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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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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0-19 00:41:49

요즘 우리나라 번역 문학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를 꼽자면 마거릿 애트우드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오른다는 그녀의 장점은 고전적인 시대극부터 SF장르에까지 현대 문학의 다양한 범주에 걸쳐 자신의 커리어를 쌓았고, 또 일찌감치 확고부동한 페미니즘적 텍스트들을 만들어서 사회적 자각을 일으켰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녀의 대표작 <시녀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져서 비평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게 1990년이니 벌써 30년 전부터 그 작품성과 미디어믹스적인 참신함을 인정받은 작가이기도 했죠.

 

<그레이스>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1996년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입니다. 모국인 캐나다에서 1843년에 벌어진 실제 사건을 소설로 만든 것으로 하인과 하녀가 집주인과 그의 정부였던 가정부를 살해하는데, 그 하녀가 바로 그레이스라는 여자였습니다. 

 

시기적으로는 빅토리아 시대였던 만큼 그 시대답게 답답하고 밀도 높은, 그러면서도 뭔가 음험한 분위기가 도사린 그런 기조로 드라마가 전개되는데, 무엇보다도 주연인 사라 가든의 독특한 인상을 자아내는, 현실 세상에서 한 걸음 물러선 채 살아가는 듯한 붕뜬 느낌의 연기가 좋더군요. 이야기의 화자이기도 한 그녀는 자신의 지독했던 삶의 경험을 술회하고, 정서적 분열에 대해 알리며, 그럼으로써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으로 체화된 시대상을 드러내 보입니다. 그것은 억압과 모욕과 폭력으로 채워진 어두운 광경이며 이 텁텁한 드라마가 보여주는 미학적인 경험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으례 그렇듯, 결말은 인물들의 구원에 대한 이야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그려지는 구원의 모습은 그다지 깔끔하거나 완벽하지 않습니다. 어딘가 왜곡되거나 망가져 있죠. 그러나 그런 결론이야말로 꽤 이 작품답다고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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