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프라임차한잔
ID/PW 찾기 회원가입
영화 및 음악감상방 정리
 
22
  2469
2021-04-30 09:44:32

 

공군 하사관으로 군복무 후 제대한 아들이 바로 독립을 달성했으므로 저도 덩달아 정리 좀 해보았습니다. 우선 거실 쇼파 뒤에 두었던 DVD들은 모두 아들이 쓰던 방으로 몰아 넣고 거실엔 새로 장만한 장식장과 75인치 LG TV, 기존 블루레이 플레이어(삼성 및 OPPO) 그리고 AV 리시버(Denon)만 남겨 두었습니다. 스피커는 이전까지 쓰던 Koda는 아들 주고, 주로 음악 들을 때 썼던 Dali와 Jamo를 적절히 조합해서 프론트와 서라운드를 재구성했고 센터와 서브우퍼는 Yamaha로 새로이 장만했더니 소리가 제법 단단해지고 웅장해진 느낌이 듭니다. 음악용 장비들도 모두 아들방으로 옮겼더니 거실도 더 깨끗해졌습니다. 

  

 

쇼파 옆엔 얼마 안되는 블루레이들을 두었습니다. 앞으로 블루레이는 4K 위주의 제한적인 구매로 줄여나가고자 합니다.  

 

 

아들방으로 옮기느라 뼈빠지게 고생한 기억이 생생한 DVD 장식장입니다. 정리를 끝내고 보니 몇 년 전 광명시에 살 때 안방에 꾸며두었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취향은 변하질 않아서 정리를 해도 이미지마저 예전 그대로군요. 당시에 많은 분들이 광명시의 제 홈씨어터를 보시고 좋은 말씀들을 해주셨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DVD를 정리하면서 문득 홈씨어터 초창기에 하나씩 수집하던 기억이 떠올라 자주 정리를 멈추고 생각에 잠기곤 했습니다. 당시를 함께 했던 아내는 세상을 떠난지 올해로 14년째이고, 아들은 군복무를 마치고 나니 27세가 되었네요. 저도 어느덧 정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2001년에 '매트릭스' DVD를 처음 사고 LG의 일체형 미니 DVD 플레이어로 영화를 보면서 아내와 아들과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지요. 이제는 아들도 독립하고 저만이 남아 온전히 과거의 시간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억 때문인지 오히려 DVD에 더욱 애착이 가는 듯합니다.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온전히 가지고 있으니까요. 아마 앞으로도 계속 지니고 있으면서 과거의 시간을 반추하겠지요. 맨 끝엔 영화와 음악 관련서들을 따로 모아두었습니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참고하기에 편리합니다.   

 

 

아들방으로 소프트웨어들을 모두 옮겨놓고 보니 음악 CD가 상당한 양으로 자리를 잡게 되더군요. Pop부터 Rock, Heavy Metal, Progressive Rock, Jazz, Classical Music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모으고 들어왔습니다만 확실히 거실에서 음악을 들을 때 보다 방에서 들을 때 더욱 좋은 소리를 경험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음악 CD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Classical Music 전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양질의 작품 위주로 신중하게 구매하고 있습니다. 유명 지휘자나 교향악단, 저명한 연주자들의 녹음들을 한 곳에서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은 시절이라 생각합니다.   

 

 

어찌하다보다 LP는 많지 않습니다. 주로 80년대 중반 대학시절에 종로에 소재한 레코드점에서 2500원 정도씩 주고 구매했던 성음사의 라이센스 클래식 LP와, 90년 초반 결혼 후에 한 장씩 구매했던 시완 레코드의 European Progressive Rock Series가 대부분입니다. 지금도 Il Balletto di Bronzo의 'YS'를 들을 때면 1991년 우연히 들른 종로의 레코드점에서 구매한 후 한달음에 집으로 가서 태광 턴테이블에 걸고 듣던 가을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더욱 신비롭게 물들여주던 Gianni Leone의 건반 소리는 지금도 여전한 매력으로 저를 사로잡곤 합니다. 청년이던 그 때와 달라진 것이라곤 홀로 남아 정년을 바라보는 중년의 제 모습이겠지요. 

 

 

Denon의 CD Player와 Amp로 듣는 여러 장르의 음악들도 방에서 들으니 제법 괜찮습니다. 대중적으로 잘 만든 장비들이라 무난하게 각 음악의 특성을 잘 재현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들방으로 옮기면서 Monitor Audio의 Silver 300 스피커를 구매하여 매칭했더니 꽤 좋은 소리를 내줍니다. 기회가 되면 Monitor Audio 스피커도 들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물론 아들방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조촐한 장비들로 구비해두었습니다. 모두 기존에 쓰던 것들로 Sony의 DVD 플레이어는 무려 20여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잘 작동됩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LG 것을 수리한 후 잘 쓰고 있습니다. 스피커도 기존의 Monitor Audio Bronze를 프론트로, Jamo를 서라운드와 센터로 물려서 사용중입니다. 방이 작아서 이 정도 만으로도 제법 영화 볼 맛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안방 서재에 마련한 오디오 역시 기존에 쓰던 Denon과 Marantz를 한 곳에 모아 잘 쓰고 있습니다. 구비한 지 15년이 훨씬 넘었지만 제법 좋은 소리를 내주는 녀석들입니다. 스피커만 Monitor Audio의 Studio로 바꿔주니 독서하면서 듣기에 최적입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한 음악과 영화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16
Comments
1
2021-04-30 11:01:44

저 많은 소스들이 이제는  키카이더님과 함께할 동반자이죠~^^

WR
2021-05-01 14:52:11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CD와 LP는 거의 30년, DVD는 20년, Blu-ray는 15년 정도 모으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워낙 호기심이 많아서 여기저기 기웃기웃거린 결과인 셈이지요. 

