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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미드나이트 스카이〉: 괜찮지만, 훌륭했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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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5-17 21:12:42

〈미드나이트 스카이〉: 괜찮지만, 훌륭했어야 할.

간만의 휴일이라 오랜만에 감상한 영화의 리뷰를 올려봅니다 : )

최근 쉬는날 하는일이 넷플릭스 감상밖에 없는데, 짧게라도 리뷰들을 올려볼까 합니다.

 

예고편의 분위기는 꽤 근사했다. 멸망을 맞이한 세상, 북극 기지에 홀로 갇힌 조지 클루니와 한 아이,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에게 지구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는 눈 폭풍을 뚫고 더욱 큰 안테나 기지로 향하는 쉽지 않은 여정. 〈더 로드〉 등을 떠올리게 하는 가라앉은 분위기는 또 한편의 무게감 있는 SF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분위기 있는 미남배우의 대명사 조지 클루니가 연출에도 관심이 많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가 연출한 영화를 진득하게 본 것이 〈미드나이트 스카이〉가 처음이었다. 연기와 연출은 같은 공간에서 이뤄지지만, 그 영역이 다른 만큼 의욕만 앞서 어설픈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리고,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그러한 우려를 비웃는 듯, 모난 곳 없는 안정적인 연출을 보여줬다. 아니 장면 전환 등 몇몇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감독이 영화 전체를 장악하고 일관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거만으로도 하나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아카데미 시각효과 후보로 오른 비쥬얼도 근사하고, 인상적인 음악을 선보여온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미드나이트 스카이〉에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탁월하게 조율했다. 거기에 조지 클루니 본인의 열연을 비롯하여 배우들의 연기도 잘 조율되어 있었으니 감상 초반 만족감은 작지 않았다. 네스프레소로 아무리 우려내도 조지 클루니라는 영화인의 진가가 사라지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상 깜작 놀래키는 연출이 언제고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그것을 참아냈다는 것이다. 근래 제작된 영화들에서 놀래키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이 반복되다 보니 지친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데다가, 이러한 방식은 〈미드나이트 스카이〉가 가져가는 담담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기에 잘한 선택으로 보인다. 〈미드나이트 스카이〉가 긴장감을 일으키는 방식은 갑작스러운 천둥소리가 아닌 스산하게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극적인 장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지 클루니 본인이 〈그래비티〉에 출연하며 배운 듯한 우주 유영 장면은 비록 〈그래비티〉의 놀라운 수준에는 이르지 못할지라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세상은 멸망했고, 다행히 죽음에 이르진 않았지만, 남극기지에 고립되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외로이 보내던 주인공에게 기지에 숨어있던 여자아이와 마주하고, 식민지가 될 조건을 갖춘 목성의 위성을 조사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탐사선이 지구로 돌아오지 않도록 경고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이제 조지 클루니에게 맞이해야 하는 것은 홀로 서서히 사라져가는 결말 대신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위협이 되기 시작한 오염물질과 눈보라를 뚫고 우주선까지 신호를 쏘아 올릴 수 있는 인근기지로 어린 아이와 함께 이동해야 하는 모험이다. 그 과정은 험난하고,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지금까지 어딘가 조금씩 어긋나 보였던 이야기들이 하나로 맞춰지며 삶에 대한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스텝롤이 올라올 무렵에는 조지 클루니가 제작, 감독, 주연을 맡아 영화를 만들게 만든 소설 『굿모닝 미드나이트』의 인상이 무엇이었는지 알 것만 같았다. 


그런데 다른 이들에게 적극 추천할만한 영화라기에는 어딘지 부족함이 느껴졌다. 황량한 세계를 돌파하는 과정은 〈더 로드〉에, 우주에서 벌어지는 사실적인 액션은 〈그래비티〉에, 우주를 무대로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측면은 〈애드 애스트라〉에, 결말부의 감동은 〈얼라이벌〉에 미치지 못헀다. 어느 부분도 빠지지 않는 육각형 스탯을 갖췄지만 어느 하나 일정선을 넘어가는 부분이 없는 무난한 영화가 돼버렸다는 것이 〈미드나이트 스카이〉 아쉬움이다. 

 

 

의도적으로 많은 것을 덜어냄으로써 이야기와 분위기에 집중하고자 했을 것이고,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이야기는 영화의 컨셉을 감안하더라도 2시간짜리 영화로 만들어내기에는 특히 이야기의 양감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액션이나 스케일을 더하지 않은 것은 잘한 선택이지만, 현재의 줄기를 유지하면서도(등장인물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쉬움이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만의 개성은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겠지만, 결말부의 감동과 여운을 위해서는 그전에 뭔가 더 쌓아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남극의 조지 클루니 파트는 그와 힘겨운 사투를 함께하는 것으로 자기만의 색을 만들어 많은 것을 더러낸 공간을 어느정도 채우는데 성공한 반면, 나머지 파트를 차지하는 지구로 귀환할 수 없게 된 우주탐사선 승무원들의 이야기는 SF 영화의 클리셰를 적절히 다듬는데서 멈춘 느낌이라 무언가 비어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영화의 전박적인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남극에서의 사건들이지만, 결말부에 이르러 우주탐사선이 하는 역할이 작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캐릭터와 감정선을 더 깊이 있게 탐구했어야 했다. 애매한 수위로 과학적 요소를 사용하다 보니 영화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택한 과학적 오류들이 오히려 크게 보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것은 확실히 밝혀야 겠다. 넷플릭스에서 종종만나는 주인공 일행을 알 수 없는 위기 상황에 몰아넣은 뒤 사건의 시작도 끝도 없이 고생하는 모습만 보여주다 끝나는 B급 영화들과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다른 영화라는 점이다.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단지 위기 상황을 전달하고 멸망 이후 세계를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는 겄이 아니라, 삶의 목표와 사랑 등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한 영화라는 점이다. 나는 여러 아쉬움에도 잠이 오지 않는 조용한 밤 〈미드나이트 스카이〉를 감상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영화화 함께 한 2시간의 여운이 남아있다. 세상 모두가 잠들었지만, 나만 깨어있는 그런 밤이 찾아온다면 〈미드나이트 스카이〉를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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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5-18 14:40:31

저에게는 담담하면서 준수 하게 만들긴했지만  별로 새로운것는 없는 평범한 영화라고 생각되는게  

조지 클루니의 감독능력이 거기까지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반부까지는 그럭저럭 선방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늘어지는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WR
2021-05-18 18:48:26

후반부로 갈수록 우주선 승무원들의 역할이 스토리 전개에서나 감정선에서나(특히 결말을 생각하면) 중요해지는데, 딱 잘라서 우주선 파트가 재미가 없어요... 후반부에 힘이빠지는 건 당연한 결과인것 같습니다.

2021-05-20 08:59:49

최근 넷플릭스 작품 중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전체적인 스토리가 너무 단순해서 풍부한 이야기로 흥미를 끌기에는 부족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늘려봐야 식민지에서의 이야기, 더 멸망해가는 지구이야기 등 곁가지 이야기밖에 늘릴 것이 없었구요... 

뭔가 부족하지만 그래도 뭔가 여운을 줬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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