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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바이든과 미국 매파는 민주주의의 횃불을 흔들기 전에 중국을 이해해야 한다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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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25 14:03:06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살아 있으면 홍콩의 언론의 자유도, 따라서 일국양제도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궁금하시면 나무위키 해당 항목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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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en and US hawks must understand China before waving the democratic torch (Jing Lee)
바이든과 미국 매파는 민주주의의 횃불을 흔들기 전에 중국을 이해해야 한다 (징 리)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을 민주주의와 독재 간의 제로-섬 이데올로기적 경쟁으로 보는 것은 중국의 현 통치 전통의 기원을 간과한다

• 출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 2021년 7월 12일
https://www.scmp.com/comment/opinion/article/3140527/biden-and-us-hawks-must-understand-china-waving-democratic-torch?utm_source=pocket_mylist

우리 시대의 지정학적 지도는 불안하다. 세계 정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많은 정치인과 지식인은 문명의 충돌, 역사의 종말, 민족 국가의 쇠퇴, 국가들 간의 전통적 경쟁의 귀환과 같은 비전을 확산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세계관에는 민주주의와 독재만이 존재하며, 모두 경쟁 관계에 있다. 미국의 양극화된 정치 지형은 반중 캠페인으로 통합된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며 자신의 길에 대한 신념을 배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민족국가의 부상과 함께 발전한 서구 중심 철학에서 비롯된 이데올로기들간의 상충의 하나로 해석되어 왔다. 부상하고 있는 바이든의 독트린은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의 긴장이 우리 시대의 결정적인 충돌이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세상은 이분법적이지 않으며 인생에는 많은 회색 음영이 있다.

유발 노아 하라리에 따르면, 인간은 신화를 만들어 지구를 지배한다. 종교들과 이데올로기들은 세계 여러 지역의 인구에게 희망과 절망, 번영과 재앙을 가져오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선동적인 종교적 관념들과 정치적 이데올로기들로 인한 과거의 고통을 감안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도덕적 이야기들을 당연시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지도는 지형에 맞아야 한다.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 우리가 어떤 시간과 공간을 통해 여행해 오고 우리의 역사를 만들어 왔는 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중국은 에베레스트 산에서 태평양까지, 열대 기후에서 아북극 기후까지 아우르는 유라시아 판에 자리 잡고 있다. 중국에서 사람들은 항상 계절과 강의 흐름을 따라 이주했다. 생존과 번영을 위해 사람들은 급류의 계절적 흐름을 포착하여 댐과 평야로 인도하고 홍수로부터 그곳들을 보호하고 유목민의 침략으로부터 힘들게 얻은 수확물을 보호하기 위해 더 집합적이 되었다.

그 결과 중국은 지리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메가 인프라를 개발했다. 이것은 만리장성과 대운하에서 2050년에 완공될 예정인 중국의 모든 주요 하천들을 연결하는 삼협 댐과 남북 물 전환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오늘날까지 계속되었다.

중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국내 이주가 더 잦은 나라이다.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 매년 춘절을 둘러싼 휴일 동안 국내 여행 건수는 거의 30억건에 달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고속 철도 네트워크 중 하나를 개발했다.

이 영토를 관리하는 데 수반되는 지리적 및 물류적 과제의 막대한 규모는 중앙집권화된 중국 관료제의 발전을 자극했다. 춘추(기원전 770-476년)와 전국(기원전 475-221년) 시대의 격동 이후 중국은 최초의 제국 왕조인 진(秦) 아래 통일되어 중앙집권적인 관료 국가가 탄생했다.

광대한 지리적 상호의존성은 거대한 규모의 복잡한 조직을 필요로 했다. 전문직 공무원은 시험을 통해 선출되었으며, 그 결과 많은 평민 출신자들이 정부에 들어왔다. 그들은 종교와 전통보다는 "합리적인" 고려에 뿌리를 둔 신불해(申不害)의 행정 혁신에 기반한 행정 기법을 적용했다. 영토 측면에서, 중국은 슈퍼국가와 유사하며 여전히 중앙 행정부의 통치를 요구한다.

