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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삽질기: LG BP450에 비싼 어댑터(리니어 포함) 붙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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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2-16 04:21:15

눈팅만 하다가 지금부터 쓰는 글이 도움이 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싶어 써 봅니다.

 

음악을 주로 듣고 영화, 라이브 DVD나 블루레이 등은 PC+외장 블루레이 드라이브로 보던 차에

지역코드 2 DVD를 조금 갖고 있어서, 

전용 플레이어가 더 편리하고 화질 음질도 더 좋을지 모른다는 호기심이 생겨서, 

마침 집에 12V 출력 전원이 몇 개 있으니 이걸 쓰면 전용 플레이어의  화질과 음질이 더 좋아질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서

주말을 맞아 12V 어댑터로 전원을 받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하나 사서 테스트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이 몸을 망친다고 하는데, 뭐 8만 5천원으로 앞으로도 잘 쓸 중고 LG BP450을 사는 게 크게 해롭지는 않으니까요. 4K는 갖고 있는 타이틀도 없고 앞으로도 별로 땡기는 게 나올 것 같지 않고 해서 일단 참았습니다.

 

각설하고, 일단 명목상으로 BP450은 12V 1A 전원을 받으며 그에 맞춰 테스트해본 전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LG 동봉 어댑터 (아마도 100% 스위칭, 12V 1.5A)

2. iFi iPower (아마도 스위칭, 12V 1.8A)

3. Agilent E3610A DC Power Supply (계측기용, 아마도 리니어, 0-15V 0-2A)

4. 자작 파워 서플라이 (리니어(LT3042 2개 병렬 사용), 12V 1A*2?)

5. Meridian Prime Power Supply (리니어, 일단 스펙은 12V 0.5A라고 되어 있지만 레귤레이터 용량은 5A까지도 가능하다고)

 

결과부터 간략히 말씀드리면,

2. iFi iPower: 음질, 화질에 별다른 차이 느끼지 못했습니다.

3. 4. Agilent E3610A, 자작 파워 서플라이: 연결 시 전원은 켜지지만 블루레이를 읽으려고 드륵 드륵 하다가 결국 인식을 하지 못해 테스트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회로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블루레이 로딩 시 E3610A의 전압 표시가 0.5V정도 떨어지거나 하는 현상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추측컨대 리니어 레귤레이터 사용 시 스위칭 대비 과도 응답이 느려서 블루레이 드라이브 쪽이 오동작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리니어 전원부의 경우 과도 응답에 회로 측면에서 신경을 썼거나, 아예 용량이 많이 커야(5A 이상?) 이러한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참고로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려면 이베이에서 중국산 파워서플라이를 사도 15만원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5. Meridian Prime Power Supply: 오, 역시 하이엔드 소리도 듣는 내공 있는 제조사의 물건이라 그런지 블루레이 인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테스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어쨌거나 메리디안이 배짱장사를 한 결과든 뭐든 초기 출시가가 100만원을 넘어가는 물건이고, 리플 노이즈 스펙이 5uVrms 이하입니다. 그러니 이것만큼은 화질 음질에서 어느 정도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미미하게 더 색이 선명하고 소리도 좋아진 것 같기도 했지만 플라시보 효과의 범주 내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 떠나서 블루레이 플레이어 보급기의 듣보잡 어댑터랑은 반드시 차이가 날 것이 당연해 보였는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는 게 놀라웠네요. 어떻게 보면 이런 게 디지털 처리와 스위칭 전원부 엔지니어링의 힘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메리디안은 또 다른 의미로 엔지니어링의 힘을 보여주긴 합니다. 물론 고급 부품을 선별해서 넣기는 했겠지만 들어간 물량투입만 보면 도저히 저 가격표가 이해가 안 되는데 소리는 또 그럴듯하단 말이죠). 아니면 반대로 깨끗한 12V 전원을 공급해 줘도 내부에서 다시 5V니 3.3V니 강압 혹은 15V 승압 등을 해서 사용할 텐데, 거기서 사용하는 레귤레이션 회로(높은 확률로 스위칭)들이 성능이 영 시원찮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무 소용이 없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기기도 화질 음질 모두 눈에 띄는 차이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엄밀하게 비교는 해보지 않았지만 PC보다는 화질 음질이나 편의성 모두 나은 것 같아서 그냥 만족하고 사용하려고 합니다. 근데 플레이어 구동음은 좀 적응이 안 되네요. 어째 PC용 외장 블루레이 드라이브보다 더 시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니, 일정 부분 걸러 보셔야 합니다. 다른 조건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1. 화질: TV가 43UM7800이라는 43인치 LG 보급기이므로 화질 표현에 한계가 있으며, 타이틀(주로 라이브 공연 DVD 등) 역시 화질 테스트에 적합한 것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2. 음질: 애초에 아날로그 출력이 없는 기기이니 차이가 극명하지 않았을 수 있고, 디지털 동축 출력을 Rega DAC에 보냈기 때문에(전기적 절연도 들어가 있다고 함) 웬만한 동축 출력 품질 차이는 DAC에서 다 씹어먹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TV 스피커로 나오는 음질도 잠깐 테스트해봤었지만 확연한 차이는 느끼지 못했는데...

3. 사람: 테스트한 사람이 막눈 막귀다.

 

여튼, 저와 비슷한 조건의 분들의 경우는 전원 어댑터만 좋은 것을 쓴다고 해서 화질 음질에 확연한 향상을 얻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냥저냥 크게 신경 안 쓰고 보고 듣기에는 현재 보급형 기기들도 크게 문제가 없는 것 같고, 돈이 있으면 제조사에서 윗물부터 아랫물까지 철저하게 신경쓴 좋은(그리고 비싼) 기기로 한 방에 가시는 게 낭비를 줄이는 길이라는 생각을 되새기면서 글을 마무리합니다.



그럼 이제 뚜껑을 열고 아예 전원부를 싹 뜯어고치거나 클럭을 갈아 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또 생긴 건 함정...

(혹시 회로 잘 아시는 분이 계시면 질문: 3, 4번 기기에서 일어났던 문제가 DC 평활 캐패시터 용량을 큰 걸로 바꾸거나 병렬로 연결하면 해결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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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2-16 13:24:49

에질런트의 경우 출력단에 적당한 전해 콘덴서 연결해서 시험해 보세요.

WR
Updated at 2020-02-17 03:32:01

아 레귤레이터 뒤 출력단에 있는 콘덴서를 건드려야 하는 거군요. 에질런트는 내부가 복잡할 것 같아 건드리기가 좀 그렇고, 자작은 쉽게 콘덴서 용량을 키워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2-17 04:18:25

내부를 건드리라는 것이 아니라...출력 단자에 연결해서 시험해 보시라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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