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바] 업파이어링(반사음) 효과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과 고찰 (feat. Q950R)
N950부터 Q950R까지 사운드바를 대략 2년동안 사용했습니다.
이전에는 폴크오디오+야마하리시버 조합으로 5.1채널을 사용했었구요.
프로젝터+암막+흡광 등 초심자치고는 어지간히 해본 것 같습니다.
그간 사운드바 게시판을 보면서 나름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봤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사운드바를 체험해보지 못한 분들의 선입견이 대단하다는 점이었고,
다음으로는, 막상 사운드바를 마련해놓고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DP에서는 대략 N950 출시때부터 사운드바 얘기가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벌써 2년은 지난 일이군요. 그러다가 어느순간 사운드바 관련 글이 너무 많아지다보니 게시판 자체를 아예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사운드바 관련 글에 대한 '피로도'도 심했다고 봅니다.
여기서 '피로도'라고 언급한 부분은 참 안타까운 부분인데, 사실 예전부터 글 제목에 '사운드바'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글은 대부분 기본적인 질문 글이 많았습니다. 이게 그러니까...엄밀히 따지면 사실 사운드바 관련 질문도 아니에요. 기본적인 오디오리시버 관련 질문이랄까요. (사실 검색만 하셔도 해결되는 질문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많은 분들이 답변을 주셨던 것 같은데, 답변을 주는 사람들이 사실 사운드바 사용자가 아닌 분들도 많았습니다. 사실상 리시버의 작동원리를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었으니 사운드바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답변은 가능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같은 질문이 너무 반복되니 이제 답변도 별로 없는 것 같고,,,AV게시판과 나눠지다보니 이제 정말 사운드바 사용자들끼리만 질답을 주고받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들 하실지 모르겠는데, 사실 '사운드바게시판=초심자게시판'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고수(?)님들은 AV게시판에 주로 상주하시는 것 같구요. ㅎㅎ
저도 아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답변을 드리려고 했는데, 비슷한 답변을 매번 달아드리는 상황이 2년동안 반복되더라구요. 그래서 차라리 자주 질문 나오는 몇가지를 정리해두었다가 링크를 걸어드릴까 생각했더랬죠. 그런데 이것도 또 귀차니즘으로 미뤄지더군요.
사실 2년간 사운드바를 사용했으니, 사용기라고 치면 나름 롱텀사용기인데...이제는 다른 분들께 참고가 될만한 내용을 전달드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여튼, 두서와 순서 없이 그냥 첫번째로 생각난 내용이 "업파이어링"에 관한 것입니다.
업파이어링은 애트모스 사운드바를 선택할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또한 아직 사용해보지 못한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기도 하구요.
과연 천장에 스피커를 매달지 않고, 반사음 만으로 충분할까?
여기에 대해 나름 심도(?)있는 고찰을 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 안 써보신 분들께는 "생각보다는 괜찮을지도?" 라는 측면에서 참고가 되실 것 같고,
이미 사용중인 분들께는 "아 그래서 기대보다는 별로구나?"라는 측면에서 참고가 되실 것 같습니다.
뭔가 거꾸로 된 것 같지만요. ㅎㅎ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몇가지만 전제해 두고 싶습니다.
1.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 그냥 이해를 돕는 수준에서 최대한 쉽게 풀어 쓰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렇다보니 전체 내용에 비해 글이 길어질 예정입니다. 용어는 다소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2. 기기 작동 메커니즘은 애트모스 사운드바를 기본으로 하였으며, 제가 사용중인 Q950R이 직접적인 모델입니다. 하지만 다른 애트모스 사운드바도 무리 없이 적용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3. 소리의 반사'라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룸 튜닝을 통해 잔향과 흡음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하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영역입니다. 그러나 일단은 이를 어지간한 고수님들의 영역으로 분류하고(어차피 제가 거기까지는 다룰 능력도 안되고요), 사운드바에 있어서는 일단 '반사음은 좋은 것'으로 전제하겠습니다.
4. 본문에 언급되는 상황은 어디까지나 애트모스를 재생하는 경우이며, 이 경우 위성스피커는 '리어백' 채널로 작동된다고 전제하였습니다. (사운드바의 위성스피커는 애트모스 환경에서는 '리어백'으로 작동하며, 5.1채널에서는 '서라운드' 채널로 작동합니다.)
