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영게]  지상파 외화 자막방송에 대한 기억

 
2
  1476
Updated at 2021-12-09 10:37:48

 어렸을 때(80년대)는 TV판 외화 더빙은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AFKN 에서 가끔 채널을 돌리다가 맥가이버가 나오면 반가운 마음에 채널을 멈추는데

경쾌한 배한성 아저씨 목소리 대신 굵고 평범한 목소리에 매우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맥가이버는 우리나라가 더 맥가이버 같네... (?) 

  

 그러다 90년대가 되면서, 영화에 좀더 구체작인 관심을 가지게 되고, 라디오 영화음악 방송을 자주 듣게 되었는데.  

 라디오나 TV에 자주 나오던 영화 평론가분들이  특히 더빙 방송에 대한 불만을 많이 토로했던 것 같습니다. 유지나 평론가였나요? 

결국 90년대 초반부터, 외화를 자막으로 방송해달라는 여론이,  당시 각 방송사의  옴부즈맨 코너에 종종 나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옴부즈맨이라는 용어도 갑자기 많이 쓰였던 것 같네요. 

 

 

1994년  4월 7일 경향신문 기사

 

 

예전 기사를 보니, 국제화, 개방화, 케이블 TV와의 경쟁 등이 자막 방송의 명분이었군요. 

 

MBC였던게 확실히 기억이 납니다. MBC가 당시 이런 부분에서는 선구자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저도 당시 영화도 잘 모르면서,  나름 영화팬이라는 생각에 빠져, 제대로 된 영화를 본다는 생각에 자막방송을 환영했었네요.  부끄럽네요.   

 

그렇게 해서 한달에 1번인가, 자막방송을 했던 것 같고.  

자막으로 방송했던 서부영화가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지상파 자막이라서 그런가, 날림 비디오 자막 보다야 훨씬 고퀄의 자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베벌리 힐즈의 아이들도 자막방송을 했던가요?  자막으로 전환되고 곧 종영하지 않았나요? 

더빙만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TV영화나 드라마를 본 기억이 거의 없네요. 주로 극장, 비디오방을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X-파일도 안봤어요... 

 

그러다 2000년대 들어와 DP에 가입하게 되었고 

DVD시대가 되면서 더빙판 컨텐츠에 대한 논의를 접하게 된 것 같습니다. 

DVD에서 멀티 음성을 지원할 수 있게 되니, 

그제서야  더빙판이 얼마나 귀한 자료인지 뒤늦게 알게 된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가물에 콩나듯 지상파 더빙 방송을 하면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 방송했던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카모메 식당" 

같은 작품은 더빙으로 정말 재미있게 본 것 같습니다 .

 

왜 더빙으로 방송했는지 모르겠네요... 일본영화라 그랬나?

 


그런데, 최근 더빙에 관련된 글을 보면서 씁쓸하네요.  

 

영화를 더빙으로 방송하면, 시청자들의 항의가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네요.  

그나마 명절때 "비긴어게인" 이나 "월요일이 사라졌다" "싱 스트리트" 같은 영화가 더빙으로 방영해서 참 좋았는데  요즘 그마저도 뜸한 이유가 있었군요. 

 

최근에 신촌에서 1991년부터 영업을 하던 향음악사가 오프라인 가게를 닫고 온라인 샵으로 운영하다가 급기야 온라인 샵마저 문을 닫는다는 예고를 했는데요. 

 

저도 한때 단골이라 굉장히 아쉬워 했지만,  근래 10여년동안은 향음악사에서 온라인 주문을 한번도 한 적이 없더라구요. 

 

한양문고나 북새통이 폐업 한다 했을 때도, 아쉬워했지만, 10여년동안 손에 꼽을 정도로 방문한 것 같습니다. 

 

"온라인이 편하니까", "온라인이 더 싸니까"" 쿠폰이나 카드 할인이 되니까",  "홍대 신촌을 잘 안나가게되어서" 

신기하게도 나만 그런게 아니라, 사람 마음은 다 똑같아서, 다른 사람들도 그동안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용을 안했겠죠.  

