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잡설] 부동산, 분양가 상한제, 그리고, 변 장관
부동산 가격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유례가 없는 유동성 과잉과 저금리 시대에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는 다른 문제이고, 상징성이 큽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이 정도 가격이 적절한 것이고, 현재 폭등된 부동산 가격은 비정상이기 때문에 곧 조정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주는 서민들을 향한 신뢰의 지표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갑자기 올려버리면, 앞으로는 분양가가 계속 더 오를테니 지금이라도 빨리 사야한다는 싸인을 정부가 힘주어 주는 것이고, 서민들이 부동산 열기에 다시 뛰어 들게 만듭니다.
그러나, 김현미 장관 -> 변창흠 장관 교체기에 공공택지 분양가 상한제에서 실책이 나왔습니다.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반포 원베일리, 판교 고등지구 분양가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한 것입니다.
부동산 폭등과 상향된 공시지가를 고려하지 못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주거 공급을 할 의무가 있는 공공택지의 분양가를 폭등시켜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를 믿고 지지하던 수십년간 무주택을 이어오던 청약자들까지 패닉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것이, 어차피 투기세력이나 다주택자들은 문정부의 지지자들이 아닙니다.
그러나, 당연히 집이 없는 서민들, 장기간 가점을 모아오던 무주택 청약자들 중에 문정부 지지자가 많았을 것 입니다.
예를 들어, 고덕강일 제일풍경채의 경우,
그동안 고덕강일 지역의 공공택지 30평대 분양가가 6억대였고, 모두가 6억대를 예상했으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갑자기 9억에 임박한 수준에 분양을 하기에 이르렀고, 이 놀라운 변화에 청약자들은 허탈함에 빠졌고, 정부의 노력으로 가격 안정이 될 것이라고 믿어왔던 사람들은 배신감에 믿었던 자신을 자책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반대로, 건설사는 분양시기를 미룸으로써 예상밖의 거대한 폭리를 얻었습니다.
또한, 이는 폭등한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적인 것임을 인정하는 국토부의 무능을 보여 버렸습니다. 결국은 저렴한 공공택지로 건설사만 로또를 맞이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는 장관 교체 과도기에 생긴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공급자인 건설사 배려 과정의 변 장관의 실책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청문회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재검토한다고 했기에, 다시 정부를 믿어보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다수는 그래봐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한번 깨진 신뢰는 이토록 회복하기 힘든 법입니다.
과거에 저는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면, 연착륙하겠다는 계단식 상향 정책으론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착륙할 각오로 선제적이고 강한 정책으로 기선을 제압할 것을 주문했으나...
결국 정부는 기나긴 부동산 세력과의 줄다리기에서 지고 말았고,
이후에 일어난 부동산 폭등은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며, 현 정부의 크나큰 아킬레스 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LH 사건에서 보듯, 부동산 가격 안정을 바라는 측이 정부 관료 1 정도 이라면, 그 반대에 있는 세력은 9 입니다. 김현미 장관이 아무리 부동산 가격을 잡아보려해도, 다수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 국토부, 공공기관, 공무원들에겐 동상이몽입니다. 정권은 유한하고, 이러다 지나갈 사람들이지만, 이들은 계속 남아 있죠. 이들 공무원들을 강하게 컨트롤하지 못하면, 계속 이용당하고 마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위기로 저절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MB는 건설업계 출신이다 보니, 건설업자들의 엄살과 장난질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렇기에 이들에 대한 (과도한 특혜 주기도 했지만) 통제도 가능했을 것이고, 시세의 반값인 보금자리 주택 같은 것도 추진할 수도 있었을 것 입니다. MB는 물론 사기꾼입니다. 자신의 사익을 위해 국가를 거하게 이용해 먹었습니다.
또한 이번 부동산 폭등의 원인은 박 대통령의 부동산 부흥 및 완화 정책에 기인하는 것이 많습니다.
빚 내서 집을 사라고 할 정도 부동산의 상승을 부추겼으나 오히려 그 상승은 완만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부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할 수록 더욱 폭등했습니다.
결국 거대한 부동산 세력과의 기싸움입니다. 이를 통제하기에는 문정부는 너무나 바르고 착합니다.
지금 변 장관의 공급정책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주춤한 듯 합니다.
이러한 시기에 느슨해지면 안됩니다. 짧은 기간 급격한 상승폭을 고려하면, 연착륙을 논하는 것은 다시 기존 실책의 재현이 될 것 입니다.
연착륙은 서민들이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경착륙을 고려하는 강력한 정책과 의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연약한 단계적 상향 정책으론 여론만 악화시킬 뿐입니다.
분양시장에도 분양가 상한제의 개편으로 공공택지 분양가의 인하를 다시 이끌어 내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와 방향성을 다시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로써 일반 서민들과 무주택자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유의미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진보정권이 차기 정권을 유지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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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로서 이제 정말 기대도 안됩니다. 정권 초기부터 내내 말해왔던 집값안정..이제는 대통령도 그 누구도 집값안정의 기준이 뭔지 명백히 말하지도 않고있죠. 어느 무주택자가 엄청난 집값폭등후 현상유지를 안정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갑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