1. 사운드바에서의 멀티 채널 구현 방식
최근 출시되는 삼성, 엘지, JBL, 나카미치 등의 사운드바는 대부분 멀티채널사운드바입니다. 사운드바 본체가 하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길다란 몸통에 각 스피커가 모두 분리되어 있습니다. 청자가 이를 멀티채널로서 실감할수 있느냐는 논외로 치고, 사운드바 자체는 완벽하게 물리채널 구분되어 있으므로, 가상이 아닌 리얼 멀티 채널로서 작동합니다.
일단 너무 기본적인 것이지만, 5.1채널 개념 정리부터 해봅시다.
5.1채널은 센터(1채널) 프론트좌우(2채널) 서라운드(2채널) 우퍼(0.1채널)
이렇게 구성됩니다.
여기서 서라운드에 대해서만 한번 더 짚고 넘어가자면, 서라운드는 사실 청자의 정후방에 위치하는게 아닌 측면에 가까운 방향입니다. 좀더 정확히는 측면에서 아주 살짝만 뒤로 위치한 '측후방'쯤 되겠습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5.1채널의 서라운드 스피커를 청자의 뒤쪽에 배치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일단 이 글에서는 편의상 [서라운드=측방향]으로 구분해놓겠습니다.
여기서 채널 2개를 더하면 7.1채널이 됩니다. 이때는 비로소 리어백 2채널이 추가됩니다. 정후방에서 살짝 좌우로 벌어진 위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7.1채널에서는 청자 뒤쪽으로 리어백 2개 채널이 추가되었으므로 서라운드 채널은 상대적으로 측후방이 아닌 거의 측면으로 이동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사이드파이어링
이제 위에서 정리한 7.1 멀티 채널 개념을 사운드바에 적용시켜보겠습니다.
사운드바 본체에는 센터(1채널), 프론트좌우(2채널), 이렇게 3채널이 일단 들어가며, 우퍼(0.1채널)가 별도 유닛으로 있습니다.
여기에 또다시 별도로 분리된 위성스피커좌우를 청자의 뒤쪽에 약간 벌려서 놓습니다. 그럼 5.1채널까지 지는 완성이 됩니다. 분리형 5.1채널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라고 한다면 오직 프론트좌우 채널의 상호 거리가 분리형보다 다소 가깝다는 점 뿐입니다. 이는 개인에 따라 단점일 수도 있고, 때로는 장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트모스 사운드바를 분리형 '5.1채널' 시스템보다 못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위에서 언급한 '위성스피커'는 청자의 뒤쪽에 배치하였으며, '리어백 채널'입니다.(서라운드채널 아님). 그럼 측면에 위치해야 할 '서라운드채널'이 어디 있을까요? 서라운드 채널은 사운드바 본체의 옆꾸리쪽에 좌우 하나씩 달려 있습니다. 사운드를 벽쪽으로 쏘아서 반사음을 이용합니다. 이를 사이드파이어링이라고 합니다.
가끔 위성스피커를 청자의 뒤쪽에 놓을 공간이 없어서, 측면에 위치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거실환경에서는 소파 뒤쪽에 공간이 없는 경우도 많으니 소파 좌우에 위성스피커를 놓는 경우가 많은데, 5.1채널에서는 이게 사실 서라운드 채널이므로 크게 무리가 없는 배치입니다.
그런데 애트모스 사운드바에서는 별도로 분리된 위성스피커는 서라운드 채널이 아니라 "리어백"채널을 담당합니다. 어쩔 수 없이 측면 방향에 위치시킨다면 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이드파이어링 사운드와 중첩되어서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사운드바의 위성스피커는 가급적 뒤쪽으로 위치하는게 좋습니다.(거실 환경에서는 소파 뒤에 공간이 없으니 어려움이 있죠. 이는 분리형 시스템에서도 똑같이 당면하는 문제입니다. 일단 거실이 매우 넓은 부잣집이라야 가능....ㅠㅠ)
일단 이 부분에서 개개인마다 체감하는 경험이 매우 달라집니다. 제대로 배치했을 경우 사이드파이어링은 프론트 및 리어와 명확히 구분되며, '프론트와 리어 중간 어딘가쯤'을 꽤 그럴싸하게 구현해주거든요.
