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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M]  [잡담] 분명 문과출신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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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01-15 21:59:03

제 차의 정기점검을 위해 렉서스 센터에 들렀다 거기서 전시된 차를 봤습니다.

LS460 시트가 앉아보니 정말 감동입니다. 지금까진 볼보 s80의 시트가 제일 편했던 것 같은데, 일단 앉아본 느낌만으로는 당시의 느낌을 뛰어넘는 것 같습니다. BMW 7시리즈에 달려있던 컴포트시트보다도 더 포근하게 허리와 엉덩이를 감싸는 느낌이 들어서 시승을 해보고 싶은 유혹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어차피 나와는 거리가 먼 가격대의 차지만 시트에 앉아본 느낌만으로도 관심이 가는 걸 딜러가 눈치를 챘는지, 이런저런 홍보성 멘트를 날리면서 브로셔를 주더군요.

LS브로셔는 무슨 논문집 양장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최고급이라는 이미지를 살리려고 신경을 많이 썼더군요.

그런데, 브로셔를 찬찬이 읽어보면서 상당한 위화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이게 정말로 설득력이 있는 브로셔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문장을 보면 온갖 화려한 미사여구들의 향연을 보여줍니다만, 너무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세히 말해보자면, 왜 그런 수식어가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으로 연상될 수 있을만한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미래의 럭셔리에 대한 재정의” 라는 문구가 나오면 그에 대한 설명으로 제시되는 거라곤 친환경성이 탁월한 5.0리터 엔진 탑재를 말합니다. 다운사이징 열풍이 대세로 자리잡힌 현재 5.0리터 배기량이 어떻게 친환경성과 연결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어느정도 자동차에 대한 최근의 상식을 알고 있는 소비자가 보기에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뒤이어 설명하고 있는 첨단 제어기술, 마찰 저감과경량부품설계등의 개념을 계속 나열하고는 있지만, 정작 이러한 문장 옆에는 이와는 하등 상관없는 이미지와 부가설명으로 연결됩니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설명에서도 이런 식으로 과도하게 삽입된 미사여구와 용어들이 되려어색함과 의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시스템을 앞서 체험한다는 즐거움을 넘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위해서 시스템 스스로 시시각각으로 주변상황을 모니터하면서,,,” 이 쯤 되면 드라이빙의 즐거움에 부합하는 스포츠모드에 대한 기술적 개선점이라든지 주변상황을 어떻게 모니터하면서 이를 주행에 적용시킨다는 건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걸 좀 더 확연하게 시각화 하여 연상할 수 있을만한 단서들이 나오는게 자연스러울텐데 나오는 건 일반적인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설명에 그칩니다.

이런 식의 괴리는 브로셔를 보는 내내 모든 페이지들에서 눈에 띄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설명의 서두에 나오는 첫 문단의 글과, 나머지 글들을 쓰는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이고, 브로셔 제작과정에 그냥 다른 글들을 짜집기 한 건 아닌가 하는 정도의 부자연스러움이 묻어납니다.

이런 식의 괴리를 느꼈던 게 과거 하이비(Hivi, 일본계 홈시어터 관련잡지)에서 일본인 평론가들이 주로 썼던 지나치게 문학적인 수사법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학교를 다니고, 수련의 과정 내내 scientific article에 익숙해져 있던 제 감성으로는 정말 읽기가 거북하고, 말하고 싶어하는 주제가 도대체 뭔가를 알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이 불편하기 짝이 없는 브로셔를 만든 책임자는 분명 합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공계 계통의 사람들과는 제대로 소통해 본 적이 없는 문과출신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쓸데없는 망상이긴 하지만, 각 브랜드들의 중요한 공략점으로 삼는 브로셔를 만들 때에는 문과출신과 이과출신 인사들이 같이 협의를 하거나, 아예 두 종류의 브로셔를 만들어서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이 효과적이지 않을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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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01-15 21:55:34

이 급의 소비자들은 대개
차의 기술 사양에 대해선 잘 모르고
현재 자신의 위상에 걸맞는 미사여구에 목마른 분들이기 때문이죠.

