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디피 시게의 결정적 변곡점 - 이낙연의 의원직 사퇴
아마 저 사건이 없었어도 이낙연의 꾸준한 네거티브 덕택에 많은 민주당 지지층이 염증을 느끼고 있었고, 결국 대세는 결정되어있었다고 보는 편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곳 디피에서는 경선 초반만 해도 이낙연을 지지하는 회원들이 더 자주 눈에 띄였고, 추천수도 조금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디피 한정, 가장 인기가 많은 후보는 추미애였지만요.
저도 사실 뒤돌아 그간의 사건들을 뒤짚어보니 추미애 후보가 얼마나 큰 고비들을 틀어막았고, 또 적어도 막으려고 노력했는지 알고난 다음부터 계속 추미애에게 호감이 갔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사정에 별 관심이 없는 다대수 정치 저간여층에서 그의 낮은 지지율과 높은 비호감도 때문에 현실적으로 후보선출은 힘들 것이라 생각은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은 불안하고, 이낙연은 올초 사면건의로 완전히 마음이 떠났지만 그나마 무난하게 느껴져서 여전히 그래도 둘 중에 골라야 한다면 이낙연이 낫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캠프와 극성지지자들의 네거티브는 정말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더군요. 이곳에도 몇몇 분이 돌아가면서 하루에 서너 개 씩 같은 내용의 뉴스, 조사 링크를 올리고, 그 뉴스와 조사의 주체가 누군지 확인도 안하거나, 아니면 부러 모른척하고 올리는 것을 수도 없이 봤습니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공정"이라는 조사회사의 조사결과를 링크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이 회사는 이미 그 불공정성 때문에 공중파에서도 다룬 그런 회사였습니다.
이것만 해도 짜증이 나는데, 그분들중 몇은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을 프사로 해놓고 그런 일을 하시니, 뭐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있는 마당에 어찌할 수 없지만 정말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분들이 무슨 큰 잘못이 있겠어요. 기껏해야 충분히 전후좌우를 살피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을 뿐이죠. 이분들이 이런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지자들을 적절하게 메시지를 통해 제어하지 못한 캠프 측의 탓이 크다고 봅니다. 이미 결론이 99%난 이 상황에서도 트위터의 극성 이낙연지지자들은 여전히 유언비어와 말도 안되는 논리를 뿌려대고 있더군요. 이낙연 후보 자체가 계속 네거티브는 안하겠다고 하면서도 결정적인 증거 없이 '언론이 그렇게 말하니 의혹제기를 안할 수 없다'고 하는데 충성심 높은 지지자들이 어쩌겠습니까? 저게 맞나보다 하고 따라갈 수 밖에요.
오늘 MBC의 정치인싸라는 프로그램을 보니 유승민이 화천대유 건에 대해 의혹재기를 하니, 현근택 변호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관련자들은 전부 국힘당 쪽 사람들이다. 이재명 지사가 관련되어있다는 증거가 있다면 고발해보시든가."
이낙연이나 유승민이나 사건에 대한 정교한 파악 없이 아무렇게나 말한 것은 매한가지였던 것입니다.
화천대유 건은 그 이후에 발생한 이슈지만, 어쨌든 저는 이낙연이 게속해서 네거티브를 하던 상황에서도 이낙연에게 부글부글 끓고 있으면서도 계속 '그나마 이낙연'을 고수했었습니다. 이미 마음은 떠났었습니다. 대안이 마땅치 않아보였던 것이죠.
그러나 이낙연이 종로 지역구 의원직을 사퇴한날, 꼭지가 돌았습니다. 아마 올해 들어 정치적 사건 때문에 가장 꼭지가 돈 것이 이 사건이었을 겁니다. 그러고보니 올해들어 정치에서 저를 가장 화나게 한 두 사건(사면건의, 의원직 사퇴)을 일으킨 인물이 공교롭게도 동일인이네요.
이 사건 이후로 저는 "김두관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한이 있어도 이낙연은 안되겠다, 저렇게 연속해서 멍청한 결정만 하는 후보라면 나라 말아먹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아마 디피에서 관망하면서 마지못해 이낙연을 지지하시던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나마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친문 커뮤니티들은 전부 이재명 지지로 돌아섰는데도 이낙연이 근소우위를 차지하던 곳이 이곳이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9월 이후로 이낙연 지지를 표명한 글이 추천 베스트로 올라온 글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반면 이재명, 추미애 지지글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추천 베스트 글에 올라왔죠. 이후 이낙연 극성 지지자들은 여전히 관성적으로 하던 행동을 계속하고 있었고, 이낙연의 저조한 추천수는 그런 글들을 올리던 몇 분+반민주당 성향 회원님들 숫자만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와서 돌아보니, 이낙연의 종로의원직 사퇴는, 회의적이고 조건부적 지지자들이 완전히 돌아서는데 결정적인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죠. 제가 보는 디피 시게의 흐름은 그랬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어떤 후보를 지지하든간에 제발 하루에 몇 번 씩 같은 내용으로 도배좀 하지 마세요. 보는 사람 정말 짜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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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사퇴로 이낙연의 경선 탈락을 바라게 되었고,
데일리안 여론조사, 조중동 기사, 엊그제는 팬앤마이크까지 퍼오는 걸 보니 그 양반들 여당 지지자도 이낙연 지지자도 아니라고 결론내렸습니다.
타 사이트 보니 특검 도입해서 끌어내리자는 얘기까지 하던데, 그렇게 될 리도 없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과반수 득표율을 가진 경선 1위 후보 끌어내리고 대선 잘도 이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