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감상기] 크게 실망스런 '최종병기 활'
인터넷의 호평이 이해가 안갈 정도로 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호평하시는 분들도 초중반의 지루함은 공감하시는 것 같고..
사실 그 유명한 호랑이 소환 장면도 그럭저럭 봐줄 만 했습니다.
일단은 블록버스터로 홍보된 영화가 물량 면에서 TV 특집극보다
못하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90억 들었다는데 블록버스터로서 큰 액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다고 할수도 없는 규모인데 그 돈은 다 어디에 쓴거죠?
혼인식 장면에 지축을 뒤흔드는 과장된 묘사로 뭔가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을 한껏 주더니 기껏 나타난 게 수십기나 될까 싶은 기마대라니..
조선의 수비병력은 더 가관입니다. 한 열댓명 되려나요?
병자호란이 배경이라더니 이게 전쟁이 맞긴 맞습니까?
포로들 데려간 해안가 장면이나 진지 급습 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산적들 산채도 아니고 이게 과연 군대라고 부를 만한 규모인가요? -_-;;
요즘 웬만한 TV 사극도 이보다는 스케일이 큽니다.
메인이 되는 전투신이야 게릴라전을 표방하고 있으니 그렇다고 넘기지만,
배경이 되는 전쟁은 전쟁답게 성실히 묘사해야 되지 않을까요?
만약 자금이 문제라면 뭣하러 능력도 안되면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삼았는지
반문하고 싶군요.
억울하게 역적으로 몰린 충신의 자식이라는 설정이나 무능한 국가에 희생당한
민초들의 비애?
아마 감독은 이런 것들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느낌입니다만..
솔직히 그런 설정이나 주제의식이 제대로 표현도 안되고 극적 전개에 전혀 연관과
도움이 안되고 있어요.
그런 설정이나 배경 다 걷어내도 스토리텔링에 아무 지장이 없거든요.
차라리 흉악한 산적들에게 납치당한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산채로 쳐들어간 오빠.
이런 식으로 심플하게 갔으면 좀더 개연성도 있고 집중력있고 밀도있는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밖에도 솔직히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넘치지만 가볍게 지적하고 넘어갈게요.
별로 와닿지도 않는데 쓸데없이 개폼잡는 대사도 상당히 오버였고..
조금 돈이 들 것 같은 장면은 대충 자막으로 때우는 무성의도 문제고..
구성적으로 애매한 장면을 그냥 대충 얼버무려서 넘어가는 것도 무성의하더군요.
호평 일색인 영화에 이런 평을 남기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제 밤에 보면서 느꼈던 제 따끈따끈하고 솔직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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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에 있어서는 경쟁상대를 mbc의 무려 대하드라마 주몽으로 잡은 게 확실해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