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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리듬앤플로우 감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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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5 18:31:27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465/0000004070

본문을 쓰기에 앞서 힙합/R&B 전문 웹진 리드머 편집장이자 음악평론가인 강일권이 쓴 리듬앤플로우 감상기를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10월 초중순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10부작으로 벌써 완결이 됐지만 어찌하다보니 2주에 걸쳐 보다보니 어제 다 봤네요.

리듬앤플로우는 흔히 쉽게 얘기하는 표현으로 미국판 쇼미더머니 라는 얘기가 있기도하고 본토인 미국에 앞서 먼저 한국에서 이미 힙합 서바이벌로 8시즌이나 했던 쇼미와 비교할수밖에 없겠더군요.

리듬앤플로우는 쇼미처럼 체육관에 한 곳에 모아놓고 심사를 보는게 아니라 심사위원의 출신지역에 맞게 오디션을 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힙합의 느낌이 또한 물씬 풍깁니다.

남부 힙합의 왕 T.I의 애틀랜타, 뉴욕 브롱크스 출신 카디비의 뉴욕, 컨셔스한 랩을 하는 챈스 더 래퍼의 시카고, 그리고 쇼비즈니스의 중심지 LA에서 심사가 진행됩니다.

보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악편이니뭐니해도 흥미나 재미면에서는 쇼미가 흥미롭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판 질질 시간끄는 것만 빼면 재미면에서는 쇼미가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쇼미나온 참가자들 사연팔이 감성팔이한다고 욕했는데 리듬앤플로우는 더 심합니다... 다만 리듬앤플로우는 진짜 슬럼가에 살면서 생명에 위협을 받고 부모가 감옥에 가고 형제가 마약거래를 하다가 감옥에 가거나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 경우도 허다하기때문에 좀더 리얼한 거리의 삶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걸 감성팔이 사연팔이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흔히들 한국 힙합을 싫어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한국 힙합은 돈 여자 얘기밖에 없다고들 하는데 리듬앤플로우를 보면서 느낀건 본토라고 크게 다르지않구나 라는걸 느꼈습니다. 하긴 본토의 영향을 한국 힙합이 받을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견 당연한 현상이기도 합니다. 자기 얘기를 하는 래퍼도 있지만 거기서도 성공해서 돈많이 벌어서 쭉쭉빵빵 여자들이랑 놀거다 식의 얘기가 주로 많습니다.

랩배틀을 할때도 수위는 상당히 높습니다. 우리처럼 좁은 땅덩어리에서 래퍼들끼리 무슨 일이 있었던거도 아닌데 안면몰수하고 신랄한 표현으로 디스하는거보면 우리나라같았으면 인성논란 이런거 분명 걸렸을꺼 같은데 그냥 참가자나 심사위원이나 관중들이나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 넘기는 문화가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천국 미국아니랄까봐 여성 참가자들중에 자신을 소위 'bitch'로 일종의 상품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여성 래퍼들의 태도가 놀라웠습니다. 힙합의 태생이 남성중심적인 문화가 강한것도 있었겠지만 한국이었다면 역시 여성 상품화나 여혐 논란으로 걸렸을꺼 같은데요.자신을 상품화하긴하지만 어차피 대중들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래퍼도 일종의 상품이기때문에 차라리 그게 솔직해보였고 주체성까지 느껴졌습니다. 여성 래퍼들도 자신의 욕망들을 가감없이 드러낸다는 점에서요.

본격적인 경연에 들어가기전까지의 재미는 없는편이고 지루하기까지 합니다. 하긴 쇼미는 시즌1을 제외하면 프로래퍼들의 경연장이 됐고 반면 리듬앤플로우는 아마추어 래퍼들이나 소위 방구석 래퍼들의 경연장이기 때문에 단순비교하기에는 어렵습니다. 다른 면으로 보면 미숙한 아마추어 느낌에서 심사위원들의 코칭과 경연을 거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볼수있는건 또 장점입니다.

본격적인 경연에 들어가면 참가자들은 죽이되든 밥이되든 혼자서 가사를 쓰고 혼자 무대에 올라야합니다. 물론 유명 프로듀서가 붙어서 비트를 짜주고 본토 유명 알엔비싱어들과의 콜라보 미션도 있긴하지만 무대에서는 어쨌든 혼자 모든걸 감당해야 합니다. 이때까지 지역 자그마한 클럽같은데서라도 공연한적없는 참가자들에게는 무대 디자인이나 동선짜는거까지 어려울수밖에 없습니다. 경연에 돌입하면 피쳐링이 필수가 되버린(물론 이게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쇼미와는 분명한 차별점입니다. 쇼미는 프로듀서들이 자기팀 참가자들이 리허설할때 본인들의 풍부한 무대경험을 바탕으로 무대 디자인도 짜주고 조언도 하고 참가자들과 스킨십할수있는 시간이 많지만 리듬앤플로우 심사위원들은 그딴거없고 오로지 무대와 랩실력으로만 평가합니다. 물론 보완해야할 점이나 장단점들을 말해주기는 하지만 쇼미 프로듀서들처럼 옆에서 일일히 붙어서 체크해주고 그러지는 않죠.

아무튼 리듬앤플로우를 본 제 느낌은 힙합을 좋아하시면 꼭 보셨으면 합니다. 힙합을 안 좋아해도 단순 경연을 좋아한다고 추천드리기에는 장벽이 조금 있는거 같습니다. 리듬앤플로우 심사위원이나 지역 오디션 특별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미국 래퍼들을 잘 모르면 어어??하다가 넘어갈위험이 개인적으로 있다고 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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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12-05 16:27:40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전 첫 라운드부터 인상깊게 보고 응원하게 됐던 참가자가 우승하게 돼서 괜시리 기분이 좋았어요 ㅎㅎ

Updated at 2019-12-05 18:25:14

저는 앞의 몇부만 봤는데

출연했던 뮤지션도 찍고 얼마 있다가 총 맞아 죽고,

참가자도 형제들이 동네에서 총 맞아 죽거나, 총 쏘다가 잡혀간 형제들 있는 경우 수두룩 하고,

영화에서 주로 보던 총기 사고가 저기는 남의 일이 아니라 밀접하고 일상적이라는 사실에 좀 놀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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