WR
2014-01-15 21:57:44

개연성 떨어지는 미사여구의 나열은 오히려 설득력을 떨어뜨릴거라 생각합니다.
굳이 기술사양을 잘 알지 못해도, 글을 차분히 읽다 보면 연결되지 않고 끊어지는 맥락들이 분명 불편함을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2014-01-15 23:37:01

Hivi...오랫만에 듣는 반가운 이름이네요..^^

2
2014-01-16 01:24:00

문과 출신이 문제가 아니고
문과 출신의 부족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 만든 것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WR
2014-01-16 06:31:30

브로셔 자체가 문제있다기 보단 제 관점이 너무 이과 쪽에 치우친 걸 수도 있거든요.

2014-01-16 10:54:57

말씀하신 합리성이 비단 이과에만 요구되는 자질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 드린 말씀입니다. 이과와 문과를 보는 고정관념이라는 함정에 valium님께서도 빠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문과 또한 학문을 탐구하는데 있어 당연히 합리성이 요구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그 결과에 다가가는 방법이 이과와 문과가 다를 뿐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고요.

말씀하신 브로셔의 문제는 합리적인 의사소통에 대한 고려를 도외시한채 진의를 파악할 수 없는 수사로만 채워진게 아닌가 생각이 되는데요. 만약 그렇다면 그건 문과 이과의 문제가 아니라 브로셔를 만든 이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고요.

p.s 만일 브로셔는 제대로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데 단순히 복잡다난한 수사가 valium님의 눈에 거슬리신 것이라면.... 그럴 경우 대비해서 위의 긴 리플 한 줄 요약. ---> '함부로 문과 까지 마셈.'

WR
2014-01-16 10:58:37

일단 제가 문과 이야기를 꺼낸 게 문과가 열등하다는 식의 이야기는 아니구요,,,

이과 출신인 제 입장에서는 도저히 저런 글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런 짐작을 해 본 거였습니다.

어쨋건 요약해 보면 “어쨋던 절대 이과출신은 아닐거 같아요”

2014-01-16 23:49:40

보통 글을 엉터리로 쓰는 사람들은 주로 이공계죠. 예전에 공대다니던 동기 레포트 보다가 무슨 초등학생 글짓기 보는 줄 알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2014-01-17 20:03:30

통섭, 최재천교수는 글만 잘 쓰십니다.

2014-01-16 09:09:34

동감 입니다... 쓸데 없는 문구들의 나열...

2014-01-16 09:53:36

지나친 수식어 남발과 불분명한 외래어가 많다는 점은 동의 하지만 그것이 합리성을 중요시하는 이공계 계통의 사람들과 소통해 본적이 없는 문과출신의 결과물이라는 결론은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WR
2014-01-16 10:08:49

이공계 학부를 제대로 이수한 사람이라면 절대 그런 식으로 글을 쓸 수 없다는 그런 느낌을 느꼈었거든요. 제 표현이 오버한 걸 수도 있겠지만 속된 말로 정말 오글거리면서 말도 안맞지만 멋있게 보이기는 하는,,, 그런 한 편의 시를 감상하 느낌을 받았습니다.

2014-01-16 10:02:19

그런거 따지는 사람들은 그 차를 안살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 브로셔 혹시 일본에서 인쇄된건 아니던가요? 요즘 수입차들 브로셔를 제조국에서 미리 만들어서 보내는 경우가 많아서요.

WR
2014-01-16 10:05:53

일본에서 만든 브로셔라서 그럴 수도 있겠군요. 오랫만에 하이비에 나오는 일본인 오디오평론가의 썰을 듣는 것 같으 느낌이 그래서였는지도 모르겠네요.

2014-01-16 10:03:05

정반대일걸요? 아무 장점없는 제품을 미사여구로 파는건 문과는 되는데 이과는 안되죠. 그래서 전기요도 팔고 가짜 홍삼도 팔고...

