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를 이제야 봤습니다.
왕가위 감독 영화를 좋아하긴 하나 편식이 심해서
해피투게더와 중경삼림은 닳도록 보면서 그 외의 영화들은 별 관심이 없었어요
화양연화는 어릴 땐 이해 못했다 하더라도
이제 이해할만한 나이가 됐다고 생각해서
진득하게 영화를 감상했지만 역시 .. 취향을 타는건지 큰 감흥을 받긴 어려웠어요
미장센이나 구도나 프레임같은거 천재적으로 찍은것도 알고봤지만 역시나 ..
뭔가 스토리 자체에 대한 공감을 즐기는지라 영원히 화양연화는 제영화가 되긴 어려울것 같아요 ㅠ
그나저나.. 이번에 타락천사 블루레이가 나온다고 해서
이 영화 그동안 제목만 들어봤지 한번도 못봤네 하고 왓챠에서 재생했는데
그동안 타락천사와 천장지구를 착각했던건지 (오토바이 타는 주인공 이미지때문에 ..)
몇번이나 보려다가 취향에 안맞아 실패했던 영화가 천장지구였더군요 ;;
시작부터 끝까지 왕가위 특유의 감성이 진하게 담겨있어서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듯 보긴 했습니다만 .. 역시나 이영화도 취향엔 맞지 않았어요
뭔가 중경삼림하고 비슷한 구조를 가진 영화였는데 화면은 진짜 멋있었지만
큰 줄거리 자체가 와닿지 않는건 화양연화랑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킬러 , 킬러방청소하는여자 (인데 옷이나 화장은 왜때문에 그렇게 ㅋ..)
파인애플 통조림 먹다 벙어리가 돼서 이웃들한테 강매하고 살아가는 남자
그들의 이야기가 한 영화에서 어울리기엔 너무 특이하고 강했달까..
뭔가 이 배우들을 한데 모아놓고 영화를 만들면 욕심이 과해서 영화를 망칠것 같은데
왕가위감독이 딱 그렇게 과하게 영화를 망친것 같은 느낌이 든 영화가 바로 타락천사였어요
(컨셉이 상당히 많이 겹치는데 예를들어 여명 -> 임청하 / 금성무 -> 양조위,금성무 등
시기를 보니 중경삼림 다음에 이영화인거 보니 중경삼림을 답습하고 망친 영화같다는 생각이.. )
그런데.. 이영화 어딘가 굉장히 익숙한 장면들이 자꾸 나와서
아, 이장면이 이영화에서 배낀거였어 ? 하는 장면들이 많았던건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예를들어 예전에 김선아의 화장품 광고였나.. 낯선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꼈다 ?
이 cf 자체가 아예 똑같은 씬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무슨 커피광고였나.. 지하철 다니는 옆 다락방에서 찍은 cf가 있었는데 (찾아보니 산타페네요)
그것도 이 영화의 공간을 따라한거였구나 하고 알게됐고 ..
(이승환의 애원 뮤비의 김현주)
그시절 뮤직비디오에서 항상 앞머리를 자르고 입술을 빨갛게 한 퇴폐미 여자주인공들이 많이나왔는데
이영화에서 다 나온 컨셉이더군요
영화의 호불호와는 별개로 그시절 왕가위감독의 영향력이 대단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된 영화였어요
그나저나 이제와서 생각해보는데 그시절 왕가위 영화에는 좀 만화같고 엉뚱하면서
억지스러운 케릭터들이 많았던거 같아요 ㅋㅋ 특히 금성무가 그러한데
중경삼림에서는 오래된 통조림만 까먹으면서 옛연인을 그리워하더니
이영화에서는 유통기한 지난 통조림먹고 벙어리가되서 사람들한테 말도안되는걸 다 강매하고
다니는 케릭터로 나오더군요 ㅋㅋ 지금 이런 케릭터 있으면 정신병자 취급 받을거 같다는 생각이 ㅋㅋ
염색뽀글머리 여자도 그렇고 여명의 킬러 케릭터도 그렇고.. ㅋ
그런데 이런 만화같은 엉뚱한 설정은 지금은 하지 않게 되었으니 오히려 옛영화에서만
볼 수 있어서 향수를 자극하는 설정들이었던것 같아요
어렸을땐 왕가위 영화 감독을 보면서 사춘기 감성이 풍부해져갖고
나도 언젠간 저런 홍콩영화에 나오는 운명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거란 꿈이 있었던것 같은데
이젠 하루하루 쳇바퀴도는 일상속에서 그렇게 되지 못한 평범한 제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영화였네요
그래서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계속 다시 찾아보게 되는걸지도 모르겠어요
그시절 이국적인 어느 쓸쓸한 도시에서 사랑을 찾고있을 나를 다시 만나기 위해 말이지요..
+ 이 영화에서 킬러 방 청소해주는 여자배우 진~~!!! 짜 이쁘고 멋있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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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광고/뮤비에서 엄청 베껴 써먹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