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극과 극은 통한다.
"조국수호", "박근혜 사면". 두 글의 차이점을 혹시 아시겠습니까?
한쪽에서는 이렇게 말할겁니다. "검찰과 언론의 농간때문에 사람들이 진실을 알지 못하고 조국을 나쁜 놈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가 조국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이렇게 말할겁니다. "그 아버지가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셨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문재인을 탄핵하고 박근혜를 복권하라!"
박근혜 사태 당시 전 중학생이었고, 조국 사태 당시 전 고등학생이었습니다. 두 인물에 대해 제가 가장 분노했던건 뭐였을까요? 바로 입시비리입니다.
12년동안 누구는 새벽에 코피 흘려가며 공식을 외우고 단어를 외웠습니다. 그동안 어느 한 대통령의 비선실세의 딸은 말을 타고 운동장을 한바퀴 도니 서울 유수의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동안 어느 한 서울대 교수의 딸은 자신이 집필하지도 않은 논문의 제 1 저자로 올라가 서울 유수의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둘 다 나라를 어지럽힌 장본인들이며, 둘 다 자신들의 죗값을 법의 심판을 통해 받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느 한쪽 끝에 치우쳐진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한쪽에서는 자신들의 우상을 무너뜨린 대통령의 이름을 비꼬아 "문재앙"을 외치고 "민좆당"을 부르짓습니다. 다른 한쪽은 자신들의 우상에게 처벌을 내린 자를 비꼬아 "윤짜장"을 외치고 "국짐당"을 부르짓습니다.
이념입니다. 이념은 곧 한 사람의 신념이 되었고, 자신의 눈에 자신은 절대적인 선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습니다.
한쪽은 "이 모든게 언론과 국짐당의 농간이다. 싹 다 개혁해야 한다!"라고 합니다. 다른 한쪽은 이런 말을 합니다. "문재앙이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부정선거를 통해 나라를 말아먹는다!"
중간의 입장에 선 청년의 눈으로써 말씀을 드리자면, 각자의 말은 주체가 다를 뿐 놀랍도록 똑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한쪽은 영원한 보수 정권을 꿈꾸고 있고, 한쪽은 영원한 진보 정권을 꿈꾸는 것마저도요.
태극기를 휘날려가며 광화문 한복판에서 박근혜를 석방하라며 깽판을 친 노인들과 마찬가지로 광화문에서 조국수호를 외친 사람들은 똑같은 사람들로 느껴질 뿐입니다. 유일한 차이점이요? 한쪽은 왼쪽이고 다른 한쪽은 오른쪽입니다.
제가 지난번 작성한 글에서, 짧고 간결하게 "조국 사태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라고 쓴 적이 있습니다. 이 뒤통수는 이것이었습니다. 왼쪽이라고 할지라도, 극단적인 사람들은 똑같다는 것.
당사자들은 절대 그렇지 않을것이라 믿고 싶겠지만, 제 3자의 눈에서 보면 똑같습니다. 놀랍도록 똑같습니다.
한쪽의 시선에서만 모든 일들을 보려고 하지 말아주세요. 당신들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것을, 주체만 달라진체 반대편에서도 보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방향이건, 극단은 좋을 것이 없습니다. 극과 극은 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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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균형잡힌 말씀이네요.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