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반 윤석열 연대와 민주당 지지자들을 위한 제안
반 윤석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싸우는 걸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 국민의힘 지지자들 대부분은 상대를 설득하거나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들입니다. 가스라이팅과 어그로, 그리고 어떤 곳에서는 게시판 제한 글수까지 맞춰가면서 상대를 놀리고 자잘한 트집을 잡으려 애쓰는 사람들입니다. 그 열정을 보면 일할 시간을 빼서 거기에 바치거나 그게 직업인 사람들이라고밖에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설득되지도 않고 설득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과 다투느라 정서적인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과는 심심풀이로 같이 놀아줄 게 아니면 시간을 많이 쏟을 필요가 없습니다.
무시하십시오.
반 윤석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대화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습니다. 콕 짚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들은 '설마 윤석열이 그렇게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설마 윤석열이 그렇게까지 하겠어?'라는 생각이 순진한 이유, 즉 윤석열이 저지른 문제들은 수없이 많지만, 상당수는 언론에서 어필이 상대적으로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마냥 언론의 편향 보도 때문이라고만 보지는 않습니다.
그 저변에는 윤석열로 인한 미래가 불안해 보이기 때문인 문제도 큽니다. 불안하고 암울해 보이면 막아야 하지 않느냐고 분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의 심리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프레디 크루거에 대적하기 보다는 외면하고 싶은 심리가 더 클 겁니다. 흉측하니까요. 박근혜 때도 박근혜를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분노를 타고 나오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가 일으킬 악몽에 대한 예언들이 세월호로 현실화되었을 때부터였습니다.
그러한 심리의 기반이 되는 동시에 결과가 되는 게 '설마 윤석열이 그렇게까지 하겠어?' 심리입니다.
그러나 윤석열은 이미 엉망진창인 인물들을 뽑아 내각에 올림으로써 미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내각 인사는 조직 생활을 해본 사람들에겐 익숙합니다. 조직의 수장이 형편없는 인물을 고위직에 뜬금없이 올리는 경우가 있죠. 그것은 약점이 있고 엉망인 인물일수록 수장에게 매달리고 충성을 바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흠결이 있는 인물이면 거슬릴 때 쳐낼 핑계를 대기도 쉽습니다. 그런 인물들은 필연적으로 조직 내 균열을 일으키고 권력 대리전의 전사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를 입고 심리치료도 받고 퇴사도 하는 것은 선량한 조직원들이죠. 그리고 그런 일련의 내부 균열을 일으킨 수장은 반대자들은 솎아내고 안에서 경쟁하게 만들어 자신의 권력을 더욱 다지게 됩니다. 윤석열의 인사는 딱 그런 류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그러니 '설마 윤석열이 그렇게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들 중에 윤석열을 뽑은 사람들은 그동안 부동산 문제와 코로나 팬데믹과 박탈감으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심리는 자포자기, 정치혐오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심리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그리고 차악이 싫다고 최악에게 기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줘야 합니다.
차악이 싫다고 최악에게 기대는 상황은 가정폭력에 관한 심리학 쪽에서 꽤 익숙하게 다뤄지는 내용들이기도 합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들 상당수는 자신을 폭행하는 배우자나 부모에게 되려 기대는 상황들이 많습니다. 외부의 시선으로 보면 답답하겠지만 그들은 가해자가 만든 폭압적이고 선택지가 없는 굴 안에서 자신에게 폭력적으로-따라서 직접적으로 대하는 이의 당근과 채찍 전략에 넘어간 것입니다.
윤석열은 이미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윤석열 내각의 인물 면면이 형편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임명권자로 인해 그들이 권력자가 되어 권력을 휘두르는 일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평균 이하의 인물들이 그 자리에 올라갔다는 거 자체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좌절이고 가스라이팅이 되며 박탈감의 원인이 됩니다. 심지어 자신의 손으로 뽑은 현직 대통령이라면,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더 외면하고 싶어하는 문제로 만들죠. 이는 부동산 문제와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정치혐오와 자포자기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요인이 됩니다. 그리고 자포자기해서 '그래도 잘하겠지, 설마 윤석열이 그렇게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는 경선 때부터 계속 자국민을 공격하는 논리로 쓰인 반공사상과 신자유주의가 결합된 내용을 계속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근간에 내보낸 다수의 민영화 의도가 담긴 일련의 내용들은 그러한 말들을 현실화하려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민영화 의도 부분 또한 '설마 윤석열이 그렇게까지 하겠어?'와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죠.
이 지점을 알려줘야 합니다. 윤석열의 함량 미달 내각 인사는 거의 다 올라갔습니다. 민영화 시도도 슬슬 냄새를 피우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아주 실질적인 윤석열 권력의 근간입니다. 전자는 사람들의 삶을 건드리는 행정, 후자는 사람들의 삶을 건드리면서 주머니까지 채울 돈의 영역이죠. 그러니 '설마 윤석열이 그렇게까지 하겠어?'라는 물음에 '이미 그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해주면 됩니다. 그리고 그가 더 그렇게 해 버리기 전에 무조건적인 견제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무조건적인 견제책이 있어야 윤석열과 그 주변의 폭주와 욕망을 조금이나마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해줘야 합니다.
글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