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아치의 노래, 정태춘
'아치의 노래, 정태춘'를 보고, 이번 주말은 정태춘 박은옥 님의 음악들 무한 반복 중입니다.
사실 저는 정태춘님의 열렬한 팬은 아닙니다. 그저 학창시절에, '떠나가는 배'를 처음 듣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정의 북받침을 느끼고, 그 전에 발표되었던 '시인의 마을'이나 '촛불' 같은 곡들도 찾아 듣게 되었던 기억은 있습니다. 한동안은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기도 했었구요. 그러다가 음악방송이 아니라 뉴스에서 더 자주 그의 이름이 들려오기 시작했죠. 대학시절 '아 대한민국'의 테이프도 구매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군대를 다녀 오고, 가요의 사전 심의 철폐 소식도 듣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 후에는 정태춘님은 저의 관심에서 점점 더 멀어졌었습니다. 물론 간간히 들려오는 그의 음반 발매 소식에 몇장 구매를 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저의 음악 취향은 그의 초기 음악들에 더 맞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가끔은 그의 음반을 꺼내서 듣곤 하는데,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개봉한다니 반갑더군요. 이 다큐는 그의 말투처럼 담담하게 그의 과거와 현재를 그의 음악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도 있고, 이번에 알게 된 사실들도 있지만, 다시 알게 된 것은 역시 그의 음악은 여전히 제 감정을 북받치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는 콘서트 장면들을 큰 화면과 영화관의 스피커로 듣다 보니, 못 갔던 것이 후회되더군요. 혹시나 다음에 콘서트 하시게 되면 꼭 가봐야 겠습니다.
DP에는 아마도 비슷한 시절을 지나온 분들이 꽤 많을 듯 한데, 정태춘이라는 가수에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우리나라의 대중음악의 굴곡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현재 극장가가 '범죄도시 2'와 '닥스 2' 외의 영화들은 상영관을 찾기도 힘들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얼마 전에 '미싱타는 여자들'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정말 우리나라의 7~90년대는 여러가지 면에서 참 흥미로운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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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에 보았습니다. 영화는 깔끔했고, 제 손수건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