헌데 이과는 없는건 없는거지, 뭘 광고하라고? 그걸 쥐어짜낸 결과가...

단적으로 화학과 출신의 친형이 복수전공으로 경영학선택했다가 남들 2페이지 써내려갈때 반페이지 쓰고나니 쓸게 없더라~ 했다죠.

WR
2014-01-16 10:11:29

말씀하신 것도 일리가 있네요.

LS460이 설마 그 브로셔를 채울만큼의 장점조차 없는 그런 차라고 믿고 싶지는 않지만, 그거 보면서 설마 정말로 내세울 게 그렇게도 없는 건가 하는 의구심을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1
2014-01-16 10:47:25

본문에 적혀있는 내용 중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시스템을 앞서 체험한다는 즐거움을 넘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위해서 시스템 스스로 시시각각으로 주변상황을 모니터하면서,,,” 이라는 글만 봐도 어거지로 문장을 이끌어나가는 티가 마구마구 넘쳐흐르네요. 적어도 인문학을 제대로 이수한 사람이라면 절대 저런식의 유사 보그체;;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브로셔 제작 책임자는 분명 이공계 출신일 것이며, 자신과 같은 합리적인 사람들과의 소통 경험이 부족한 문과 출신 고객들을 위해 '그들에겐 이런 식으로 말해야만 먹혀!'라는 환상으로 저런 식의 문구를 만들어낸 것이라 추측해봅니다. ^^

WR
2014-01-16 10:55:57

인문학 이전에 글쓰기의 문제겠지요.
이공계 출신이 저런 식으로 글을 썼으면 논문 한 편도 제대로 안보고 졸업한 사람일 겁니다.

2014-01-16 11:02:54

맞습니다. 단순히 글쓰기의 문제이지요.
문과 출신 또한 저런 식으로 글을 썼으면 그 역시 논문 한 편도 제대로 안보고 졸업한 사람일 겁니다. 결국 브로셔의 문제는 문과나 이과의 문제가 아니고 또한 그것이 더더욱 이라는 편견에 희생되어야 할 성질의 것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

WR
2014-01-16 11:08:22

저는 이과출신이고, 문과의 영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지도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브로셔 내용이 문과적으로는 그래도 납득가능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WR
2014-01-16 11:12:49

어쨋던 브로셔에서 인용한 부분에 시마님 같은 문과출신의 분조차 공분하시는 걸 보니 그냥 브로셔가 쓰레기인 거라고 봐야 겠네요.

“이공계처럼 합리적인 생각은 할 수 없는 문과출신” 같은 생각을 제가 했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오해시니 마음 푸시기 바랍니다.

2014-01-16 11:18:40

별말씀을요 ^^;;
일단 범지구적 평화를 위해 패션잡지 '보그' 부터 폐간을 시켜야만... ^^;;

WR
2014-01-16 11:23:10

진짜 패션잡지도 아니고 자동차 브로셔에서 그럴 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2014-01-16 11:06:05

공돌이인 저도 그냥 Tech Spec 보는게 편하더라구요.
sepc에 명시된 용어중 모르는건 인터넷 찾아보고, 브로셔는 사진 구경...

2014-01-16 11:43:47

수치만 보면 되긴 하는데..간혹 문구중엔 "숫자가 모든걸 다 말해주지 못하는...." 이라는 문구도 본것 같아서요. ㅎㅎㅎ

그런데 브로셔가 저에게는 차량을 선택하는 도움을 주는 자료라기 보다 차를 산 다음에 출고 하는 날에 가지고 온다는게 함정이죠. ^ ^

2014-01-16 11:59:26

누구보다 스펙이나 실험결과 등을 강조하는 제가 문과출신이라고 하면 깜짝 놀래시려나요? ^^;;

광고는 원래 감성에 호소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래야 장사가 되요. 이과출신도 대부분은 감성적으로 소비하지 이것 저것 실험데이터 보고 소비하지 않아요. 광고를 왜 숫자와 정보로 가득 채우지 않고 유명 연예인이나 멋진 화면 만드는 데 돈을 무지막지하게 쓰겠습니까? 자동차도 스펙이니 뭐니보다 그 이미지가 중요한 거죠.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는요. 명품 이미지 하면 한국에서는 보그체가 좋죠.