거의 200년 전 중국의 쇠퇴는 경고의 이야기이다. 종종 마지막 제국 왕조의 무능과 계몽 거부로 인한 것으로 묘사되는 [그 쇠퇴의] 역사는 더 복잡한 이야기를 전한다.

세금을 둘러싼 백련교도의 난(1794-1804) 외에도 자연 재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1815년 탐보라 화산의 폭발은 수년 간의 전 지구적 기후 교란을 야기했고 중국의 농업과 남중국 해상 무역을 극심하게 교란했다. 파괴적인 황하 홍수(1824-1826)는 기근과 폭동을 촉발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디플레이션의 소용돌이가 심화되었고 이 소용돌이는 더 큰 손상을 입힌 일련의 사건들과 중첩되었다: 아편 전쟁(1차는 1839-1842년, 2차는 1856-1860년),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양자강 중부 및 하류 유역의 대부분을 폐허로 만든 태평천국 난(1850-1864년), 1895년 중-일 전쟁, 의화단의 난(1899-1901년), 팔국 동맹의 침략(1900년). 중앙집권적 관료체제가 붕괴된 후, 중국은 장기간의 쇠퇴에 빠졌다.

이 타임라인은 중국인의 정신에 각인되어 있다. 이러한 내적, 외적 그리고 자연적 재해는 서구가 산업혁명의 결실을 누리기 시작한 바로 그 시기에 발생했다. 중국의 고난은 중국의 이미지를 고대 실크로드의 전설적인 왕국에서 가난하고 후진적인 국가로 변형시켰고 금세기에 중국과 서구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우리는 다시 변곡점에 도달했다. 중국에 대한 서구의 인식은 식민주의 시대 동안의 정복하고 개화시켜야 할 땅에서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질서에서의 오늘날의 "위협적 중국"으로 바뀌었다.

천여년이나 된 중앙집권적 관료체제를 기반으로 한 조직구조 및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를 가지고 재부상한 중국은 비록 자신의 국민에게는 잘 봉사하지만 서구의 자유주의적 서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을 민주주의와 독재 간의 제로-섬 이데올로기적 경쟁으로 보는 것은 현재 중국의 통치 전통의 기원을 간과하고 있다. 지리학적 관점에서 중국의 집단주의적 통치철학의 역사를 고려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중국은 현재의 이데올로기 논쟁에서 오해되고 있다.

자유주의적 질서의 렌즈를 통해 현실을 바라본 것은 필경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인식, 그리고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쟁점들을 흐리게 했다. 타자의 지리와 역사 속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항상 도전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그리 하는 것을 시도해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든 우리 역사의 그 두 가닥들을 연결할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탐색하기 위해 정보에 입각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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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 리는 홍콩에 기반을 둔 투자 은행가이자 변호사이다. 그녀는 다양한 글로벌 금융 그룹에서 고위 관리직을 역임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금융 시장 관련 문제에 대해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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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7-25 13:31:10

나무위키의 홍콩 국가보안법 항목부터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WR
Updated at 2021-07-25 13:51:09

저는 한글로 되어 있는 중국 관련 인터넷 글을 다 읽었다고 약간 과장해서 말할 수 있습니다. 아마 중국학/중국사가 전공인 이들을 제외하면 저보다 더 중국 관련 서적, 인터넷글, 논문 등을 많이 읽은 한국인은 없을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홍콩 국가보안법은 '일국양제'에서 '일국'을 확실히 하기 위한 법입니다.  일국이 앞에 있는 한/일국성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되는 한, 양제의 각 제가 기계적으로 평등한 대접을 받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2021-07-25 14:13:35

중국에 관해 공부하려면
중국어 공부는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중국도 발전하면서, 좋은 중국어 자료가 많이 나오고 있고, 번역기돌려서 보는거랑은 차이가 있자나요.

