견줄만한 고화질 복원판이다. 여태껏 극장에서 봤던 고전영화 재개봉 중 복원 결과가 가장 우수했다. 많은 사랑을 받는 고전인만큼 지속적인 복원으로 관리가 돼서 위화감이 전혀 없다. 거친 입자가 전혀 없는 선명한 화질과 뛰어난 음질의 복원 결과에 대만족이다.


시작 전 수입, 배급을 맡은 피터팬픽쳐스 로고인 P는 뜨지만 요즘 제휴 파일에 추가된 상영 전 인종차별 경고문은 볼 수 없다. 영화사가 국내 상영에서까진 필요 없다고 판단하여 뺐나 보다. 1936년 원작 공개 때부터 인종차별 문제로 꾸준히 말이 나온 작품이고 급기야 미국에선 작년에 OTT 퇴출 위기에도 몰렸던만큼 고화질 복원판에 시대의 한계로 드러난 인종차별 요소에 대한 안내문을 국내에서도 실었다면 더 보기 좋지 않았을까 싶다.


원세현 번역은 도무지 적응이 되질 않아서 웬만하면 읽지 않으려고 신경썼다. 동생인 멜라니에게 누나라고 부르는 찰스의 호칭 오역은 찰스의 분량이 적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스칼렛에게 끝까지 존대하는 레트 버틀러는 전에 볼 수 없던 모습이라 어색했다. 남녀간에 높임말로 예우를 갖추는 게 당시 남부 귀족들의 풍습이어서 이게 더 맞는 번역일 수는 있는데 그동안 2차 시장에서 봤던 번역에 너무 적응이 돼서 그런가 스칼렛에게 광기를 부리는 순간에서도 존댓말을 하는 레트의 모습은 이상했다. 스칼렛과 레트는 19살 나이 차가 벌어지는데 더군다나 상황에 따라서 포악스러운 성미를 있는대로 드러내는 레트가 이번 재개봉 번역에서처럼 그렇게 스칼렛에게 존댓말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을까 싶다.

 

 

인터미션의 여유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2부 서곡도 들을 수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재개봉을 했지만 멀티플렉스 정식 재개봉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전(2011년) 클래식 필름즈 기획전으로 cgv에서 상영되긴 했지만 정식 재개봉은 아니었고 괜히 텔레비전 화면비를 고려한답시고 케이블 채널에서나 하는 짓을 스크린에다 저질러서 영화에 집중 못하게 만들었다. 황당하게도 비스타 스크린에 스탠다드 비율을 억지로 맞추느라 화면 위아래를 잘라서 작품을 훼손했다.


인터미션 포함해서 3시간 50분 상영이었는데 체감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였다. 그만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몰입도가 훌륭한 작품이기도 하다. 2부에서 스칼렛의 재혼을 기점으로 긴 후일담의 외전을 보는 것처럼 처지는 면은 있지만 유산으로 시작해 보니와 멜라니의 죽음과 스칼렛을 떠나는 레트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후반부의 속도로 다시 체감 시간을 좁힌다. 볼 때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명작이다. 용산 쪽이라 그런가 객석에 외국인들도 제법 있었다.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소장품


책은 두 종류로 가지고 있다. 1990년 어문각에서 발간한 영상세계문학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원작을 3분의 1로 요약한 영상 소설 형태인데 스틸은 공식 스틸을 써서 볼만하지만 캡처는 텔레비전 비디오 영상을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 지금 보면 조악할 뿐이지만 아날로그 시절엔 자료 가치가 있었다. 31년 전 캡처라는 것을 감안하고 봐야한다.


어문각 영상 소설은 아날로그 시절엔 경쟁력있던 영상 소설 기획이라 원작 있는 고전영화의 영상 소설로 세계문학처럼 시리즈로 발간됐고 꾸준히 팔렸다. 비록 원작을 3분의 1로 요약하긴 했지만 활자도 빽빽하고 최대한 많은 내용을 담으려는 성의가 보여 요약판으론 작품 이해를 보기보다 많이 돕는다.


진짜 불쏘시개는 국내에서 멋대로 기획한 해적판 속편인 우측 상단의 [속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 후 이야기]이다. 비슷한 시기에 해외에서 베스트셀러로 주목 받았다가 금세 잊혀진 속편 [스칼렛]이 화제를 모았는데 국내에서 이게 부러웠는지 말도 안 되는 구성의 팬픽 속편이 기획됐다. 책에 들어있는 스틸이 탐이 나서 구입했지만 금세 처치 곤란으로 굳어졌다. 중고 매입 불가이고 차마 버릴 순 없어서 소장하게 된 책 중 하나다. [스칼렛]처럼 국내의 해적판 속편에서도 사람들의 축복 속에 행복하게 재결합하는 레트와 스칼렛의 모습으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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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Updated at 2021-05-08 12:21:54

잘 봤습니다. 너무 정리 잘 해주셨네요. 본문 중 책 보니 저도 다음에 본가 가면 책 찾아봐야겠습니다. 저는 상중하 3권짜리 였던 것 같아요.

번역에 대해서는 저도 뭔가 살짝 아쉬운게 있더라구요. 레트가 스칼렛 찾아와서 지금 스칼렛을 즐겁게 해 줄 남자는 나밖에 없다고 했는데,예전에 본 번역은 16세에서 60세까지 다 군대가고 나밖에 남지 않았다..이런 대사였던거 같은데 이게 영화 대사로도 더 맞고,레트 이미지와 더 맞는거 같고..

마지막에 우는 스칼렛에게 손수건을 주면서 손수건 없이 역경을 넘겨왔다..이런 식으로 말하던데 예전에 본 건 울때마다 손수건을 가지고 있는 것을 못보겠다..이런 대사였던 것으로 기억되요.
예전 번역이 레트 이미지와 더 어울리고 영화 대사를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한 다는 느낌을 두어번 받았는데..본문 적어주신 것을 보니 이해가 되는 군요.

근데..
레트가 반말 계속 했으면 요즘 사회 분위기상 욕 먹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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