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올드 가드] 보고나면 딱 이런 느낌입니다.
그냥 넷플로 집에서 봤으니 그러려니하는데, 극장서 봤다면 아쉬울 거 같은... 그런 영화네요.
예고편에도 나온 장면이지만, 앤디(샬리즈 테론)가 불사의 존재인 자신을 숨기기 위해 예기치 않게 찍힌 관광객들의 휴대폰을 빌려 사진을 찍어주고 자신의 사진을 삭제하는 장면이 나오죠. 뭔가 되게 명민하고, 이런 류의 긴장감과 머리쓰기가 한창 나올거 같은... 그래서 단순 액션영화라기보다는 지능적인 첩보같은 기믹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그 장면 하나뿐입니다. 솔직히 2시간 영화 진행되는 동안에 앤디의 정체는 이미 노출될대로 된거 같고, 앤디 자신도 관광객 장면 (예고편을 위한 임팩트?) 외에는 별로 신경을 쓰는거 같지도 않아요.
애초부터 주인공들이 완전히 세상에서 암약하는거 자체가 말도 안됩니다. 앤디는 요즘같은 세상에서 은신하기 쉽지않다고 하는데, 사실 불가능하죠. 아마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인거 아는 사람보다, 올드 가드의 주인공들이 불사인걸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을겁니다. (일단 나일의 부대만해도..) 영겁의 세월을 사는데 암살자도 아니고 용병들이라니...너무나 노출되기 쉬운 직종입니다.
각본도 불로불사의 전사들이라는 하이랜더 설정집에서 좀 더 고뇌하는 모습들을 보이고, 영겁의 세월을 살았기에 그 절절함이 만만치 않지만 (하이랜더때도 그랬죠), 이게 액션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액션 장면은 매끈하게 나왔지만, 이런 이중적인 느낌때문에 그냥 아크로바틱 액션같아요. 총을 쓰거나 아니면 면 자기네가 지니고 있는 고대무기로 근접전을 하거나. 차라리 이럴 바에는 오랜 세월을 살면서 생긴 노하우나 설정들을 더 보여주는게 나을거 같았습니다. 잉글랜드의 아지트 장면처럼요.
이미 아래 몇몇 리뷰에서도 지적했지만 악당들은 정말 비리비리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배신과 응분의 반격이 뭔가 확 와닿아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두루뭉실해요. 워낙 오랜 세월을 살아온 전사들이다보니 그냥 '살다보면 지쳐서 빡칠때도 있는거지'하고 퉁쳐서 넘길 수 있는건지.... 물론 그게 더 현실적일 수 도 있겠습니다. 죽지도 않고 상처도 금방 아물고 몇 백년을 사는데 그런게 뭐 대수겠어요. 하지만 2시간 짜리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아무리 전형적이어도 좀 상큼한 전환을 줘야죠.
물론 장점은 샬리즈 테론입니다. 기럭지를 대동한 액션 연기뿐만 아니라, 얄팍한 B급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 고뇌와 마스크가 잘 살아 있어요. 007영화를 찍을 때, 제임스 본드, 본드걸, 빌런 중 어느 캐릭터를 맡겨도 다 해낼 수 있는 배우일겁니다.
그 외 배우들도 인지도는 없지만 잘 했고, 나일 역의 배우도 좋았습니다. 치웨텔 에지오프는...배우는 좋은데 캐릭터때문에 역시 밍밍하네요.
졸작까지는 아닙니다. 6언더그라운드처럼 무뇌의 액션이 이어져서 지루해지는 대참사도 아니었고요. 하지만 뭔가 획기적인 재미는 없네요.
---------- 스포일러 ---------------------
1. 앤디는 이제 불사의 몸이 아닌데, 2편 나오면 어쩌나요.
1-2. 좋게 보신 분들은 2편을 기대하지만, 저는 나름 세월이 지나 (그럼 미래겠네요) 팀원들이 할머니가 된 앤디를 만나는 결말도 좋을거 같았습니다.
2. 부커의 배신은 나름 그 동기가 공감가는 배신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용서 받은건지도 모르죠. 이 영화에서 영겁의 세월을 사는 존재들의 고통을 묘사하는 부분은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3. 앤디의 동반자였던 쿠인의 형벌은 정말 끔찍하네요. 마지막 쿠키에서 다시 나올때 반가울 지경이었습니다. (벗어났구나!) 정황상 2편이 나온다면 빌런이겠지만... 하기야 그 지경을 당하고도 안미치는게 이상하겠죠. 그나저나 고대 장면에선 몰랐는데, 말끔하게 하고 나오니... 스타워즈에 나온 로즈의 언니 배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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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은 계속 생각나더군요
500년이나 그고통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