2021-07-25 14:59:46

 제가 오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기고문의 관점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대립의 핵심은 이익이지 이데올로기적 경쟁이 아닙니다. 미국이 외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제 동인은 항상 국익이었습니다. 물론 미국의 국익이 미국민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의 상위계급이 중국 공산당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은, 개인적인 호불호는 별개로 하고, 우리 민족,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예측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태극기부대나 일베가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중국을 판단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정부의 외교방식이 불호감을 가중시키는 것은 중국정부의 판단문제라고 봅니다. 

WR
Updated at 2021-07-25 16:14:49

이데올로기는 허위이기도 하지만 현실이기도 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소위 자유진영 나라들의 주류 세력과 그 세력에 동조하는 그 나라들의 주류 언론매체들은 민주주의 대 독재라는 선과 악의 대립구도로 중국을 대하고 있고 그 시각은, 한국에서는 특히 더 그런데, 민주정체를 가진 나라들의 대중들 사이에서 많은 동조를 얻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무리 나쁜 짓을 했어도 미국은 민주주의인 반면 중국은 독재니까 중국의 국력이 미국의 국력을 능가하면 전세계의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심하게 깡패짓을 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생각을 한다는 말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미국의 주류세력이나 지배계층의 이익이 미국민 전체나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의 이익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렇더라도 과연 현재의 미중대립이 미국의 주류세력이나 지배계층의 이익을 지키거나 늘리것에 도움이 되는지조차도 불분명합니다. 즉 미중 간의 (현재의 형태의) 대립이 궁극적으로는 이데올로기 대결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든/누구의 이익이 걸려있든 진정한 이익 대립인지도 불분명합니다. 미국이 중국을 내리누를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없기 때문이고 내리누르는 과정에서의 충돌이 오히려 미국의 주류세력이나 지배계층과 하나의 전체로서의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경제 전체도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큰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면 정세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동물입니다. 미국의 주류세력이나 지배계층은 중국의 국력이 미국의 국력을 능가하면 - 앞으로 20년 내에 그리 될 가능성이 큽니다 -  자신들의 기득권이 약해진다는 명백한 사실 하나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지 거세지는 미중대결이 자신들과 세계 전체에 손해를 끼칠 가능성은 정확히 염두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 힘은 들고 단기적으로는 손해도 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내리 눌러 유일초강대국이자 최고 부국으로서의 미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바이든 치하의 미국은 많은 점에서 트럼프 때와 달라졌지만 그 점에서는 달라진게 적어도 아직은 없어 보입니다. 

 

필자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중국을 악으로, 주저앉혀야할 (세계의 공장으로나 계속 남아 있어야 할) 나라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나라로 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중국의 현재의 정치체제는 중국의 지리와 역사에 뿌리 내려있고 정말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나름대로 정당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소위 자유 진영이 중국을 그렇게 바로 이해/인식한 바탕위에서 중국과 화합해서 인류전체가 같이 번영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에는 명시적으로 나와 있지 않지만 저는 필자가 현재의 미중대결이 계속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지구상의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믿고 있다고 봅니다. 

2021-07-25 16:26:12

 중국인의 관점에서 정당할 지 모르지만, 지금 이상의 중국의 성장은 , 그것이 중국 국민에게 도덕적이건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되건, 지금 미국 주류 그리고 서구사회의 지배계급에게 위협이 되며 부정적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주요국가 지배계층중 누가 도덕적 정당성이나 인류애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할까요? 중국의 내부 역사인식이 어떤 것이건, 미국, 그리고 그 동맹국이 원하는 수준까지 이익을 양보하지 않는 이상 대립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이건 도덕적 정당성의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WR
2021-07-25 17:22:24

