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동연 사태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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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2-03 13:08:16
조동연 사태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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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모든 면들에서 청정해야 정치인이 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다. 케네디는 희대의 바람둥이였지만 가장 유능했던 미국 대통령 중 한 명이었고 부정부패도 저지르지 않았다. 미테랑도 마찬가지다. 불륜으로 아이를 낳았고 아내에게 그 아이의 존재를 숨기기까지 했지만 그 도덕적 흠결이 그의 대통령직 수행 성적을 떨어뜨린 것 같지는 않다. 정치인으로서의 능력과 청렴성을 갖춘것 같지 않다는 의심을 정당화할 만한 내용의 사생활상의 흠결만이 문제 삼아져야 한다. 그리고 언론매체든 개인이든 정치인 후보의 사생활상의 흠결을 조사하는 것 자체는 자유지만, 국가 기관들은 그 조사에 협조해서는 안된다. 국가 기관들은 민사소송 결과들을 포함해 국민의 사생활과 관련된 기록은 일반적으로는 비밀로 유지해야 하며 수사/감사 기관, 그리고 정당 등을 포함해 국가 기관들의 인사 및 후보 자격 검증 담당자들에게만 공개해야 한다. 친인/지인/이웃/동료/타인의 사생활을 본인의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것 자체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문제가 없지만 그 내용이 허위이고 허위임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공개했거나 그 내용이 허위이든 사실이든 그 공개로 인해 본인 외에 단 한명이라도 정신적 및 경제적 상처와 손실을 입었는데 그 상처와 손실의 개연성이 상당히 커서 공개자가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을 경우 그 공개는 범죄시되어야 한다.
내용적으로는 이미 파탄난 결혼 생활이라도 법적으로 부부라면 서로간에 '인간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정조는 그 몇 가지에 속하지 않는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정조를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는 없다. 깨끗이 이혼하고 연애를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노동의 가능한 최대한대의 평등한 분담은 그 몇 가지에 속한다. 만약 한쪽의 직업활동이 가정경제의 주수입원이라면 다른 한쪽은 육아를 포함해 가사 노동을 더 많이 분담하는 것으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녀들에 대한 가정 교육 책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말을 할 수 있다. 둘 모두에게 중요한 사안을 속이지 않는 것 또한 그 몇 가지에 속한다. 이를테면 둘 사이에서 생기지 않은 아이를 둘 사이에서 생긴 아이처럼 속여서는 안 된다. 자녀는 부부가 가능한 최대한대로 공동으로 그리고 평등하게 금전적/심리적/시간적 케어를 제공해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자녀가 그 부부 공동의 소산인 한 말이다. 다만, 다시 말하지만, 불륜은 상대를 속이는 것이 아니다. 부부 사이에 사랑이 사라져 부부가 공동적/자발적으로 향유하는 것으로서의 성관계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륜을 배신으로 느낀다면 그것은 상대의 성적 신체를 사랑과 무관한 소유물로 대해 왔고 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향유하는 것이 없으면 상실하는 것도 없는 것이다. 불륜 자체는 이혼을 요구할/요구당할 사유와 위자료를 청구할/청구당할 사유 일 뿐이다.
조동연은 남편과의 사이에서 생기기 않은 아이를 남편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라고 속였다. 남편이 그녀에게 잘못한 그 어떤 것도 이 속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녀는 이 속임에 대해 비난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녀의 이 도덕적 흠결은 그녀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가리키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는 - 더 정확히는, 파탄난 결혼관계의 두 당사자중 한 당사자인 - 남편한테 속여서는 안 될 것을 속인 사람은 이재명과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과 국민들도 속이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은가? 그런 추정은 불가능하다. 물론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일을 잘 해낼 것 같지 않다는 추정도 불가능하다. 그녀가 잘못을 저지른 사생활 영역과 그녀가 요구받고 적극적으로 수락한 사회적 활동 영역은 전혀 별개의 영역이며 어느 한 영역에서의 그녀의 수행/성적은 다른 한 영역에서의 그녀의 수행/성적을 예상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못 된다. 이렇게 근거가 전혀 못 된다면, 그녀가 그 잘못으로 인해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오직 징벌이라는 의미만을 갖는다. 형법에 근거한 처벌은 안 받을 정도의 도덕적 잘못을 저지른 이들이 부정적인 사회적 평판이라는 비공식적 처벌을 받는 것은 흔하다. 그 처벌은 사회가 도덕적으로도 깨끗하게 돌아가게 하는 데 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녀가 받은 처벌은 하고자 하는 사회적 활동을 못하게 된 것 이상의 것이다. 그녀가 어쩌면 이미 반성하고 있었을 그 잘못이 만천하에 공개됨으로써 그녀 자신과 그녀의 가족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 게다가 사실 그녀의 잘못은 이전에 이미 법정에서 공개되었고 그로 인해 아마 남편에게 어떤 보상의 책임을 지기도 했을 것이다. 즉 그녀는 이미 처벌받았다. 그녀는 이미 응분의 창피를 당했다. 공익과 다른 개인들의 이익을 명시적으로/불법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모든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최대한 보호되어야 한다는 자유주의 사회의 기본 이념을 깡그리 무시하고 진영 논리와 정치적 욕심에 따라 행동하는 조직들과 개인들과 언론매체들의 잘못이 그녀의 사사로운, 이미 대가를 치른 잘못보다 훨씬 더 크다. 거의 매일 느끼는 것이지만 이 사태로 나는 한국 사회가 파시즘 사회보다 아주 조금만 더 자유주의적인 사회라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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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모든 면들에서 청정해야 정치인이 될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다. 케네디는 희대의 바람둥이였지만 가장 유능했던 미국 대통령 중 한 명이었고 부정부패도 저지르지 않았다. 미테랑도 마찬가지다. 불륜으로 아이를 낳았고 아내에게 그 아이의 존재를 숨기기까지 했지만 그 도덕적 흠결이 그의 대통령직 수행 성적을 떨어뜨린 것 같지는 않다. 정치인으로서의 능력과 청렴성을 갖춘것 같지 않다는 의심을 정당화할 만한 내용의 사생활상의 흠결만이 문제 삼아져야 한다. 그리고 언론매체든 개인이든 정치인 후보의 사생활상의 흠결을 조사하는 것 자체는 자유지만, 국가 기관들은 그 조사에 협조해서는 안된다. 국가 기관들은 민사소송 결과들을 포함해 국민의 사생활과 관련된 기록은 일반적으로는 비밀로 유지해야 하며 수사/감사 기관, 그리고 정당 등을 포함해 국가 기관들의 인사 및 후보 자격 검증 담당자들에게만 공개해야 한다. 친인/지인/이웃/동료/타인의 사생활을 본인의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것 자체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문제가 없지만 그 내용이 허위이고 허위임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공개했거나 그 내용이 허위이든 사실이든 그 공개로 인해 본인 외에 단 한명이라도 정신적 및 경제적 상처와 손실을 입었는데 그 상처와 손실의 개연성이 상당히 커서 공개자가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을 경우 그 공개는 범죄시되어야 한다.
