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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번역] 로저이버트 "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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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1-02-28 17: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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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주소 :
http://rogerebert.suntimes.com/apps/pbcs.dll/article?AID=/20110224/REVIEWS/110229993


  Poetry


 


 

  시.


  어쩌면 강에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급류 가까이 흐른다. 그것은 젊은 여성의 시체이다. “시”는 이 확장된 숏으로 시작해 관객의 인식이 서서히 확실해지도록 한다. 다음 우리는 미자라는 이름의 나이 많은 여성을 만난다. 그녀는 자신이 알츠하이머 초기라는 사실을 의사를 통해 알게 된다. 이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녀는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미자(윤 정희)는 남한의 한 도시에서 손자 종욱(이 다윗)을 키우고 있으며 뇌졸중으로 반신불구가 된 늙은 남자를 돌보며 살고 있다. 그녀는 작고 특별할 것 없는 여성으로 밝은 옷을 입고 조용하며 일을 잘 해나간다. 그녀는 지역 커뮤니티센터에서 성인들을 위한 시 쓰기 수업을 듣는다. 선생님은 과히 나쁘지 않은데, 비록 시가 가르친다고 배울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긴 하지만 어쩌면 꽤 실력 있는 사람일 지도 모른다. 시는 그저 쓰는 것이다. 그게 좋은 시인지 아닌지는 작가에게 달린 것이 아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라고 가르친다. 그는 학생들에게 사과를 진짜로 본적이 있는지 묻는다. 미자는 집으로 돌아와 사과를 본다. 사과는 참으로 완벽한 과일이다. 그러나 또한 모든 과일이 완벽하기도 하다.

  미자의 손자는 뚱한 녀석으로 형편없는 친구들을 둔 게으른 학생이다. 그녀는 어느 날 손자가 5명의 다른 남자아이들과 함께 어린 여성을 강간한 일에 관여했다는 말을 듣는다. 그녀가 바로 강가의 그 어린 여성이었다.


  미자는 삶을 이어간다. 그녀는 여전히 시 수업을 듣는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러한 종류의 영화는 감정을 소맷자락에 두르고 다니는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보다 몰입감이 높다. 우리는 그녀를 바라보고 그녀의 내면을 보고 싶어 한다. 윤정희의 연기는 우아하고 그녀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동시에 관객을 바깥에 잡아둔다. 그녀의 병을 알고 있는 관객은 기억상실의 표시를 찾지만 그녀는 기억에 문제가 없다. 단지 그녀는 지금 시에 더 집중할 뿐이다.


  가슴아픈 장면이 있다. 다른 소년들의 아버지들이 미자와 만나서 그들이 죽은 소녀의 어머니에게 주기위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말한다. 미자는 손자를 위해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그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데,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겠지만 다만 그녀가 진정으로 ‘보기’시작한다는 언급만 해두겠다. 그리고 시 수업이 그 초월성으로 그녀의 영혼에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우리는 ‘보는’것보다 ‘느낀다.’


  이 영화는 “오아시스”(2002) 이후 필자가 두 번째로 보는 이창동의 영화이다. 그 영화 역시 극단적 잔혹함을 외적인 침착함으로 접근했었다. 영화는 뺑소니 사고로 사람을 죽인 불안하고 하찮은 남자를 다룬다. 감옥에서 나와 그는 심각한 장애를 가진 희생자의 딸을 만나고 그녀를 폭행하며 이것이 그들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관계로 발전한다. 필자도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처럼 들리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익스플로테이션 필름을 만들지 않고[이 경우 파격적인 소재를 화려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뜻] 그는 관습적인 답을 내놓지도 않는다. 그는 설명이 불가능한 행동의 미스테리에 몰두한다.


  작년 깐느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시”에서, 우리는 외적으로 더욱 침착한 영화를 만난다. 영화는 해답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 영화는 사건으로 시작해서 그것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바라본다. 그 중심에 있는 미자는 어쩌면 그녀에게 남은 기억을 절망감으로 채우지 않기로, 세상의 수많은 고통에 자신의 것을 더하지 않기로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든 것은 그처럼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필자는 “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가슴에 사무치는 배드민턴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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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1-02-28 17:51:27

극장에서 이 영화 못본게 진짜 천추의 한입니다 ;; ㅠㅠ

2011-02-28 18:01:23

미국에서 개봉하는건가요??? 블루레이를 기대해봐야겠습니다...ㅎ

2011-02-28 18:11:43

이 영화는 제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떠한 호러영화, 고어영화보다 더 잔인한 영화였습니다. 사람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는 것을 보는 것보다 마음이 아작나는 것을 보는 것이 진짜 고통스럽다는 것을 이창동 감독한테 배웠습니다.

2011-02-28 18:27:57

정말 대단한 작품이죠
해석잘봤습니다

2011-02-28 18:36:59

여러모로 가 겹치기도 하더군요. 두작품 모두 심리적인 후유증이 컷지만, 는 결말부에서 정말 숭고한 감동을 느낀 경우였고, 는 영화가 끝나고 계속 손과 다리가 떨리는것만 같았습니다.

2011-02-28 18:45:59

웬만한 국내평론가들보다 영화의 본질을 잘 잡아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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