인간이 하는 일 중에 당위나 이상에 근거한 비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대립이 일어나기 쉬운 현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대립이 일어남으로써 인류 다수가 피해를 본다면 그 대립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미국의 소수 지배계급이나 주류세력조차도 그 대립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거나 신장시킬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틀렸더라도 인류 다수가 피해를 본다는 것만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사실 아직 6억 5천만명이 상당히 가난한 나라를 더이상 부상하지 못하게 물리적 전쟁을 제외한 온갖 방책을 강구하는 것이 이미 인류 다수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입니다. 6억 6천만명은 어마어마한 숫자이니까요. 물론 미국의 보통 사람들 다수를 포함해서 나머지 인류 다수도 그 대립이 없었다면 누릴 수 있을 것을 못누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에서 피해를 볼것입니다. 따라서 이 대립을 비판해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것들은 다 나름의 이유와 맥락과 조건과 원인으로 인해 생기기 쉬운 것이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현실이더라도 우리는 그러면 안된다고 비판하는 동물이고 비판해야 합니다. 비판이 조금이라도 효력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도 않고 알 수도 없습니다. 비판하는 것이 옳으니까 비판해야 하는 것입니다. 비판이라는  것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때만 옳거나 의미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미중대립을 비판하는 가장 좋은 방식들 중 하나는 그 대립에서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는 측이 그 대립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그 논리는 민주주의 진영은 선이고 중국같은 일당독재국은 악이라는 것입니다. 필자는 그 대립이 인류 대다수에게 나쁜 귀결을 낳을 것이라는 암묵적 믿음 아래서 그 논리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학술 논문은 아니지만 일간지에 실릴만한 글중에서는 충분히 훌륭한 글입니다. 단 한 사람만 설득 시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2021-07-25 18:06:52

 전 세계에서 갈등이 있으며 특히 국가간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왜 중국에 적대적인 갈등만 문제가 됩니까? 중국에 적대적인 미국과의 어떤 관계가 우리 민족공동체에 도움이 더 될 지 그게 우리에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필자는 미국이 적대하지 않는 중국이 인류에 어떤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저는 민족공동체, 국가공동체의 이익이 고려되지 않은 인류애가 개인단위에서는 모르겠으나 국가단위, 민족단위에서 논하기에는 아직 인류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중국인이라면 그런 주장을 하는 것도 당연하긴 합니다.

WR
Updated at 2021-07-25 18:38:47

필자는 중국을 잘 아는 중국인으로서 얘기하기도 했지만 얘기를 하는 관점 자체는 전인류적입니다. 그리고 그 얘기는 상당히 설득력 있습니다. 물론 전인류적 관점이라는 것은 이상입니다. 현재 세계는 상당수의 사람이 인류애를, 즉 하나의 전체로서의 인류의 이익을 계급이익/국가이익/민족이익보다 앞세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끔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현실이 그렇다'라고 해서 그 현실을 비판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인류가 성숙하는 것은 그냥 자동으로 자연스럽게 시기가 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성숙을 촉구하는 비판의 도움을 받기도 해서 되는 것입니다. 물론 끝내 성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옳은 것은 옳으니까 해야 하는 것이지 성공할 가능성이 확실히 있을 때만 해야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속한 민족, 계급, 국가의 이익은 인류의 평화로운 존속이, 내가 속하지 않은 민족, 계급, 국가의 이익을 무시하지 않음이 전제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는 것입니다. 두번째 도약을 해서 아직 가난한 6억 5천만명에게 번듯한 생활을 보장해주겠다는 나라의 통치집단을 악마화하고 그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는데 물리적 전쟁 외의 온갖 수단방책을 구사한다면 물리적 전쟁의 가능성까지 함축하는 대립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그 물리적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은 가장 피해를 볼 서너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 전단계까지의 대립만으로도 세계경제를 불안정화하고 많은 약소국들의 경제에 큰 손실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 대립과 그 대립을 정당화는 논리는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비판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 비판이 먹힐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옳으니까 단 한 사람이라도 그리 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미 벌써 인류는 전인류적 관점을 취하지 않은 대가로써 기후변화라는 전인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기후변화를 통해서도 이득을 보는 이들이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 대다수는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잃게 될 것이고 그 위기가 없었다면 추가로 가질 수 있는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아니 기후변화는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어서 이제 인류는 재난의 규모를 줄이는 노력만을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물론 그 노력도 잘 안 될 것입니다. 지인아빠님 말씀대로 아직 인류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러나 인류가 성숙하지 않아도 소수의 개인은 성숙할 수 있고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 다른 사람들이 안 할거니까 나 혼자 해보아야 아무 의미도 없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성공할 가능성이 전혀 없어도 옳은 일을 하려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입니다.  

