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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박스 코엑스에서 봤네요.

일단 말 많은 7광구 먼저요..

이 영화 런닝 타임이 무지 짧습니다. 기자단 시사회 이후 상영 시간을 5 분 정도 줄였다는데, 그거 포함해도
딱 90분 짜리 영화입니다. 12시 51분에 본 영화 시작해서 2시 20분 정도에 엔딩 크레딧 올라가더군요.

먼저 화면을 보면 마치 원색 옷을 한 10 년 정도 입은 듯, 화면의 색감에 물이 쫘악 빠져서 낡은 영화 보는
듯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3D 가 아닌 2D 디지털로 봤는데 DLP 영사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해상도, 선예도가 떨어지더군요.

또한 3D 라는 타이틀에 매달린 듯.. 당연하게도 개연성, 논리 등은 완전 무시됩니다. 물론 이런 거 제대로
따지는 블록 버스터 괴수물 같은 건 거의 없긴 합니다만.. 적어도 사건의 정황이나 이런 정도의 설명과 진행
등에 조금 더 시간을 할애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수많은 민폐 캐릭터들이 튀어 나오는데 그 중 갑 오브 더 갑은 여전사 코스프레에 여념 없는 하지원 양
이네요. 안성기도 강력한 후보지만.. 적어도 사소한 일이나 지 잘못이 자명한 일에 까지 버럭해대진 않으니
지원 양의 승리. 별다른 활약이나 인상적인 희생 장면 없이 소모되고 버려지는 인물들..

영화가 아닌 연극 무대를 보는 듯한 주변 장치들과 블루 스크린에 대한 이해가 있는가 의심이 되는 듯한
인물과 배경이 따로 노는 CG씬..인상적인 기믹 재현에 실패한 크리쳐 캐릭터까지 아쉬움이 한가득이네요.

거기다가 모든 건 이런 이런 일 때문이었다 라고 일이 다 벌어진 다음에 간략하게 정리해주는 대사들.. 총체적으로 완성도라는 것을 논하기 어려운 조건의 영화입니다.

하나의 미덕이라면.. 영화가 망삘이라는 정보를 미리 습득하고 인지한다면 영화가 적어도 지루하진 않을
겁니다. 90여분 남짓한 어린이 영상물에 가까운 짧은 상영 시간과 낯익은 배우들이 주를 이루는지라 정말
지루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네요.

다음은 퀵 입니다.

사실 퀵은 안 보려던 영화인데, 그냥 코엑스 간 김에 연달아 봤습니다.
퀵이 7광구 보단 훨씬 낫더군요. 전체적인 느낌은 영화 스피드 + 폴리스 스토리 2 + 해운대 입니다.
물론 위 영화 중 해운대를 제외하면 영화적 완성도와 재미는 떨어 집니다만...

다분히 만화다운 장면들이 난무하고 주연 배우들의 오버 액션등이 좀 무리수로 느껴지지만 보는 재미에
상황에 몰입하게 만드는 흡인력은 있었습니다. 영화 보면서 이런 저런 개연성이나 사실성에 목매는 분
들이 아니라면 기분 좋게 즐기고 나올 만한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보는 분들의 반응도 7광구 보다 훨씬 좋았고, 특히 남자 분들 이상으로 여자 분들이 좋아하고 연세 있으
신 분들도 기분 좋게 빠져 들더군요.

설정의 과격함과 반전이 주는 여운이 너무 빨리 소진되어 버리는 감이 있지만.. 영화의 극적 긴장감 유
지를 위한 것으로 생각 할 수 있겠네요. 고지전도 일주일 전에 봤는데 영화적인 몰입도와 재미면에서
는 동급으로 봐도 무방 할 듯 합니다. 기대치가 워낙에 낮아서인지 저는 좋았어요.
별점을 주자면 5개 만점에

7광구 - 별 1개 반.
퀵 - 별 세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