3. 업파이어링
그럼 이제, 애트모스에서 가장 중요한 천장 채널(오버헤드 채널)을 추가해봅시다. 애트모스 규격은 채널 수가 몇개가 필요하다고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편의에 따라 몇개든 채널을 추가하면 됩니다. 이는 수평채널은 물론 오버헤드 채널에도 적용됩니다. 원하는 만큼 추가하고 각 스피커의 위치를 지정해주면, 애트모스 사운드를 출력할때 자동으로 가장 최적의 방향감을 구현해주는 개념입니다.
애트모스 홈시어터 환경에서 천장에는 보통 4개의 채널을 추가하는게 국룰(?)이며, 여의치 않은 경우 2개만 추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애트모스가 구현된 극장 시스템에서는 4개보다 훨씬 많은 스피커가 배치됩니다.
Q950R에서는 본체 쪽에 천장을 향해 쏘아주는 채널이 좌우 2개 들어가 있습니다.(프론트 오버헤드 좌우) 이 역시 물리적으로 스피커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리어스피커(위성스피커)에 역시 천장으로 쏘아주는 스피커가 좌우 2개 포함되어 있습니다.(리어 오버헤드 좌우)
이렇게 천장으로 쏘아서 반사음을 노리는 스피커 유닛이 '업파이어링'입니다. 4개의 업파이어링 채널은 물리적으로 구분된 유닛입니다. 역시 청자가 채널 구분을 실감할수 있느냐와는 별개로, 일단 메커니즘적으로는 완벽히 분리 구현된 채널입니다.
이렇게 해서 7.1.4 채널이 완성됩니다. 사운드바는 일단 총 12개의 멀티채널이 분리되어 있으며, 청자가분리된 느낌을 얼마나 체감할 수 있느냐와는 별개로, 메커니즘만 놓고 보면 리얼 7.1.4채널이 맞습니다.
돌비 홈페이지에서도 애트모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으로서,
1)직접 천장에 매다는 방식
2)업파이어링 방식
두가지를 각각 제안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효과야 1)의 방식이 당연히 좋겠지만, 2)의 방식 역시 돌비가 공식적인 방법으로 제시할 정도로 그 효과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는 뒤에 또 설명드리겠지만, 애트모스 사운드를 디자인할 때, 천장 방향의 사운드를 무조건 '위쪽 방향감'을 강조하는 목적으로만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수평 채널의 보조역할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여하간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업파이어링 방식이 사운드바 판매를 목적으로만 만들어진 사이비 기술(?) 쯤은 아니란 것입니다.
여담으로, "천장스피커=애트모스스피커"라고 용어를 사용하는 분들이 계신데, 물론 뜻은 통합니다만, 맞는 용어는 아닙니다. 대략 '애트모스 시스템에서의 오버헤드채널 스피커'라고 해야 맞을겁니다.
어쩌다 개념정리를 하다보니 서론이 너무 장황해졌는데, 사실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이 다음부터입니다.
4. 소리의 반사 효과에 대해
업파이어링과 사이드파이어링이 음의 반사를 이용한 것인데, 결국 중요한 것은 이게 정말 반사가 잘 되는거 맞아? 그래서 진짜 머리 위에서 소리가 나는 것처럼 느껴져? 라는 점이겠죠. 그리고 이게 결국 분리형 애트모스를 포기하고 애트모스 사운드바를 선택할 가치가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부분입니다.
개개인마다 룸 또는 거실 환경이 다 다를테지만, 일단 환경적인 부분은 잠시 접어두고, 소리 자체가 얼마나 반사가 잘 되는지를 먼저 생각해봅시다.
제가 어렵게 설명할 능력도 안되므로, 전문 용어보다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범위에서 생각해보자구요. 어릴때 산에 올라가서 "야~호~!" 외쳐본 경험 있으신가요? 요즘은 등산을 해도 야호 소리가 안들리던데..이제 그런건 촌스럽다고 생각하는건지, 이런 추억도 흔한 DP의 아재 인증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산에서 '야호'를 외쳐보면 반대편 산봉우리가 굉장히 멀어보이는데도 메아리가 아주 확실하게 돌아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사방이 꽉꽉 막혀있지도 않은데 말이죠. 대충 그냥 아무렇게나 소리를 쏴질러도 의외로 매우 반사가 잘 됩니다.