2021-07-25 19:35:09

 저는 칼도님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과는 별개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도덕성은 넓게 정의될수록 서로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의된 도덕성이 아닌 체감하는 이익에 의해 행동이 결정됩니다. 지구온난화의 경우, 아마 이제부터라도 많은 나라들이 협력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최근의 이상기후를 대중이 체감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여기서 대중이란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대중입니다. 중국도 미국도 이 지점에서는 서로의 이익이 일치하기 때문에 협력할 것이며. 또한 이 지점에서 미중의 대립이 고상한 이데올로기가 아닌 서로의 이익의 대척이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중국인이 중국, 혹은 그 민족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본인의 의견을 드러내고, 이를 이해시키려고 하는 점 또한 동의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제가 동의하지 않는 것은 미중의 대립이 저에게 혹은 제가 속한 공동체에 이익이되지 않는다는 관점입니다. 중국의 정치체계에 대한 의견에도 동의 합니다. 중국인들이 세계를 생각하는 관점이 서구인과 다를 수 있으며, 그 것이 도덕적으로 혹은 기능적으로 못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에 대해 내가 취하는 태도는 일관되게 내 입장 혹은 내 이익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용하신 기고문의 필자는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한국의 기레기나 외세에 동조하는 일부 한국인들보다는 도덕적으로 우위에 선다고 생각합니다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나 이익을 이야기하기에는 거리가 있다고 느낍니다.

중국의 정치체제가 역사적인 중국 전통의 사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서, 혹은 서구권의 민주주의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여 중국인민을 전래의 질곡에서 효과작으로 구출하고 있다고해서 그 것이 중국이 도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지 않습니까. 중국정부는 자신이 속한 국가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거고 미국 또한 그 자신의 이익, 설사 미국민 전체가 아닌 소수 기득권의 이익이라 할 지라도, 최선을 다해 중국과 대립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도덕적 관점이 아닌 제가 속한 공동체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이 대립을 보겠습니다.    

비도덕적일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미국이 중국을 이 단계에서 주저앉히고 일본이 아닌 한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미국의 중국때리기를 지지합니다.  이게 미국의 힘만으로 안되고 우리가 개압해야 한다면 한 손 보태는 것도 찬성합니다.

