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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포]오징어 게임: 한국에서만 만들 수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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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9-25 01:36:05

오징어 게임을 지난 추석연휴 때 단숨에 다 봤습니다. 


예고편은, 일본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 와 너무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혀 기대되지 않았구요. 

처음에 본편을 볼 때는 뭘 보고 베꼈는지 

찾아나 보고 보고 까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본편을 보고 나서 너무 놀란 것은  

"신이 말하는 대로" 뿐이 아니라, "도박묵시록 카이지" , "라이어 게임" 등 온갖 일본 배틀로얄 작품에서 봤던 요소들이  골고루 섞여있는 점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탭들의 빨간 점프수트 의상은 "종이의 집" 의 도둑들 같기도 하고,  세트는 어디서 본 것 같고... 

처음에는 온갖 레퍼런스 생각이 들어서 집중을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화 후반쯤에는  포기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려면 어떠냐 이렇게 잘 버무렸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티브 잡스가 피카소가 한 말이라고 잘 못 인용한 "좋은 예술가는 베끼지만,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는 말처럼 

오징어 게임은 "도박 묵시록 카이지"(주로) 를 비롯한 주옥같은 일본작품들의 엑기스를 뽑아서, 먹기 좋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린 것 같습니다. 

도박 묵시록 카이지를 처음 봤을 때 충격을 잊지 못하는데요. (벌써 20년전이네요. )

 일본 극장판 카이지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원작의  외나무 다리 게임의 먹먹한 충격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보고 모처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년전 킬빌을 처음 봤을 때는,  타란티노 감독이 보여준  다양한 레퍼런스와 오마쥬에 놀랐는데,

 지금와서 보니,   홍콩, 일본 영화에 대해서, "괴상하고 쿨한 작품"으로 생각해서 독특한 분위기만 차용했을 뿐, 작품에 대한 이해도 낮고, 리스펙트같은 것은 전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드보이를 재해석 했던 것처럼, 일본 만화 텍스트를 가지고, 원작의 정서를 거의 100% 이해하고 그 것을 글로벌한 보편적인 정서로 이해시키는 작업은 현재 한국 감독과 작가들만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초기 웹툰의 영상화에서의 시행착오를 벗어나,  다양한 웸툰 원작들을 영화나 드라마로 잘 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게임에는  기발한 게임과 필승공략이 없다는 장르물 팬들의 아쉬움이 많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그점이 작품 흥행의  필승 공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원작들의  영화화 하거나 드라마화 한 작품들을 보면, 원작의 재연에만 급급해서 만화 원작이 주는 본질적인 쾌감을 잘 살리지는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같은 넷플릭스 작품인, 아리스인 보더랜드도 굉장히 좋은 부분이 많고,  장르물로는 더 충실한 작품이지만, 주인공들에 이입이 힘들고,  반복되는 게임을 따라 가다보면 피로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징어게임은, 서바이벌 배틀로얄 장르물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내용과 공략과정은 단순화 시켜 버리고 비극적인 상황과 긴박감만 극대화 시켜버렸습니다. 

 장르물의 장점만 가지고 와서,  전세계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오락물로 단순화 시켜버린 것이,  일본 작품들이 폭 넓은 인기를 받지 못한 이유를 분석한,  성공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가면, 장난감 가게를 꼭 들르곤 했었는데요. 

토이저러스 같은 체인점을 가더라도,  갖춰 놓은  장난감 들이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당연하지만,  자국의 장난감 위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해즈브로나 마텔 계열의 서브브랜드 장난감들이 많았고,  일본은 반다이나 타카라토미 프라모델, 캐릭터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유럽은, 레고나 플레이모빌, Siku, 슐라이히 같은  장난감이 주종을 이루었구요.  

 공통적으로 갖춰져있는 디즈니도 비슷한 듯 하면서도,  취향이 다른지 국가마다  가격대나 정밀도가 조금씩 다르더라구요. 

  그런데, 이 모든 장난감들이 모두 갖춰져 있는 곳은 한국 토이저러스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물론 본토 제품 구색에는 못 미치지만,  일본 프라모델이나, 캐릭터 제품도 다 갖추고 있고, 일본 토이저러스에도  없는,  미국 유럽 장난감도  전국 방방 곡곡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우리나라 환경이....어렸을 때  해적판으로 모든 것을 접하던 시절에 비해서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하는군요. 

 

어쨌거나, 다양한 컨텐츠를 자양분으로 삼아서 전세계인 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든 제작진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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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2021-09-25 02:12:32

전세계 유일의
부대찌개와 비빔밥의
나라니까요^^

1
2021-09-25 08:06:36

한국은 KPOP도 그렇고 군사무기도 그렇고 여러가지 장점들을 잘 버무려서 우수하게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한거 같아요....비빔밥, 부대찌개 같은 음식들도 그렇고.... 

WR
6
2021-09-25 09:43:18

저는  솔직히 비빔밥 문화 덕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슷한 시기, 일본 문화를 많이 접한 대만 같은 나라도 있고,  정작 일본에서도 이런 컨텐츠를 만들지 못했는데,  한국에서 연달아 하이브리드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한국 문화에 자극을 받아, 또 새로운 작품들이 나오겠죠.  

3
2021-09-25 10:10:36

한식은 밥이라는 배이스에 각자 취향껏 반찬을 밥과 함께 입에 넣고 음식들이 섞이며 만드는 “조화” 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항상 밥을 먹으면서 어떤 조합으로 어떤 비율로 입안에 넣어야 가장 맛나는 조합이 되는가를 하루 3회, 수십번 경우의 수를 만들어요. 이것이 한국 문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에 비하여 섞이는 것에 대한 감각이 남다르다는 점. 그리고 지금은 서양의 식문화 까지도 한식화 하여 끝없이 더 맛나는 조합을 찾는 집요함…. 사랑합니다.

2021-09-25 15:17:09

마라탕국밥도 나오잖아요 ㅋㅋㅋ

1
2021-09-25 19:00:53

 게임적인 재미가 해도해도 너무 없더라구요 ㅠ K드라마에 장르스킨씌운정도..

2021-09-25 21:28:15

재료 잘 구성한 비빔밥 같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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