이렇게 거리도 멀고 완전 오픈된 공간에서도 음의 반사효과가 이정도인데, 룸 또는 거실에서 천장에 반사되는 소리는 어떨까요? 거리로 치면 아무리 넓은 집이라도 천장까지 올라갔다 내려와서 청자에게 전달되는 거리는 10미터도 안될겁니다.
아예 그냥 텅텅 빈 방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거기 가운데 서서 "아!"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메아리가 들릴까요? 안들릴까요? 당연히 들릴겁니다. 너무 쉬운 상상이죠. 그러므로 일단 "소리가 반사가 정말 잘 되냐?" 에 대해서는 매우 확정적으로 '그렇다'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업파이어링 사운드가 천장에 반사 잘 되고 있는거 맞아?" 에 대한 대답으로는 무조건 "그렇다"라고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더 말이죠.(서두에도 언급했지만, 오히려 반사가 너무 잘되어서 문제이기도 합니다.)
5. 그런데 왜 머리 위에서 들리는 느낌이 아니지?
이 부분은 거꾸로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천장이 없이 그냥 뻥 뚫려 있는 룸을 상상해봅시다. 그리고 거기에 사운드바를 놓고 애트모스 사운드를 재생합니다. 사운드바 본체에서 업파이어링 사운드가 위쪽을 향해 쏘아지고 있습니다.
이 소리는 천장을 향해 쏘고 있는데 천장이 없으니까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릴까요? 당연히 들릴겁니다. 이 소리는 어느 방향에서 들릴까요? 당연히 앞에서 들리는 느낌입니다. 천장을 향해 쏘고는 있지만, 천장에 반사되지 않은 직접전달음 역시도 내 귀에 들어오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 직접전달음은 당연히 앞에서 들리는 느낌이 됩니다.
그럼 이 룸에 이제 천장을 덮었다고 생각해봅시다. 업파이어링 사운드는 어느 방향에서 들릴까요? 이제는 업파이어링 사운드가 앞에서도 들리고 위에서도 들릴 겁니다. 환경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방 크기별로 나름의 테스트를 해본 결과, 사운드바와 청자의 거리가 멀 수록 천장쪽 느낌이 살아났습니다. 반면, 사운드바와 청자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직접전달음이 커져서, 천장보다는 정면에서 들리는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운드바를 어지간히 넓은 룸에서 사용할때 더 효과가 좋다고 봅니다.
여튼 중요한 것은, 업파이어링 사운드는 '정면에서도 들리고, 천장에서도 들린다'는 점입니다. 비율로 따지면 어떤 정도일까요? 정확하게 측정해볼 방법은 없지만 느낌적 느낌으로만 봤을 때,
현재 제 사용환경은 대략 3m x 4m 정도의 룸입니다.
개인적인 소감은 [정면에서 들리는 느낌 50 + 천장에서 들리는 느낌 50] 정도입니다.
또한, 6m x 3m 정도로 길다란 방에서 사운드바를 멀찍이 놨을때 느낌은
[정면에서 들리는 느낌 30 + 천장에서 들리는 느낌 70] 정도였습니다.
노파심에 다시 말씀드리지만, 순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여하간, 바로 이 지점에서 개인마다 만족도가 갈리게 될 것입니다.
누군가는 '아 그래도 천장에서 50만큼이나 들린다고? 생각보다 괜찮네?' 라고 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아 역시 분리형시스템에는 택도 없구나'하고 실망할 것입니다.
6. 꼭 머리 위에서 들려야 하나?
자 이제 사운드바의 업파이어링이란게 정면에서도 들리고 위에서도 들린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이 간단한 설명을 위해 참 장황하게도 썼네요. (갑자기 현타가 옵니다.ㅡㅡ)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오버헤드 채널은 그냥 '머리 위에서만 들리기'를 원합니다. 거꾸로 얘기하자면, 사운드바에서 업파이어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은 "어떻게 하면 천장 반사를 잘 시키지?"라는 부분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정면에서 들리는 소리를 차단할 수 있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생각 같아서는 사운드바 업파이어링 채널의 앞쪽에 차단막이라도 세워두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애트모스 시스템에서, 이 부분(머리 위에서 소리가 들려야만 해!)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애트모스 수록된 블루레이 타이틀을 나름 여러가지 감상해 본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애트모스 사운드라 할지라도 '머리 위쪽에서'만' 들려야 하는 사운드'는 정말 드뭅니다. 아주 가뭄에 콩나듯 있어요. 오죽하면 "이 타이틀은 오버헤드 채널을 활용한 사운드가 자주 나와서 좋았습니다"라는 식의 감상기들이 있겠습니까.