WR
Updated at 2021-07-25 20: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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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동의하지 않는 것은 미중의 대립이 저에게 혹은 제가 속한 공동체에 이익이되지 않는다는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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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이라는 것은 장기적/단기적으로 나눌 수 있고 불이익보다 큰지 여부를 따져야 하고 집단과 업종에 따라 달리 계산되어야 하는 등 쉽게 계산되지 않습니다. 미중의 대립도 어느 선까지 진전되느냐에 따라 인류 전체와 각 나라들에게 다른 귀결을 갖습니다. 따라서 저는 아무런 단서 없이 무조건 미중의 대립이 한국이나 한국의 어떤 집단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저는 심지어 기후위기조차 어떤 집단에게는 이익이 될 가능성을 언급하기까지 했습니다. 미중의 대립이 어느 선 이하에 머문다면 한국과 같이 제조업에 치중하는 나라라 많은 분야에서 한국과 경쟁하고 이미 많은 분야에서 한국을 따라잡은 중국의 발전을 늦추는데 그쳐 한국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애국자가 아니고 전인류의 이익을 평등하게 고려하려 애쓰는 공리주의자이기 때문에 그 효과를 이유로 그 대립을 긍정적으로 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대립은 그 어느 선 이하에 머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도 과연 한국이 이익을 볼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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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하신 기고문의 필자는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한국의 기레기나 외세에 동조하는 일부 한국인들보다는 도덕적으로 우위에 선다고 생각합니다만 인류의 보편적 가치나 이익을 이야기하기에는 거리가 있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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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고자는 중국 식자이기 때문에 더 쓰기 쉬운 글을 썼지만 그 글은 전인류적 관점에서 쓴 글입니다. 왜냐하면 허위적 대립구도를 비판하면서 보편적 진실을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립구도가 깨질 경우 가장 이득을 보는 국가가 중국이라고 해서 그 글의 진실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인류사의 모든 끔찍한 재앙들은 힘있는 자들이 자기를 옳은 편에 두는 이데올로기적 논리를 프로파간다를 통해 전파시키는 과정을 거쳐 야기되곤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두 정치체제들에 대한 선/악 이분법적 이해, 즉 한 종류의 몰역사적이고 추상적인 보편주의적 사고에 대한 필자의 비판은 유럽에서 시발된 모더니티/계몽주의/유럽중심주의 비판의 전통에 닿아 있습니다. 그 비판이 극에 달하면 제가 싫어하는 상대주의로 빠지게 되지만 그 비판을 적당한 정도로는 하는 것은 동시대 인문학의 궁극적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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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체제가 역사적인 중국 전통의 사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서, 혹은 서구권의 민주주의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여 중국인민을 전래의 질곡에서 효과작으로 구출하고 있다고해서 그 것이 중국이 도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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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의 의미가 무엇이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치체제는 정의상 부정의를 줄이는 동시에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도 그런 식의 증진에 도움이 되는 한에서만 일차적 의미가 있는 것이며 언제나 도움을 준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증진에 성공한 정치체제를 더 정당성 있는 정치체제라는 의미에서 성공하지 못한 정치체제보다 더 도덕적이라고 못 부를 이유도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단적으로 말해, 중국의 정치체제는 북한의 정치체제보다 더 도덕적입니다. 그러나 미국, 한국 등의 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복잡하며 결론이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저는 중국이 그 나라들보다 더 도덕적이라고 주장할 생각은 적어도 여기서는 없습니다. 특히 그 나라들에서도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 체제가 들어서야 한다는 생각은 꿈에서도 안 합니다. 중국의 정치체제는 정당성을 나름의 방식 - 다른 나라들에 기계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방식 - 으로 갖추었다는 의미에서 도덕적이라는 정도의 주장만을 할 따름입니다. 물론 '정당성'이라는 어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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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는 자신이 속한 국가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거고 미국 또한 그 자신의 이익, 설사 미국민 전체가 아닌 소수 기득권의 이익이라 할 지라도, 최선을 다해 중국과 대립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도덕적 관점이 아닌 제가 속한 공동체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이 대립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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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국 공산당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봅니다. 심지어 최선을 잘할 것이라고 봅니다. 유능하고 그리 많이 부패하지 않았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주류세력도 중국의 국력이 미국의 국력을 능가하면 적어도 자신들의 기득권은 줄어들기 때문에 중국의 발전을 저지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최선을 잘 하기도 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중국의 발전이 과연 저지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최선을 한 결과는 그 자신들의 기득권이 줄어드는 결과만이 아니라 인류 상당수의 기존이익과 잠재이익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래서 마침 허위적인 이데올로기적  대립구도에 의해 포장되어 있기도 한 그 최선 자체가, 그 대결/대립 자체가 비판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애국이나 민족이나 동포나 공동체 대한민국 등의 어휘에 질색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전인류의 이익, 심지어는 지구상의 전생명체의 가능한 최대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의 이 원대한 이상에 동조해주느냐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이 글조차도 지인아빠님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 전혀 아닙니다. 제 자신의 생각을 더 가다듬기 위해 지인아빠님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주제에 대해 아직 생각이 굳지 않은 분들 중 한 분에게라도 제 글이 어떤 긍정적 자극이 된다면 하는 기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21-07-25 20:51:19

잘 알겠습니다. 공익에 직접적으로 반하지 않는 개인의 생각은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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