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라는 제목 중 유품 정리사라는 부분에 꽂혀서 정주행을 이틀간에 걸쳐 마쳤습니다.
유퀴즈에도 나온적 있고 그외 여러 다른 프로그램에서 소개된적 있던 특수청소 전문가
김새별님의 저서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 보고난 후의 감상은 드라마로서의 유려함이나 세련됨은 많이 떨어지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은 보라고 추천할만한 감동 드라마라는 것입니다.
넷플릭스에 등록된 썸네일은 아무래도 자극적인 이미지로 눈길을 끌어야 하기 때문이라곤
해도 어째 B급 쌈마이 깡패 영화 같은 느낌을 주지만요. ^^;;;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말도 너무 많고, 다루고 싶은 사회문제도
너무 많아서인지 제작진이 매화 깊은 감동과 교훈을 주려는 강박에 시달리는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너무 많은 교훈거리를 이야기에 다 욱여넣다 보니 드라마 전개가 풍부하고 자연스럽지
못하고, 단순하고 직선적이고 뻑뻑합니다. 목적에 너무 매몰되어 감동을 들이부어대는 형국이라
스토리 속에 전해지는 은은한 여운을 느낄 새가 없거든요. 아니 처음부터 은은한 여운은
의도하지도 않았던거 같습니다. 계속 스트레이트만 내리꽂아대니까요.
그런데 그게 바로 이 작품이 가진 근원적인 힘 같습니다. 물론 신파적일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어제의 아들이, 딸이, 어머니가 고인이 되어 버리는 과정에서의 비극적인 부분은
피할수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주인공인 유품 정리사가 고인의 유품을 통해 남겨진 메세지를
어떻게든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그 슬픔이 많이 달래집니다.
비록 표현이 직설적이고 투박하고 빤해 보여도 감동을 전하는데 기교부림은 필요없다는
식의 우직함 덕분에 계속 보게 됩니다. 때론 너무 작위적으로 여러분 이걸 보니 슬프지요,
안타깝지요, 그러니 우리 모두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지요~하고 가르치려
드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게 이 작품의 특색이자 매력인것을...하고 받아들였어요
일단 소재만 봐도 매 화 장애인, 성소수자, 노인 빈곤과 고독사, 학교 폭력, 해외 입양아,
비정규직, 스토킹과 데이트 폭력 등을 정면으로 다루는데 어쩌면 매 화 이렇게 꼬박꼬박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단골 꼭지들을 다 모아모아 다루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렇게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한 드라마에서 두루두루 다 다룬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이런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힘주고 보게 한게 아니라 오히려
힘빼고 볼 수 있게 해줬다는 점이 고맙습니다.
드라마를 깊이 있게 생각하며 볼 필요 없이 그냥 눈만 뜨고 있으면
쉽고 편하게 이해되게 만들어 놔서 어쩌면 골치 아프게 인물관계도며 대사에 나온
떡밥이며, 뒤에 감춰진 흑막 같은거 묻고 따질 필요 없이 온 몸과 뇌를 릴렉스하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욕하는거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절대로요.
네....그래서 그 많은 단점과 특출나지 않은 연기 (연기력이 충분히 되는 배우들
데려다 어쩜 이렇게 연기를 못시킬수 있나 싶을 정도인 경우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뜩이나 이것 저것 복잡하게 생각할 것 많을 때, 드라마까지 복잡하고 따라가는데
긴장하며 봐야하는 게 싫을때, 그냥 편하게 감동받고 싶을때 이만한 작품이 없다고
추천합니다.
소재의 신선함에 비해 전개는 매우 평범한 드라마로 빚어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볼만해요. 특히나 이런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던 사람들에겐 이런 식의 쉽게 풀어 쓴 자습서 같은 드라마를 통한 접근도
꼭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도 보던 사람이나 보지 맨날
지지고 볶는 일일 연속극 위주로만 보던 사람은 그쪽은 아예 눈길도 안주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런 시청층까지도 큰 거부감 없이 이런 어두운 주제를 표현한 드라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끌어들여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의 저변을 넓혀준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무브 투 헤븐>은 타인의 감정을 읽거나 이에 동조해 사회적인 관계나 유대를 맺는데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을수 밖에 없는 아스퍼거 증후군인 주인공을 통해,
그런 주인공조차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도리에 기반해 행동하는데 왜 이토록 오늘날의 사회는 슬픈 일이 많고
괴로운 일이 많은 것인가 되돌아 보게 하니까요.
참고로 이 작품이 왜 청불일까....싶어요.
작중 이제훈이 돈벌이로 하는 일 묘사 때문인가 싶긴 한데.....
수위가 높은건 아닌데...더 많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봐도 충분할거 같아요
글쓰기 |
고마운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