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재넘어 사래 긴 밭, 갈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대선
이재명은 싫지만, 정권을 잃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 않습니다.
(허구 헛날, 제게 가짜 지지자니 뭐니 하는 분들은 믿지 않겠지만요. 알 바도 아니고요.)
어차피 또 민주당 후보를 찍는 대선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대선과 같은 상황은 아닙니다.
두가지 정도 온도의 차이가 있네요.
1. 이재명을 지지하고 싶지 않은 마음.
찜찜한 마음으로, 이재명에게 투표 할 가능성이 많지만,
그 결정을 미룰 수 있을때 까지 미뤄 두게 될 것 같습니다.
'이낙연 지지자가어쩌니?', 'ㄸㅍㄹ가 어쩌니' 하는 분들과
같이 어울릴 일도 없고, 같은 무리에 섞여 대화를 나누는 것도 불가능하니,
이 선거는, 목적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흥이 나지 않는 방학숙제 같은 것이네요.
2. 내가 밭을 갈(누군가를 설득할) 자격이 있는가?
한마디로 누구를 설득할 목적의 대선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 가운데, 선거가 업무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보니
조심스럽게 20대 신입 여직원과 대선 이야기를 꺼내 본 적이 있는데요.
'누굴 찍을 거냐?'는 식의 질문은 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부담을 느끼지 않게 돌려서 물어봅니다.
'또래 20대 친구들은 분위기가 어떻나요? 누구로 몰리는 분위기예요?'
정치얘기 조심스럽다며 운을 뗴는 친구의 말.....
(아마 20대와 4~50대와의 타협할 수 없는 생각의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네요.)
'주변 친구들 분위기를 보면 정권이 바뀔것 같다.' 고 답을 하네요.
'부동산 문제 때문이냐' 고 물으니, 그것도 있고
'일자리 문제(인공국) 같은데서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군요.
이 친구들에게,국
국민의 힘이 정권을 가지게 되는 걸 막는게, 다른 가치보다 중요하다는 얘길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6.25를 겪지 않은 제가,
부모님에게 '빨갱이' 소리를 들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던 것과 같을 것 같더군요.
20대가 국민의 힘의 정체성을 모르거나, 비이성적으로 생각하여
오판을 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만,
그들의 절망감과, 분노의 크기가,
별것 아니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는거죠.
정부 책임이 아닐 지도 모르지만, 화풀이 할 데라도 있어야죠.
그래야 누가 다음 정권을 받건 간에, 20대를 더 챙길테니까요.
그 친구에게 밭을 가는 대신,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내가 20대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민주당에겐 표를 주지 못할 것 같다.'
이 말은 그 옆에서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다른 젊은 직원
30대 초반 남자직원을 위로하기 위한 말이었습니다.
최근 여자친구와 살 곳을 구해 동거를 계획하고 있지만,
결혼도 자녀 계획도 삭제한 친구인데, (최근에 결혼식은 하겠다고 맘을 돌렸더군요)
같이 살 곳을 구하다가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는 친구입니다.
한 달 전에 전세(구입은 언감생심) 집 시세 이야기를 나누다가
속 마음을 잘 터놓치 않는
이친구가 고개를 저으며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상이 뭔가 정말 잘못 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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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올린다는 자체가 밭 갈 마음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한테 불리한 방향으로요. 투표하기 싫으면 하지 말고 윤석열 찍고 싶으면 그냥 윤석열 찍으세요. 질척거리지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