 

내가 자주가던 가게가 계속 남아있어서,  언젠가 내가 가고 싶은 마음을 먹으면 찾을 수 있도록  그자리에 그대로 남아서 나를 반겨줬으면 하는 마음. 

 

남녀 관계로 생각해보면, 이런 이기적인  연애가 있나 싶습니다.  

 

결국 비즈니스인데 찾는 손님이 없으면 문 닫는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내가 안가면 다른 사람도 안가는거구요. 

 

솔직히 내가 더빙판을 선호하지 않는데, 더빙판을 안보는데 더빙판이 계속유지되기 바라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스크린 쿼터처럼 더빙판에 대한 의무화도, 더빙에 대한 선호가 어느정도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의무로 더빙판 상영회차를 만들었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다면, 제도의 실효성도 문제가 될거구요. 

 OTT나 물리매체에 대한 더빙판 강제 수록을 법제화 한다 하더라도, 업체측에서는 비행기용 더빙판을 활용한다면 간단히 대응가능할겁니다. 

 

 DVD시대를 거치면서 더빙판에 대한 선호가 늘어났나 했는데, TV에서 더빙 방송을 하면 항의를 한다니. ...   더빙을 찾는 것은 DP회원정도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글프네요. 

  


 

 

26
Comments
1
Updated at 2021-12-09 10:46:14

요즘 디플에서 X파일을 다시 보는데 (화질이 은근 좋네요.), 

알고는 있었지만 더빙과 듀코브니 본인 목소리의 차이 때문에 살짝 웃음이 났습니다.

 

옛날에 미국 현지인이 X파일 케이블 재방 보면서 

"멀더" 목소리가 FBI 에이전트가 아닌,  "Weed Junkie" 같다고 그랬거든요.

저야 이규화성우 목소리 밖에 못 들었었으니 좀 생경했습니다. 

듀코브니 목소리는 [레드슈 다이어리] 티비판이나, [캘리포니케이션]에선 잘 어울렸습니다. 

WR
2021-12-09 10:50:37

이규화 성우님 목소리 정말 좋아합니다. 

저는 통키 민대풍 으로 나올때 부터, 이 성우 목소리 멋있다 하고, 이름을 인지한 것 같은데. 

역시 사람 마음은 다 같은지, 민대풍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아직도 성우분들이 멀더 스컬리 역할로 CF도 자주 하시니.. 

1
2021-12-09 10:46:20

베벌리힐스아이들도 mbc출신 성우들의 굵직한 작품이였죠. 네임드성우분들인 배한성,송도영,권혁수성우님들도 참여한걸로 압니다.

WR
1
2021-12-09 10:53:44

브랜든 역할이 배한성씨였나요? 

다들 다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자막판으로 바뀌고는 한 두번 본 것 같아요. 웬지 국적 변경을 한 느낌이라 어색해서 그 후로 잘 안본 것 같습니다. 다른사람들도 잘 안봤는지 금방 종영한 것 같구요. 

 혹시 그 뒤로 케이블로 방송이 넘어갔나요?   

1
2021-12-09 11:02:46

맞아요
목소리야 너무 좋지만 당시 좀 안어울리다고 생각하긴 했었네요. 맥가이버때문이지도 모르겠네요.

WR
1
2021-12-09 11:04:16

네, 젊은이 목소리 연기 자체야 훌륭하셨지만, 유명성우라 이미 아저씨인것을 알고 봐서 그런가 10대 역할이 어색하다 라는 생각을 떨치기가 힘들었습니다. 

 

1
2021-12-09 10:47:17

 비행기용 더빙판이야 항공사에서 자체적으로 한 것이고, 아예 영화사에서 제공하게끔 하면 그런 문제는 없죠. 정책 시행 이후 개봉하는 신작들은 뭐가 됐든 영화사에서 제작한 것을 가지고 비행기내 서비스나 뭐나 해서 제공이 될 테니까요. 디즈니야 진작에 자체적으로 더빙을 해서 항공사에도 제공을 해왔고요.