어렵사리 애트모스 시스템을 구축해놓았으니 천장에 매달아놓은 스피커가 열일하기를 바라는 것이야 매우 당연합니다만, 애트모스 사운드 디자이너들은 의외로 오버헤드채널만 온전히 즐길수 있는 상황을 자주 제공해주지 않습니다.
수평채널에 할당된 사운드가 오버헤드 채널에도 동시에 할당되어 청자를 감싸는 듯한 입체감(사운드로 장막이 드리워진 느낌이라고도 표현하더군요.)을 의도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생각해보십시요. 머리 위에서 비행기가 지나갈때조차 오로지 머리 위에서만 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닙니다. 센터, 프론트, 사이드, 리어 모두가 비행기소리를 함께 내줍니다. 물론 볼륨 밸런스가 다르겠지만요.
매트릭스1 4K 에서 네오가 모피어스를 구하러 헬기를 타고 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애트모스 사운드가 정말 빛을 발하는 씬인데요. 헬기 사운드가 머리 위에서 웅웅대는게 사운드바에서도 충분히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씬에서 프론트, 센터, 리어 등 수평 채널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올까요? 헬기 사운드 같이 나오는 중입니다. 그러니 이 상황에서 업파이어링의 일부(50)가 전방에서 들리는 느낌이라는건 거의 단점이 되질 않습니다.
이번엔 라라랜드 4K 등의 애트모스 사운드가 수록된 뮤지컬 영화를 감상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천장 위에서 나오는 소리는 대부분 BGM이 할당됩니다. 이 역시 전체적인 밸런스를 해치지 않기 위해 적당한 볼륨으로 의도됩니다. 이런 경우에도 역시 업파이어링 채널이 '전방에서도 들리고 머리 위에서도 들린다'는 점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공간을 감싸는 꽉 채워진 사운드로서의 역할은 꽤나 충실하게 해주거든요.
결국, 실제로 천장에 매달아놓은 스피커와 비교해서 '업파이어링이라서 아쉽다'라는 상황은, 수평 채널과는 완벽하게 분리된, 오로지 오버헤드채널만 소리를 내어주는 상황이라야 체감이 되는 정도입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에서 윗층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극히 드뭅니다.
또한, 애트모스 사운드는 꼭 오버헤드채널의 방향감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수평채널만 놓고 보더라도 방향감과 입체감이 매우 훌륭하여 즐길 가치가 있습니다.
7. 볼륨에 관해
마지막으로, 사운드바에서 업파이어링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어느정도의 볼륨이 필요합니다. 메아리가 돌아오기 위해서는 큰 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산에 올라가서 "야호"를 외치는데 속삭이듯 외쳐서는 메아리가 돌아오지 않겠죠. 그래서 애트모스 사운드바는 어느정도의 볼륨은 확보되어야 하는게 거의 필수입니다. 이는 분리형과 비교해서 매우 대조되는 단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퍼 볼륨을 낮추시라고 권장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우퍼 볼륨을 최소(-12)로 사용 중입니다. 대부분 아파트 환경에서 우퍼때문에 볼륨 제한이 걸리게 되는데, 우퍼를 낮추고 오히려 전체 볼륨을 조금 높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내가 원하는 우퍼 볼륨의 절대값이 100이라고 치면, 이를 50으로 낮추고, 전체 볼륨을 높여서 우퍼를 결국 100으로 맞추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즉, 우퍼의 상대볼륨을 낮춘 만큼 전체 볼륨을 높였으므로, 결과적으로 우퍼 음량도 확보가 된다는 거죠.
8. 마무리
매우 긴 글이 되었는데, 부디 이 글이 사운드바에 대한 선입견 해소와 기존 사용자들의 만족도 향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DP의 근간은 영화+물리매체입니다. 왠만하면 블루레이를 구입해서 제대로 된 애트모스 감상을 필히 해보시길 바랍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가지고 계신 장비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만 즐기기에는 기기의 활용이 너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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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이 들고 또 공감되는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