그나마 인터넷에서는 이것 저것 얘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까 이런 저런 실험결과니 스펙이니 말들이 오고가는 거지 대부분의 소비자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말씀하신 부분들을 보면 일단 내용을 떠나서 비문이 보이는데요. 그냥 카피라이터의 수준이 낮은 거지 문과냐 이과냐가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WR
2014-01-16 12:11:19

실험결과나 스펙을 강조하라는 말이 아니라, 이미지도 좋고 연예인도 좋은데, 그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하등의 연관이 없어서 황당하더라구요. 미래의 럭셔리를 재정의하는 친환경성 5.0리터 엔진을 강조하는데, 정작 엔진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 버리는,,, 어쩌라는 건지.

2014-01-16 12:37:05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하등 연관이 없는 내용들이 있는 게 문제라면 그건 더욱 더 문이과 구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겠네요. 문과 출신이라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하등 연관이 없는 내용들을 쓰지 않습니다.

흔히 문과 출신들은 이과 출신들 무시하지 않는데 이과 출신들이 문과 출신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그럴만도 한 게 저도 그렇지만 많은 문과 출신들이 수학을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문과를 갔기에....

하여간 문과 출신들은 어쩔 수 없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마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문이과 얘기 적는 건 상당히 조심해야 합니다. 문과출신들 열폭할 수 있어요.

WR
2014-01-16 12:56:21

제 입장에서는 qwerty님이 말씀하신 이런 사정을 모를 수 밖에 없는지라,,, 조심했어야 했나 봐요. 이거 참 문과 분들께 송구스럽습니다.

2014-01-16 12:36:15

^^ 그급으로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닥 스펙보다는 느낌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럴듯 합니다...
사양이야 뭐 치열한 시장에서 중요한거고

2014-01-16 12:55:25

아,, 옛날에 공대에서 전과한 친구가 중간고사 답지에 공돌이처럼 답 제출했다가 학점 이상하게 받고 충격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1
2014-01-16 13:10:05

일본차 그것도 플래그십 세단과
독일차들의 차이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포르쉐 카탈로그는 거의 논문 수준이에요. ㅎㅎ
말씀처럼 "친환경의 기술" 운운하는 헤드라인이 나오면
그 밑에 엄청난 기술적 팩트들이 나열됩니다.

WR
2014-01-16 14:10:17

정말 많이 다르군요. 하지만 그렇게 대놓고 논문처럼 쓰는 것도 읽기는 피곤할 거 같네요.

2014-01-16 13:27:50

저는 단순히 게을러서 외우는건 싫고 푸는건 괜찮겠다 싶어 이과 갔다는..
수학도 공식을 외워야 풀수있더라는게 함정

2014-01-16 17:56:38

저는 영어도 싫고 수학도 싫었지만 영어가 더 싫어 이과 가고 공대갔는데...
아직까지 영어공부하고있네요..ㅜ.ㅜ

2014-01-16 15:49:32

저도 오로지 제원~

2014-01-16 18:12:54

그냥 헤드카피한 사람 따로. 사진 넣고 편집한 사람 따로 뭐 이런게 아닐가요

2
2014-01-16 23:46:59

명확하지 않은 것은 프랑스어가 아니다. (Ce qui n'est pas clair n'est pas français.) 문과의 문제가 아니라 자질 문제입니다. 되도 않는 말로 사기치듯이 뜬구름 잡는식의 말을 던지는건 문과대에서 배우는게 아니라 사기꾼들의 수법일 뿐이죠. 읽고 쓰는 기본이 먼저 되어야 배운걸 잘 써먹을텐데 숫자만 보다 보면 인간의 기본을 상실하는 것인지도 모르는거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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