내용적으로는 이미 파탄난 결혼 생활이라도 법적으로 부부라면 서로간에 '인간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정조는 그 몇 가지에 속하지 않는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정조를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는 없다. 깨끗이 이혼하고 연애를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노동의 가능한 최대한대의 평등한 분담은 그 몇 가지에 속한다. 만약 한쪽의 직업활동이 가정경제의 주수입원이라면 다른 한쪽은 육아를 포함해 가사 노동을 더 많이 분담하는 것으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녀들에 대한 가정 교육 책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말을 할 수 있다. 둘 모두에게 중요한 사안을 속이지 않는 것 또한 그 몇 가지에 속한다. 이를테면 둘 사이에서 생기지 않은 아이를 둘 사이에서 생긴 아이처럼 속여서는 안 된다. 자녀는 부부가 가능한 최대한대로 공동으로 그리고 평등하게 금전적/심리적/시간적 케어를 제공해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자녀가 그 부부 공동의 소산인 한 말이다. 다만, 다시 말하지만, 불륜은 상대를 속이는 것이 아니다. 부부 사이에 사랑이 사라져 부부가 공동적/자발적으로 향유하는 것으로서의 성관계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륜을 배신으로 느낀다면 그것은 상대의 성적 신체를 사랑과 무관한 소유물로 대해 왔고 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향유하는 것이 없으면 상실하는 것도 없는 것이다. 불륜 자체는 이혼을 요구할/요구당할 사유와 위자료를 청구할/청구당할 사유 일 뿐이다.
조동연은 남편과의 사이에서 생기기 않은 아이를 남편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라고 속였다. 남편이 그녀에게 잘못한 그 어떤 것도 이 속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녀는 이 속임에 대해 비난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녀의 이 도덕적 흠결은 그녀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가리키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는 - 더 정확히는, 파탄난 결혼관계의 두 당사자중 한 당사자인 - 남편한테 속여서는 안 될 것을 속인 사람은 이재명과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과 국민들도 속이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은가? 그런 추정은 불가능하다. 물론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일을 잘 해낼 것 같지 않다는 추정도 불가능하다. 그녀가 잘못을 저지른 사생활 영역과 그녀가 요구받고 적극적으로 수락한 사회적 활동 영역은 전혀 별개의 영역이며 어느 한 영역에서의 그녀의 수행/성적은 다른 한 영역에서의 그녀의 수행/성적을 예상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못 된다. 이렇게 근거가 전혀 못 된다면, 그녀가 그 잘못으로 인해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오직 징벌이라는 의미만을 갖는다. 형법에 근거한 처벌은 안 받을 정도의 도덕적 잘못을 저지른 이들이 부정적인 사회적 평판이라는 비공식적 처벌을 받는 것은 흔하다. 그 처벌은 사회가 도덕적으로도 깨끗하게 돌아가게 하는 데 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녀가 받은 처벌은 하고자 하는 사회적 활동을 못하게 된 것 이상의 것이다. 그녀가 어쩌면 이미 반성하고 있었을 그 잘못이 만천하에 공개됨으로써 그녀 자신과 그녀의 가족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 게다가 사실 그녀의 잘못은 이전에 이미 법정에서 공개되었고 그로 인해 아마 남편에게 어떤 보상의 책임을 지기도 했을 것이다. 즉 그녀는 이미 처벌받았다. 그녀는 이미 응분의 창피를 당했다. 공익과 다른 개인들의 이익을 명시적으로/불법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모든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최대한 보호되어야 한다는 자유주의 사회의 기본 이념을 깡그리 무시하고 진영 논리와 정치적 욕심에 따라 행동하는 조직들과 개인들과 언론매체들의 잘못이 그녀의 사사로운, 이미 대가를 치른 잘못보다 훨씬 더 크다. 거의 매일 느끼는 것이지만 이 사태로 나는 한국 사회가 파시즘 사회보다 아주 조금만 더 자유주의적인 사회라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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