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귀멸의 칼날 그냥 그렇군요
돌고 돌아 드디어 국내 넷플릭스에도 올라왔길래 드디어 보게 됐습니다.
재미는 그다지 없네요. 일단 웅변조의 유치한 대사와 오글거리는 시추에이션, 그리고 지나치게 많은 내레이션이 닭살 돋게 만듭니다.
이게 승리호처럼 12금 15금 수준이었어도 저런 상황들을 이해하겠는데 표현 수위로 인해 명백한 19금이란 게, 그 표현 수위와 내용의 아동적 측면의 이중성을 계속 고민하게 만듭니다. 사실 이러한 아니메 장르의 표현과 메시지의 이질감이라는 딜레마는 일본의 아니메 감독들 모두가 수십년째 고민하는 부분이고, 대표적으로 오시이 마모루는 이 문제를 고민하다가 결국 실사로 빠지게 되었고, 그 외는 적당한 수준에서 퉁치고 들어가는 부분이긴 합니다.
그래서 이해하고 장르 특성으로 대충 퉁치고 보긴 했는데, 내용도 전형적인 점프식 성장담+파워 인플레이션 구조군요. 앞으로 4천왕도 나오고 천위도 나오고 그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10화까지는 의무감에 꾸역꾸역 봤습니다. 작화는 최고급인데 내용은 정말 재미없더군요.
그러다 젠이츠가 나오면서 스토리가 좀 풍부해지고 재밌어지는데, 이게 전체 스토리가 재밌다기보다는 개그 씬이 재밌습니다. 전체 스트리야 뭐 그냥 점프형 에스컬레이터식으로 진입되고요. 그러다 젠이츠가 나올 때마다 패러디 개그 동인지 보는 기분입니다.
사실 주인공 탄지로는 불교적 사고관을 갖고 있어서, 뭐 죄다 용서하자는 주의라 보통 사람이 감정이입하기가 힘들죠. 그보다는 엉성하고 나사 풀렸으며 자신의 약함을 아는 젠이츠가 훨씬 더 감정이입하기 쉽고, 이야기를 다변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탄지로가 보여주는 '용서'의 테마가 묘하게 요즘 일본 주류 애니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예를 들어 얼마 전 공개된 페이트 헤븐즈필 3장도 그 주제였죠. 같은 유포터블 제작이기도 했고. 말하자면 '좋은 게 좋은 거지' 정신인데, 이게 현재 일본에 과연 적합한 정신 상태인가.. 라는 것에는 동의하기가 어렵긴 합니다. 단순히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역사 속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관계를 떠나서, 현재 일본의 상태만 봐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아무튼 내용에 대한 실망감에는 여러 모로 부실한 원작이 큰 역할을 한 듯한데, 그에 반해 유포터블의 작화력은 정말 최고 수준입니다. 특히 우키요에적 표현과 액션 씬을 결합하여 엄청나게 작화를 쏟아부어 일본적 고유성을 보여주는 찬바라 액션을 추구한 것은 좋은 시도였습니다.
그리고 블러 처리는 여기서 거의 절정의 수준을 보여주는 듯한.. 이정도로 블러 처리를 할 거면 차라리 성인 딱지를 안 다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더군요. 어차피 내용도 성인이 보기엔 어린 느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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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원작은 그냥 그렇게 봤습니다
유포터블의 미친 작화와 연출빨을 많이 받은 애니죠
만화책으로 볼 때에는 액션 동선이 도대체 지금 뭐하고있는건지 전혀 몰랐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