 

분명한 건 그 영화 잘 보던 분들... 1세대? 그 분들의 나이도 이제 50대 이상... 가면 갈수록 눈이 자막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을 마주할 것이라는 것. 더빙이 없으면 점점 외화에서 멀어질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 당장 잘 보이니 더빙 필요 없다고 할 게 아닌 거죠.

WR
Updated at 2021-12-09 11:09:55

비행기 쪽은 전세계적으로 항공사에 영화를 납품하는 업체가 있어서  거기를 통해 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회사에서 더빙도 진행하구요. 

법령제정은 명분이 중요한데, 사기업의 비용 지출이 들어가는 법안은 특히나 명분이 없이는 제정이 힘들 것 같습니다.  "국민의 안전"이나 구체적인 공익등의 명분이 없다면 말이죠. 

독일 프랑스 같은데는 자국 언어 보호를 위해서 더빙을 의무화 하는 법령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예전에 독일에서 (가업겸 부업으로!!) 극장을 운영하는 분께 들은 이야기인데, 현재도 유효한지는 모르겠네요) 

 명분이 있다면 "우리말 보호" 를 내세워야 할 것 같은데.  이미 스크린 쿼터가 있어서, 중복적인 규제라 가능성이 없지 않을까요?  

 다른 분 말씀대로 소규모 예술영화 같은 것에도 강제하기도 힘들테고,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구분도 애매하고.  

 

 법제화를 하면 너무 좋긴 한데,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겠냐는 말씀이었습니다 .

 관심있거나 희망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적어서 놀랐어요. 

오히려 90년대 자막방송을 희망하던 여론이 더 거셌던게 아닐까 합니다.  

1
2021-12-09 10:57:43

넷플릭스 한국드라마나 영화도 자막 키고 보는 요새라...

WR
2021-12-09 11:10:49

한국영화 볼때는 가급적 자막을 켜고 보려고 하고 

외화 볼때는 자막 없이 보려고 노력 하고 있습니다  

2
2021-12-09 11:00:09

오래전부터 더빙판을 좋아해서 지금도 몇몇 영화는 원판보다 더빙판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당시 더빙판을 녹화해둔게 많았었는데 이사하면서 그냥 버리거나 다른걸 녹화하느라 지워버린게 많아서,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아까운지 모르겠네요.

WR
2021-12-09 11:14:15

가끔 그런 녹화본들을 입수해서 오디오를 수록하는 경우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귀중한 자료들이 많이 모였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테이프도 귀하니까 덧 씌워 버리는 경우가 많았죠... 

2021-12-09 11:24:27

저도 방영때 녹화해둔 미션임파서블1편이랑 콘에어,다이하드3,라스트보이스카웃 등등 심심하면 돌려봤는데 이사갈때 왜 다 버렸는지 모르겠군요.

1
2021-12-09 11:04:13

예전에 지상파 영화나 드라마에서 원어와 더빙을 골라볼 수 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쯤 출시되는 TV는 원어+자막과 더빙을 선택할 수 있었기에 기존 TV 보는 사람들은 더빙으로 시청하고, 새로 산 TV로는 원어 감상이 가능했었어요.

그때쯤 영어교육 열풍이 불었던 것도 같고, 원 배우의 목소리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았지요.


WR
2021-12-09 11:19:46

음성 다중 기능 아닌가요? 

TV에서 광고 많이 하던 

88올림픽때 친척집에 있었던 금성 TV는 광고처럼 음성다중 작동이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텔레텍스트인가? 문자 정보를 받는 TV였습니다. 증권 시황도 나오고 뉴스도 나오고)

그런데, 그때 외화 자막도 송출이 되었었나요?   목소리만 본 들은 것 같은데요

 

90년도에 저희 집에서 구입한 20인치 TV에서는 음성 다중 기능이 잘 안되더라구요. 

당시에 제대로 방송을 안해줘서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2021-12-09 11:34:52

맞습니다.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음성다중' 기능이었네요.

