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ID/PW 찾기 회원가입

[영화리뷰]  [감상/히치콕] 싸이코(Psycho)(1960) 단평

 
4
  818
Updated at 2022-04-27 06:41:47

 워낙 유명한 영화고 샤워신 장면은 아마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살인장면으로 얼마나 유명한지 유튜브에서도 등급제한을 걸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 글도 스포일러 경고문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WtDmbr9xyY

- 매혹적 연쇄 살인마 공포영화들의 원전

 

그냥 옛날 영화라서 흑백영화라고 그동안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일부러' 흑백으로 찍은 것이었더군요. 바로 전 히치콕 감독의 영화가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였으니까요. 혹자는 제작비때문이라고 하지만, 샤워장면 (지금봐도 저기까지 보여주나 할 정도인데 1960년이면... )의 강렬함(에로틱/잔인함)등으로 컬러영화보단 흑백영화로의 선택은 당시 헐리웃의 검열상황을 생각하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싸이코를 모두 본 건 처음인데, 앞 부분 부터 속옷 배드신(거사 후의 장면이긴 하지만)이 등장하더군요. 회사 회계/비서녀 마리온과 이혼남 샘의 점심시간의 밀회를 보여주고, 마리온이 거액을 횡령해서 피닉스에서 떠나는 모습으로 본성은 착하지만 유혹에 넘어가는 '마리온'의 심리에 동조하면서도 왠지 나중에 죽더라도 '벌을 받았다'라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초반은 마리온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카메라 자체도 마리온을 중심으로 놓죠) 중후반 부터는 마리온이 머물려던 베이츠 모델의 관리인 노먼 베이츠가 주연으로 이야기가 바뀝니다.

 

 노먼도 그냥 정신병자가 아니라 어머니의 학대에 서서히 정신 분열을 겪어온 인물로 그려져 있습니다. 평소에는 나긋하고 성실한 착한 남자지만, 내면에서 만든 어머니의 인격이 나오면 - 노먼에게 '에로틱'한 기분을 들게 한 여성들을이나 그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 이들을 처참히 살해합니다. 그래서 만약 마리온이 너무 피곤해서 그냥 베이츠 모텔에서 샤워를 하지 않고 옷도 안 갈아입고 바로 잠 들었으면, 무사히 다음날을 맞이하고, 자신이 횡령한 걸 후회하며 직장으로 돌아가 돈도 돌려주고 해피엔딩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샤워 살해장면은 겨우 1분도 안 되지만, 지금 봐도 공포스럽습니다. 단지 칼을 든 정체불명의 살인자 뿐만이 아니라 버나드 허먼의 음악 그리고 '서걱 서걱' 거리는 음향 효과 덕분이죠. 잘 알려진 이야기로 이 장면을 구상하는데 히치콕 감독은 타이틀 디자이너로 영입한 '솔 바스'에게 미리 카메라 위치설정등을 알려주며 그에 따른 스토리보드를 그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보다 독특한 장면이 완성이 되었는데 이 때문인지 솔 바스가 이 샤워신을 연출했다 라는 루머도 많이 퍼진 듯 하더군요. 블루레이에 수록되어 있는 the making of psycho 다큐에서는 이를 조감독이나 자넷 리 모두 부정하고 모든 싸이코의 장면은 히치콕 감독이 연출했다고 못을 박죠. 하지만 솔 바스는 자신이 충분한 인정을 못 받았다고 생각했는지, '현기증',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이후 참여한 '싸이코'를 마지막으로 히치콕과는 영화작업을 같이 하지 않았습니다. 세 영화 모두 히치콕의 명작으로 화자되기 때문에 같이 더 작업을 했으면 좋았을텐데요... 

 

 샤워장면에 관한 유명한 에피소드로 시사회후 히치콕 부인인 엘마가 살해되 쓰러진 마리온의 숨쉬는 장면을 지적합니다. 그렇지만 다시 촬영할 시간적 여유와 배우도 없어서 고안해 낸 방법 - 그 문제의 장면을 '물줄기'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후반에 샤위기에서 물줄기가 나오는 장면이 마리온 시점에서 이동할때 중간으로 들어가 있죠.

 

 샤워장면 이후, 시체처리 장면도 자세히 보여줍니다. 노먼이 시체를 발견하고 청소도구를 챙겨 욕실을 청소하고 시체를 샤워커튼으로 싸서 차로 옮기고 근처 늪으로 차를 밀어 넣을때까지 과정을 거의 실시간 중계하듯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노먼의 심리에 동조하게끔 하더군요;;; 

 

 영화 후반부에서 노먼에 대해 정신과 의사가 다소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혹자는 이를 두고 각본의 단점이라고 혹평하지만 - 이 '설명'이 없으면 마지막 노먼의 미소와 내면의 목소리의 공포가 관객들에게는 덜 전해졌을 겁니다.

https://youtu.be/dYDxxHrlmUg?t=83

 

덧1] 2012년 개봉한 영화 '히치콕'에서 당대 관객들이 샤워신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_88vi5ebyc

양들의 침묵의 하니발 렉터처럼 관객의 반응을 즐기는 히치콕 감독(안소니 홉킨스)은 덤이구요. ;-)

 

덧2] 개봉당시 평론가들이 좋은 평을 안 썼다던데, the making of psycho에서 나오길, 아마도 평론가들을 위한 특별 시사회를 하지 않아, 관객들과 같이 봐야 해서 짜증나 평이 좋지 않았을거라는 언급이 있더군요. 

 

덧3] 히치콕 감독의 AFI공로상 시상식에 안토니 퍼킨스와 자넷 리도 참석을 했습니다. '따스한' 채로 만나는 두 배우가 보기 좋군요 :) 

https://www.youtube.com/watch?v=ULOCG0YXPwY

 

NO
Comments
아직까지 남겨진 코멘트가 없습니다. 님의 글에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