나름대로 많이 듣고 보고 하면서 다채로운 경험을 한듯 합니다.

그 덕분에 삶의 위기들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
2021-04-30 14:34:22

 글을 읽으면서 보다보니 낭만이 있네요. ^^

WR
1
2021-05-01 14:58:20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무래도 긴 세월 함께 해온 경험 때문에 기억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겠지요. 

인간의 기억은 좋았던 것에 집중되게 마련인지라 그것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낭만성을 띄게 되면서 고착되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영화와 음악은 처음 보고 들었을 때의 그 시간성을 담고 경험자의 삶과 더불어 비로소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낭만의 끈을 놓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1
2021-04-30 14:44:25

 추억과 낭만이 깃든 글이네요 언제나 즐거운 영화 및 음악생활 하세요~

WR
2021-05-01 15:04:22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생전의 아내는 Tchaikovsky와 Mozart의 '피아노 협주곡'을 참 좋아했습니다. 

저 역시 자주 들으며 지난 시간을 반추하곤 합니다. 

삶의 과정에 느닷없이 끼어드는 죽음의 위력을 조금이나마 눌러주는 것이 영화와 음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와 음악에서 위로를 받는 생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그러다 홀연히 떠날 때가 있겠지요. 

1
2021-05-01 13:18:59

고가의 장비를 많이 가지고 있고, 자주 교체하시는 분보다 소프트웨어를 많이 가지고 계신 분들이 몇배는 부럽습니다. 하드웨어는 수단일 뿐이죠.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WR
2021-05-01 15:22:35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가의 장비를 쓰면 더 좋은 화질과 음질로 영화와 음악을 보고 들을 수는 있겠지요. 

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어디에 치중하던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에 기여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대략 45년 전 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Thosiba의 카세트 플레이어를 통해 무단복제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던 조악한 음질의 ABBA의 노래들을 지금은 깨끗하고 선명한 음질의 CD로 들어도 당시의 분위기와 기쁨, 행복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걸 보면, eddie님께서 말씀하셨듯 하드웨어는 수단 또는 형식이고 소프트웨어가 내용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향유자의 취향 역시 무시되어서는 않된다고 생각합니다.   

1
2021-05-01 14:19:19

키카이더님도 항상 행복하세요.

WR
2021-05-01 15:28:08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도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있는 순간에는 항상 행복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인생은 보고 싶은 영화와 듣고 싶은 음악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겠구나 하고 자신을 추스리며 또 하루를 살아냅니다.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Hole님도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1
2021-05-01 16:33:33

게시글을 읽는동안..  저마저 행복해졌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꾸벅!

"2001년에 '매트릭스' DVD를 처음 사고 LG의 일체형 미니 DVD 플레이어로 영화를 보면서 아내와 아들과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지요"  이문장에선 저까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수많은 소스들 마다 가격으론 환산이 안되는 가족을 소중한 추억이 깃들여 있을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즐거운 오디오 생활 되시고, 건강하세요^^

WR
1
2021-05-02 09:27:24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을 읽으시며 행복하셨다니 저 역시 감사드립니다. 

누구든 영화와 음악을 통한 가족과의 즐겁고 뜻 깊은 일화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들이 태어난 이후 만화영화 비디오를 함께 보며 아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점점 자라면서는 극장 체험도 자주 했지요. 아들의 사춘기 시절에도 다양한 영화와 음악을 함께 보며 웃고 울고 하던 기억들이 현재도 아들과의 관계에서 매우 긍정적인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내의 이해와 도움으로 조촐하게 시작한 홈씨어터이기에 제게는 더욱 각별한 가족과의 연결고리로 지금까지 제가 살아가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루실비아님도 가족과 행복한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1
2021-05-02 10:27:34

 세월과 추억이 가득하네요.. 아픔도 함께 갖고 계실테고..

짧은 에세이를 본듯하네요. 잘봤습니다. 행복하세요..

WR
1
2021-05-03 15:17:59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삶의 과정에서 기쁨과 슬픔 중 어느 감정을 더 자주 더 많이 느낄 지는 사고 방식과 세계관, 경험의 넓이와 깊이에 따라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와 음악을 통해 슬픔을 기쁨으로 치환하고 그렇게 치환한 기쁨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방법으로 삶의 고비를 잘 헤쳐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한 인간으로써 피할 수 없는 문제와 마주해야 할 때, 되도록 그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 또 다시 삶을 살아나가야 할 때, 저는 영화와 음악에 더욱 몰입하곤 했지요. 예술이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힘이 바로 위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
2021-05-05 18:21:50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WR
2021-05-08 15:39:01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벅4님도 늘 행복하시고 영화와 음악에서 많은 위로 받으시길 바랍니다.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