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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친일파 파묘법과 이낙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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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25 23:02:28

디피 게시판이 토론할 수 있는 여유를 잃어버린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이 필요한 민감한 문제들은 쓰기가 애매하죠. 한 쪽에서 카피앤페이스트 할 때 마다, 한 쪽에서는 긴 사유를 해야하니 피곤한 일입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타인의 의견을 읽으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민주주의 시대의 아재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충원 친일파 파묘법을 이수진이 들고 나왔을 때, 이낙연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찬성하나 당론으로 할 수는 없다는 뜻을 밝힙니다. 당내 반대 여론이 있다는 것이죠.

어떤 반대인가 찾아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강북의 P의원이 바로 나오거든요. 박용진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의외지요? 박용진 가계에 친일파가 있어, 친일파를 변호하기 위해 반대하는 것일까요.

박 의원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른바 친일파 파묘법과 관련해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하는 상황에서 선도 국가로 가려면 진영논리를 벗어나야 한다″며 ″새로운 진영 대립을 낳을 수 있는 과거사의 무한 반복은 답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요약하면 진영 대립의 소모적인 반복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이 법은 표면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백선엽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과가 뚜렷한 문제적 인물 백선엽은 여러 갈등 속에서 작년 7월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었습니다.

과거에 묻힌 사람을 파묘하는 것은 둘째치고, 새로 묻힐 사람을 막을 능력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름부터 문제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파묘라 함은, 역적의 묘를 깨서, 죽은 이를 처형하는 중세적인 형벌을 연상하게 하지 않습니까. 가깝게는 문화혁명 당시 만력제의 무덤을 파헤친 홍위병을 연상케 합니다. 파묘법 같은 이름을 당론으로 내세우는 건 파멸하자는 소리 지요.

현충원처럼 국가적으로 참배하는 성지가 아니라, 따로 묘원을 만들어 이장을 하는 중간 단계가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법 내용도 사실은 이름과 달리 이장을 담고 있죠. 그러나 친일파 처단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회색지대 없이 화끈한 파묘를 주장하는 것이겠지요.

백선엽 사례에서 보듯 실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구호만 외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박용진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결국은 죽었지만 처단하고 싶은 것 아닙니까. 우리가 중세에 살고 혼백을 믿는 것도 아닌데, 파묘로 징벌하는 건 온당치 않습니다. 죄과는 학문적으로 연구되고 기록되어야 하겠지요. 반론은 있겠으나 최소한 '파묘'라는 이름에서는 벗어나야 합니다.

이낙연 대표는 박용진의 이름을 끝내 말하지 않았습니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강북의 P의원을 지목해 비판하면서 드러난 일이죠. 이낙연은 박용진에게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소장파 의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보호해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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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7-25 22:52:46

 

중2병 대사이긴 한데, 이런 느낌도 있는 거네요.

 

말만 강하게 앞세운 나머지 오히려 될 것도 그르치는...

Updated at 2021-07-25 23:02:51

이런 깊은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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