자막도 지원했던것으로 기억했는데 써주신 내용을 읽으니 없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

음성다중 지원되는 방송은 신문 TV편성표에도 표시가 되었던거 기억납니다.

1
2021-12-09 11:06:26

 예전에는 볼륨을 줄이고 음성을 덧입히는 식으로 녹음을 했었는지라 원판과 비교하면 음성만 도드라지는 것도 있었고 심지어는 귀기울여 들어보면 우리말 음성에 원어음성이 작게 섞여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그 때문에 아마 더빙판을 많이들 싫어했을 것인데, 요즘은 디지탈 시대라 각각의 트랙을 따로 만들기 때문에 사운드가 약화되는 일은 없지요. 

자막은 귀가 안들리는 분들을 위해, 더빙은 눈이 안 보이는 분들을 위해 꼭 필요한 거 아닐까 싶네요. 

WR
2021-12-09 11:23:32

맞습니다. 

가끔 나오는 예전 더빙 자료를 보면,  당시 장비가 좋지 않아서인지,  바탕음이 잘 지워져있지 않고, 녹음 자체도 품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더군요. 

당시 TV로 봤을 때는 아무런 저항감이 없었는데, 요즘 장비로 보다보니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1
2021-12-09 11:44:08

형사 콜롬보도 더빙과 피터 포크 목소리가 너무 다르죠 피터 포크는 허스키가 아니라 완전 긁는 소리… 우리는 워낙 최응찬씨 목소리에 익숙해서 나중에 배한성씨 더빙도 어색했어요

WR
2021-12-09 12:09:26

최응찬씨가 1984년 사망하셨네요. 

어렸을 때라서, 콜롬보 목소리는 어렴풋이 기억나고, 오히려 개그맨들이 콜롬보 목소리 흉내내는 것을 많이 들은 것같습니다. 

유튜브나 인터넷에 최응찬 성우판 콜롬보 자료를 구하기 힘드네요.  가정용 VTR이 일반적이지 않은 시기라 그런가. 

배한성판 콜롬보는 가제트가 오버랩 되는데. 

가제트 오리지널 목소리도 피터포크 콜롬보 목소리랑 좀 비슷하네요.  캐릭터 자체가 콜롬보를 많이 참고 한건가봐요. 

https://www.youtube.com/watch?v=euWrpl2y3Mo

1
2021-12-09 11:50:24

 엑스파일 멀더 이규화씨 더빙은 정말 신의 한수였죠.

스컬리는 배우 본인이나 서혜정씨 모두 발음이나 목소리가 똑 부러지는 느낌이지만

멀더 배우 본 목소리는 발음도 좀 뒤끝을 흐리는 느낌도 있고 목소리 톤이 FBI요원같지 않더군요. 그래서 한직으로 밀려난건지...

1
2021-12-09 13:37:58

내일의 죠 더빙도 이규화씨 였는데
그때 생각하고 소시적에 디비디 샀다가
더빙이 안들어가 있어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WR
2021-12-09 13:45:42

아... 내일의 죠2 DVD말씀이시죠? 2장짜리 DVD. 

김종서씨 주제가도 들어있지 않았죠 ㅠㅠ. 

오히려 원곡보다 더 구성지고 좋았는데 말이죠. 

이규화씨 죠 목소리가 너무 멋있었어요. 

 

1
2021-12-09 12:59:02

닥터후 시즌 1,2 더빙수록 재출시 간보다가 런한 Kbs미디어가 야속하더군요..

WR
2021-12-09 16:54:31

아.. 닥터후 더빙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결국 잘 되지 않았군요. 

2021-12-09 19:29:07

3시즌부터 더빙수록으로 출시했는데 이미 출시한 1, 2시즌을 더빙 포함 재출시 간보다가 결국 안해주더라구요.
닥터후는 8시즌 이후론 국내 출시 안했습니다.
이전에 출시한 DVD들도 크리스마스 스페셜이나 부활절 스페셜 같은게 빠진게 있어서 요로모로 아쉬운점들이 있었죠.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